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영화 [낮술] ♪ 난 맨날 술이야... 또 맨날 술이야...

송씨네 2009. 2. 6. 02:13

 

 

 

※리뷰의 재미를 위해 줄거리 부분은 영화속 주인공 혁진의 시점에서 표기되오니 참고하시길...

 

 

여러분은 술을 좋아하시는지?

나는 술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담배는 입에 무는 것 자체도 싫고 술은 사람들 있는 자리에서 억지로 먹곤 한다.

여기 술로 인해 5박 6일 고난을 겪은 한 사내가 있다.

자, 그 남자 혁진... 내 이야기 좀 들어볼래?

 

 

나는 평범한 놈이야.

대학을 졸업한 나는 얼마전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 혜어졌지.

친구놈들은 나를 위로한다면서 술을 사주면서 다음날 강원도 정선에서 즐겁게 놀자고 이야기를 하더라고.

나는 그렇게 땡기지는 않았지만 그러자고 하는 친구녀석들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하고 응했지.

다음 날 정선... 그런데 정선 버스 터미널에는 나 혼자 우두커니 있는 거야~!

그런데 웃기는 것은 그날  5 일장도 안 열리는 날이라는 것...

바보처럼 그렇게 있다가 친구 녀석의 아는 친척이 운영한다는 펜션에서 하룻 밤을 묵기로 했지...

그런데 그 주인장도 거기 투숙객들도 하나같이 이상하더라고.

동네 구멍가게 할머니는 이 동네 호랑이도 있다고 하더라고...

특히 내가 있는 곳 옆호실의 여자는 혼자 있다면서 담배달라고 하더니만 나중에는 한 남자랑 같이 있는데 와인 들고 온 나만 바보가 되어버렸지.

다음날은 경포대를 가려고 하니깐 그 여자가 또 나타나서 이번에는 술을 사달래. 그것도 양주로...

버스는 안오고, 그러다가 버스터미널에서 한 여자를 봤는데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 누님처럼 밴치에 앉아 있더라고.

짝퉁 이영애... 란희는 정말 어디 사차원에서 건너온 여자 같았어...

버스에 올라타니깐 그 여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며 뭐 여러가지를 들려주고 싶었나봐.

난 귀찮았고 짜증나는 여자를 피하고 싶어서 잠을 청했지... 그런데 그 여자의 육두문자가 장난이 아니더라고.

경포대에서 전날 펜션 봤던 옆호실 커플을 다시 만나 회를 먹고 라면을 먹고... 또 술먹고...

그런데 말이지... 여기서부터 내 인생은 점점 꼬이고 있었어... 빌어먹을...

 

 

 

 

 

'워낭소리'가 히트를 하면서 이 작품에도 주목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선댄스로 이끌어냈던 이 작품 만큼이나 이 작품 '낮술'은 토론토, 로카르노, 데살로니키 등의 다양한 국제 영화제에서 초청되고 언급되었으며 수상도 했다.

물론 부산 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에게도 이미지를 각인 시킨 작품이다.

천만원이라는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조명 장비가 없어서 저녁 장면이 다른 영화들 보다도 적고 밤에 찍더라도 환하게 조명역할을 하는 방안에서 촬영을 하였다.

그런 이유로 이 작품의 제목이 '낮술'이라고 제목 붙어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니깐 말이다.

 

한 남자의 하루는 5박 6일의 시간을 향해가면서 점점 웃지 못할 상황으로 변해간다.

혁진은 맛집의 욕쟁이 할머니를 능가하는 포스의 여인을 만나고, 거기에 벌거벗은 몸으로 도로를 활보하고, 변태에게 호되게 당하며, 마지막에게는 믿었던 친구에게 당하기까지 한다. 그러고도 그는 마지막까지 정신을 못차린다.
강원도 정선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강원도의 설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선사한다.

(이 영화를 보다가 작년 연말 평창에서의 추억이 떠올라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영화에서는...)

눈쌓인 길을 멋있게 거느리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했고  친구 말따라 경포대에서 멋있게 라면에 소주 한잔을 곁들였지만 소주 맛은 그 어느 때 보다 쓴맛을 보여준다.

 

아름다울 것 같은 그의 로드무비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고 어이없는 상횡에서 관객들은 폭소를 자아낸다.

적은 제작비로 영화를 만들다보니 헛점이 보이기 쉽상이다. 하지만 노영석 감독은 그런 헛점을 최소화 시켰다.

또한 짧은 기간에 촬영을 완료하여 추가 제작비 지출을 막고 직접 미술, 음악, 편집까지 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심지어는 목소리 출연도 하신다. 노영석 감독의 진가는 사실 의외의 모습에서 보여진다. 영화에서 계속 사용되는 음악들이 그것인데 란희가 혁진에게 계속 권하는 음악이라던가 친구의 친척집 펜션(?)에서 주인 아저씨가 열심히 듣던 그 음악이 뽕짝 느낌 제대로 살려주는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이 음악이 죽여준다고 란희가 그렇게 권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이 뽕짝에 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려고... 쩝... )

하지만 절묘한 타이밍마다 흘러나오는 뽕짝 풍의 음악들은 이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 영화의 출연진 또한 매우 생소한 사람들 뿐이다.

달랑 알고 있는 것이라면 이 영화의 배급사가 하이퍼텍 나다를 운영하는 영화사 진진의 배급 작품이라는 것이 전부.

주인공 혁진 역을 맡은 송삼동이라는 배우는 강풀의 원작 만화 '순정만화-바보'의 뮤지컬 버전에 승룡이 역으로 출연해 그럭저럭 알려진 배우이다.

까칠한 여인 란희로 등장한 사람은 이 영화의 실제 스텝인 이란희 씨... 순간 갑자기 개그맨 김현숙 씨가 떠올랐다는...

재미있는 점은 영화속 트럭 기사로 나온 신윤섭 씨의 부인이라는 사실... 신윤섭 이라는 배우 역시 연극 무대에서는 알려진 인물... 어색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알고보면 연극무대에서 실력을 인증받은 배우들이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그냥 만들어진 영화가 아님을 알게 된다.

 

 

 

술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자칫 술로 마무리를 지을 뻔하지만 여전히 낮술의 마지막 유혹을(?) 살짝 내비치며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내가 술을 싫어하는 이유는 쓴맛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반대로 이 쓴 맛 때문에 특히나 소주를 좋아한다.

인생과 소주는 여러므로 공통점이 있다. 쓴맛과 단맛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녀석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각박해질 수록 술을 찾는 사람이 많다. 지금이 그 때인 것 같다.

술이 달게 느껴지는 그날은 언제쯤 올까? 난 아무래도 그날은 절대 올 것 같지 않다.

 

어쟀든 술 한번 잘못 마시면 지대로(?) 탈나는 영화... (♪ 탈랄라~)

영화 '낮술'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