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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림소녀'-주성치 없는 소림권법?

송씨네 2008. 7. 25. 03:16

 

 

소림소녀
감독 모토히로 카츠유키 (2008 / 중국, 홍콩, 일본)
출연 시바사키 코우, 나카무라 토오루, 임자총, 전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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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최근 보여준 쿵푸와 관련된 코미디 영화들 또한 열심히 챙겨보았을리라 생각된다.

쿵푸로 축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소림축구1를 비롯해서 무술로 똘똘뭉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쿵푸허슬2을 통해 주성치는 자신만의 코믹 액션을 선보였다. 이는 성룡이 액션과 코믹을 반반씩 버무렸다면 그의 영화는 액션에 바탕을 두되 코미디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흔히 그의 영화를 B급 정신이 살아있는 영화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어쩌면 그가 일부러 의도했던 바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또 쿵푸다, 그리고 또 소림사이다...

주성치의 한결같은 쿵푸사랑은 이제는 일본전역에 확산시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선택했던 것이 우리에게는 '춤추는 대수사선'으로 알려진 모토히로 카츠유키 감독과 바로 일본의 여배우 시바사키 코우이다.

자, 그런데 시바사키 코우의 영화들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녀의 표정은 영화속에서 대부분 차갑기로 유명하다.  거의 '얼음공주'라고 해야할까...

물론 메종 드 히미코3도로로4에서는 그녀의 미소를 어느 정도 볼 수 있었지만 시바사키 코우와 코미디는 별로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공식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녀가 웃기겠단다.

 

영화는 소림사에서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부터 시작된다. 수많은 사람을 CG로 심어놓은 첫장면은 그래서 그런지 매우 큰 스케일로 다가온다. 그리고 무술을 연마한 소녀들의 모습이 보여지면서 사범은 뭐가 되고 싶냐고들 묻는다.

모델, 스튜디어스 등이 되겠다고 이야기하지 소림권법을 전파하겠다는 이야기는 없다. 일단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이야기만 할 뿐이다.

그런데 린은 생각이 달랐다. 자신이 살고 있는 일본의 마을로 돌아가 쿵푸를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돌아왔건만 무술도장은 사라지고 스승은 중화요리집에서 주방장이 되어버렸다.

중화요리집에서 같이 일하는 밍밍5은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고 대학교 운동부에서 운동을 하자고 제의를 한다.

이름이 라크... 그래, 라크로스6였다!

아무튼 이 생소한 운동을 하게 된 린은 반대로 이 운동부원들에게 소림무술을 전파해야 한다.

하지만 이 학교의 학장인 오바 유이치로는 린을 가만히 두려고 하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뭔가 다른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성치가 제작만 참여한 영화라서 그런지 이 영화는 주성치 식 코믹 액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이하게 이야기한다면 주성치라는 프랜차이즈(본점)에 어설픈 분점하나 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주성치라는 브랜드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주성치 스타일이라는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우선 주성치가 오맹달과 더불어 아끼는 파트너인 임자총과 전계문을 투입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소림축구'의 케릭터를 그대로 끌고 왔다는 점은 이 영화가 '소림축구'의 속편일 수도 혹은 리메이크일 수도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람' 역을 맡은 임자총이 달걀에 환장하는 모습은 바로 '소림축구'를 본사람으로써는 상당히 코믹한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아울러 클로징 부분에 라크로스 팀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부분과 '소림축구'에서 축구단이 경기를 펼치는 모습 또한 비슷하다. (참 아쉬운 것은 그렇게 공들여 만든 CG가 등장하는 장면이 영화의 클로징, 그러니깐 엔딩 크레딧에 나온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다.)

 

아울러 이 영화는 충분한 동기가 부족한 영화이기도 하다.

대학교의 비리가 있었는데 무슨 비리였고 그 비리를 공개한 기자는 왜 죽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유가 빠져있다. 또한 끝부분에 오바 유지히로7가 어린이의 감성으로 돌아가는 대목에서 린과 포옹을 하는데 이 장면은 알고 보면 심오한 장면이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이 웃고 있는데 이 장면이 과연 의도된 바였는지, 아니면 한국 관객들에게는 잘못 계산이 된 것인지 궁금하다. 

 

 

어떻게 보면 주성치 식 개그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는 솔직히 말해서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랄한 소녀들의 모습을 보고 싶으시다면, 그리고 라스로스라는 이 생소한 운동이 궁금하신 분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코믹 스포츠 영화라고 생각된다.

 

 

PS. 이 영화 관람 동기도 마치 코미디 같다.

사실 이 영화는 맥스무비 시사회로 보려고 갔던 것이다. 하지만 늦게 온 바람에 이 시사회는 놓쳐버렸다.

하지만 때마침 MBC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신영, 신동의 심심타파' 시사회와 겹쳐져 있었던 것이다.

맥스무비 시사회 때도 사실 김신영 씨가 등장하는 특별 시사회였고 이 날 '심심타파' 특별 시사회도 김신영 씨가 나타났었다.

아무쪼록 잘 안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얼떨결에 시사회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심심타파' 팀에게 감사를 드린다.

아, 그리고 김신영 씨... 의외로 귀여우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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