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도쿄타워-가슴 찡해지는 이름,어머니!

송씨네 2007. 11. 1. 12:02

 

원제는 '도쿄타워-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라는 긴 제목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의 원작은 일본의 소설가 릴리 프랭키(이름은 외국이름이지만 사실은 일본인이다.)의 원작인 이 작품은 한 평범한 가족이 삶과 어머니의 헌신을 도쿄타워라는 소재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제목과 달리 이 영화에서 그렇게 도쿄타워의 이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영화에서의 도쿄타워는 보쿠의 아버지가 젊은 시절 사진에 폼을 잡고 서 있던 하나의 조형물이고, 보쿠가 어머니와 언젠가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약속했던 그 곳이다.

차라리 이 영화에서는 '도쿄타워'라는 조형물보다는 냉냉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둘러쌓인 도쿄라는 도시가 이 영화에서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쿠(오다기리 조)는 변변치 못한 삶에 술에 찌들어사는 아버지를 피해 어머니(키키 키린)와 시골의 외할머니 집으로 갔다.

어머니는 끔찍히 그를 보살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큰 도시로 이사를 가면서 어머니와 헤어진 보쿠는 친구들과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머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쿠를 더 지극히 보살펴 주었다.

대학생이 되었음에도 그 방탕한 생활은 계속되어 집세가 밀리고 사체를 쓰는 상황까지 몰리게 된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그러던 어머니는 병에 걸리게 된다.

보쿠는 정신을 차리고 섹스 칼럼리스트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친구들도 많아지고, 여자친구도 생겼다.

이제 어머니를 모시고 도쿄타워에 가서 구경도 시켜드릴 수 있고 좋은 집으로 이사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모든 일이 척척 다 잘 이루어질 것 같은데...

 

어머니라는 이름은 듣기만 해도 가슴이 따스해지는, 혹은 눈가에 눈물이 흐를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이름이다.

이 작품이 국내에서 먹힐 이유는 바로 자식을 위해 힘들게 고생하신 어머니의 뒷모습이 한국의 어머니이건, 일본의 어머니이건 큰 차이가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오다기리 조도 실제 어머니와 같이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우한 삶을 연기자로 승화시킨 오다기리 조는 그래서 그런지 영화에서의 그의 모습은 우울해보이고 아웃사이더(반항아)처럼 보이기도 하며 자유를 쫓아 다니는 방랑자 같기도 하다.

그런 그의 영화 스타일은 이 작품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이 작품이 왜 '오다기리 조의 도쿄타워'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도쿄타워'면 '도쿄타워'이지 배우이름을 영화 제목에 쓰는 것은 참으로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내가 스폰지에서 배급, 수입한 영화들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배우 이름을 강조하면서 영화를 홍보한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우리가 '다이하드'를 볼 때 '부르스 윌리스의 다이하드'라고 하지 않듯 배우의 이름을 열거하지 않아도 인지도가 있는 배우라면 굳이 제목에 배우 이름을 열거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어찌보면 이 영화의 원제인 '도쿄타워-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라는 제목을 그대로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또한 이 작품에 대해 관객들 간에는 약간의 의견차가 있다.

어머니라는 소재를 감성과 신파적으로 잘 이용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스토리가 중간 중간에 빈약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어머니의 희생에 대한 생각들은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된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다.

조금씩 추워져 이제는 겨울이라는 느낌도 드는 요즘 어머니, 엄마 손을 붙잡고 이런 영화 한편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어머니에게 이런 말도 남겨주는 센스도...

'어머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