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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 리턴즈 에피소드 1-명작 애니, 아이맥스로 돌아오다!

송씨네 2009. 1. 20. 01:41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네

행복찾는 나그네의 눈동자는 불타오르고 엄마잃은 소년의 가슴에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은하철도 999

기차는 은하수 건너서 밝은빛의 바다로 끝없는 레일위에 햇빛이 부서지네

꿈을 쫓는 방랑자의 가슴에선 찬바람 일고 엄마잃은 소년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차 있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999 은하철도 999

 

1978년... 어머니, 아버지 세대에게는 참으로 인기있는 만화가 있었다. 국내에는 좀 늦게 방영되긴 했지만 특히 남성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그 만화... '은하철도 999'이다.

 

주인공 메텔은 당시 남성들의 로망이고 지금도 메텔은 만화 여주인공들 중에서 인상깊은 여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극장판이 두 번 나오고 세월은 그렇게 흘렀다. 무려 30년이라는 세월... MBC 에서 당시 방송했던 이 작품은 2008년 EBS를 통해 다시 방송되어 다시 사람들의 눈길을 끌게 만들었다.

 

그리고 2008년... '은하철도 999'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이야기와 더 좋아진 기술로 만나는 은하철도 999는 아이맥스 버전으로 관객을 다시 맞이하게 된 것이다.작년 연말 조용히 63 빌딩 아이맥스에서 개봉을 시작한 '은하철도 999 리턴즈'는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때는 미래의 지구...

메텔과 철이(일본식 이름은 '데츠로')는 한 박물관에 서 있다.

뼈가 앙상한 공룡의 모습을 보고 공룡들의 멸종을 이야기하던 그들은 피리를 부르던 한 소녀를 보게 된다.

그녀는 지구도 곧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진다. 안드로메다 행 열차를 탑승하기로 한 메텔과 철이는 마음씨 착한 999호 차장과 함께 새로운 모험에 나선다.

그리고 그 위험하다는 말을 남긴 소녀 쥬라를 만난다. 자신이 있던 행성도 지구처럼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해 자신의 행성 유토파도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과연 이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길래...

 

 

 

 

솔직히 고백하자면 EBS 버전의 '은하철도 999'는 마지막회 챙겨본 것 말고는 거의 보지 않았다. 내 나이 스물 여덞이니 어쩌면 '은하철도 999'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1980년과 1990년에 방영했다는데 기억이 없다. 늦은 81년 생이니 80년에 본 것은 당연 기억나지 않을테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메텔 역을 맡으신 성우 송도영 씨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메텔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 차장 역을 맡은 성우 김기현 씨도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 성우로도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이라서 두말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그러나 아이맥스로 넘어가면서 대대적인 손을 봤다.

(계속 몇 주 동안 '아기공룡 둘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또 해야겠다.)

이는 마치 '아기공룡 둘리'를 KBS 판과 달리 SBS판에서는 대대적으로 손을 본 것과 마찬가지이다.

메텔 역은 '엑스파일'의 스컬리 역으로 익숙한 서혜정 씨가 맡았고, 차장 역은 의외로 '개구리 중사 케로로'에서 굵은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는 시영준 씨가 맡았다. 어떤 블로거가 이야기하길 시영준 씨가 과거 '은하철도 999'의 한국판 오리지날 차장역을 맡은 김기현 씨와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처음에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목소리가 시영준 씨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는 굵은 목소리의 시영준 씨가 오히려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맥스 판 '은하철도 999'는 초반 장면에서 '공룡 티렉스'(1998년 작, CGV 아이맥스에서는 2006년 개봉)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혹은 EBS에서 만든 다큐 '한반도의 공룡'을 떠오르게 했으니... 이것도 교육용으로 만들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일단 반은 맞는 이야기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교육용으로 아이맥스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락적인 재미로 만들어진 이 애니메이션이 갑자기 왜 교육용을 선택했는가는 의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작품이 아이맥스로, 교육용으로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바로 새로운 케릭터로 등장한 쥬라이다.

지구와 비슷한 행성에서 살았다는 그녀는 공룡의 후예였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구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사는 행성에도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와 같은 상황이 비슷하게 벌어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고 이야기한다. 새로운 '은하철도 999'는 이제는 재미도 재미이지만 환경을 생각해보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영국 BBC의 TV 시리즈인 '닥터 후'가 떠올랐다. 2000년대에 다시 들어서 새로운 시즌이 방송되고 있는 이 작품도 '은하철도 999' 만큼이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더구나 우주와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는 면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인조인간, 외계인이 등장하는 것도 같고 말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은하철도 999'가 아이맥스 판에서 교육적인 목적을 강화시켰다면 최근 방송되고 있는 '닥터 후'는 이와는 반대로 초반 교육용으로 선보였고 이후 오락적인 작품으로 방송형태를 변화했다는 것이다. '은하철도 999'와 오히려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모험이지만 나는 이 모험이 괜찮은 대안이라고 생각된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 어떤지 알 수 있으니깐 말이다.

단, 그 작품들이 오래된 작품일 수록 시도해보기 좋다는 것이다.

오래되지 않은 작품은 자칫 자주 변화를 주면 시청자나 관객의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으니깐 말이다. 그런점에서 '은하철도 999'의 아이맥스 판에서 보여주는 오락적인 면과 교육적인 면에서의 크로스오버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3부작 에피소드인 나머지 두 작품의 모습도 기대가 된다.

이 작품이 완결되면 다시 장편으로 관객에게 만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도 몇가지 있다.

아무리 그래도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는 일본어로 된 오리지날 원곡이 아닌 김국환 씨가 부른 국내에서 만든 국내판 주제가이다. 물론 영화 상영이전 내내 아이맥스 관에서는 한국판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는 흘러나왔다.(다양한 버전으로, 지겹게 ^^; )

성우진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주제가는 김국환 씨에게 다시 맡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아무래도 어른들에게는 김국환 씨의 음성이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63 아이맥스 측(이하 '63')에 바라는 것들이다.

첫째, 상영장에도 시간표를 표시해 달라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칫 매진된 혹은 상영종료 된 시간에 방문해 허탕을 치기가 쉽상이다. 이 글을 쓰는 나도 세 번 방문하고 나서야 이 작품을 보고 왔기 때문이다.

(부천에서 화곡 역까지 버스타고, 화곡 역부터 여의나루 역까지 지하철 타고 다시 버스타고... X3)

그런데 63 측은 매표소에 시간표를 부착하지 않았다.

직원이 이야기하길 시간이 변동이 자주 심한터라 시간표 부착을 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연극 공연장도 그렇고 CGV 같은 멀티플렉스도 일주일 단위의 스케줄을 극장안에 공지한다.

그런면에서 63 측의 이야기는 핑계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런데에는 최근 63 아이맥스가 '63 아트홀'로 명칭이 바뀐데에도 이유가 있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아이맥스 영화 뿐만 아니라 공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더더욱 공연 시간표와 아이맥스 시간표를 같이 공지해야 옮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시간표도 자주 바뀌는 터라 매인에 올라오는 팝업창과 아이맥스 영화 페이지의 시간표가 각각 틀린 경우도 생기고 있으니 이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음에 이야기할 대목은  63 측의 소심한 홍보이다.

물론 이 작품에 대한 홍보를 63 측이 안하는 것은 아니다.

배너 광고로도 홍보를 하고 있지만 정작 들어가서 이 작품의 정보를 보려면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스틸컷도 몇 장 없고, 더구나 '은하철도 999'는 일본 공식사이트를 찾기가 힘들 정도이기에 그런 점을 가만하면 원작과 아이맥스판의 비교를 같이 해주는 센스도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연작이기에 이어지는 에피소드도 기대가 되지만 이런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너무 소심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왕 독점으로 수입과 배급을 했다면 그만큼의 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무쪼록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줄 이번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PS. 아, 하나 더...

엔딩크레딧의 아쉬움도 이야기 해볼련다.

아무리  아이맥스 판 영화이지만 상업용으로 만든 아이맥스 버전의 영화라도 끝에 아이맥스 버전의 스텝들 자막이 짧막하게 오간다.

또한 더빙판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도 짧막하게 국내 성우진과 스텝들 자막이 나온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국내 성우진과 연출진 자막이 없다. 그들의 노고는 무시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