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우디 앨런의 기묘한 사랑이란?

송씨네 2009. 4. 25. 00:17

 

 

노년으로 접어드는 감독들의 영화를 보면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어두운 경향이 많다.

삶을 산만큼 살았고 그들은 그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예외로 정해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우디 앨런 감독이다.

한국계 여성과 결혼을 해서 그럴까 그의 영화는 이상하게 점점 젊어지고 있으며 이야기의 대부분이 매우 긍정적이고 밝다는 점이다.

그만의 여전한 위트와 더불어 그는 크던 작던 자신의 영화에 등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결정적으로 그는 뉴욕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그가 티셔츠에 'I  ♥  New York'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뉴욕에 대한 애정은 그의 영화 대부분에서 보여지게 되니깐...

그러던 그가 최근 뉴욕외에 다른 곳에서 이야기를 이어감은 물론이요 또 다른 폐르소나를 기용하기에 이른다.

그는 이제 뉴욕 뿐만 아니라 런던도 사랑하며 바르셀로나도 사랑하고 있다.

거기에 스칼렛 요한슨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도 표명한다.

순전히 국내에서는 제목 때문에 점수 깎인 그 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이다.

 

 

크리스티나와 비키는 스페인의 문화도 익힐 겸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고자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왔다.

거기에는 비키의 친적도 살고 있으니 문제될 것은 없다.

비키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고 크리스티나는 또 남자에게 치여서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두 사람의 연예관이 너무 다른 것은 당연한 노릇...

그러던 그들에게 후안 이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잘나가는 화가이지만 성격이 괴팍한 부인 덕분에 현재 별거중이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 답게 그는 크리스티나와 비키를 사로 잡으려고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위장에 이상이 생긴 크리스티나 덕분에 비키와 후안은 자연스럽게 만났고 넘어올 것 같지 않은 비키는 결국 후안에게 넘어가고야 만다.

하지만 결혼을 앞둔 몸이라서 더이상은 STOP~!

그 사이 크리스티나와 후안과의 만남이 이어지고 그렇게 잘되는가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타난 후안의 전 부인인 마리아가 나타나면서 일은 이상하게 꼬이게 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세 사람 모두 서로를 사랑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난감할 수가...

그러나 그런 사랑의 불장난도 이제 그만,  크리스티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게 된다.

 

 

 

 

솔직히 말하겠다.

내가 우디앨런의 영화는 그렇게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본 우디 앨런 영화중에서 가장 지루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영화가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고 우디 앨런의 영화가 늘 그렇듯 위기와 결말을 느끼지 못할 만큼의 어색함 속에 영화가 끝을 맺는다. 그것이 그나마 아쉬운 정도라고 해야할까?

 

이 영화의 리뷰를 쓴 블로거의 대부분이 이 영화의 국내 제목에 대한 딴지를 걸고 시작한다.

물론 나도 이 영화의 제목이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가 되어버렸는지는 의문이 되기도 했다.

원제는 아시다시피 'Vicky Cristina Barcelona '이다.

그러니깐 '비키랑 크리스티나랑 바르셀로나에서 지냈다'가 그나마 이 영화의 제대로 된 제목인지도 모른다.

물론 더 근사한 제목도 있겠지만 이 영화의 국내 제목은 이 원제를 재해석을 포기하고 다른 제목으로 개봉된다.

'매치 포인트'도 그냥 '매치 포인트' 였고, '스쿠프'도 그냥 '스쿠프' 였다.

제목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어색한 제목에 모두들 이상하게 여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목 때문에 영화의 재미가 반감되었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의 국내 제목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이 영화의 제목은 어떻게 보면 비키 보다는 크리스티나의 입장에서 딱 맞는 제목이니깐...

그러나 우디 앨런이 항상 그렇듯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선사하지는 않았다.

'스쿠프'는 스릴러와 코미디의 절묘한 만남이 인상적이었고 '매치 포인트'는 그야말로 치정극 분위기였으니깐...

하지만 더 앞으로 가게 되면 그의 영화의 대부분이 뮤지컬적인 영화도 많았고 사랑스러운 러브스토리가 대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점차 젊어지고 있다는 말도 맞는 말이며, 그의 고집 역시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분명 관객에게 이상한 질문을 하고 있다.

과연 세 사람이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키친'이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손꼽힌다.

처음에는 한 여자가 두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두 남자는 한 여자를 두고 싸우게 되고 그 여자는 두 사람을 모두 놓칠 수 없다는 판단하에 그들의 곁을 떠나기로 맘먹는다.

이 작품에서도 티격태격하던 후안, 마리아 부부 사이에 크리스티나가 걸림돌로 자리잡지만 오히려 두 사람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요, 영화는 이상하게 마리아와 크리스티나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까지 등장한다. 직접적인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이들은 동성애자도 아닌 이성을 사랑하는 이들도 아닌 양성애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얘도 좋고, 쟤도 좋아... 이는 다른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저 사람들 미친 것 아니야? 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큐피트가 항상 제대로 된 사람들을 향해 화살을 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들의 사랑이 이상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사랑을 비난한다는 것도 무리라는 생각도 든다

 

 

뉴욕을 사랑하는 괴짜 할배, 우디 앨런은 이렇게 이상한 사랑 이야기의 한 편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우디 앨런의 그만의 스타일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시시껄렁한 수다가 많은 그의 영화스타일 답게 그의 모습은 영화에서 볼 수는 없어도 우디 앨런을 어딘가 앉쳐놓은 듯한 나레이션(해설)이 인상적이다. 크리스토 에반 웰치라는 배우가 이 나레이션을 맡았다. 더구나 우리식에 맞게 주인공의 모습 하나하나를 묘사한 번역가의 센스도 돋보인다. 

물론 출연진도 화려하다. 우디 앨런의 폐르소나가 된 스칼랫 요한슨은 물론이요, 인상적인 바가지 머리로 화제를 모았던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반듯한 꽃중년으로 등장했다. 스칼렛 요한슨과 미모 대결을 벌인 페넬로페 크루즈 역시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 볼 인물 중 하나이다. 하비에르 바르뎀과 페넬로페 크르즈는 이미 '하몽 하몽'으로 같이 호흡을 맞춘 경력이 있었다고 하니 그리 낮설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에 대한 정의는 그 누가 내릴 입장은 되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정의가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사랑에 대한 유쾌한 정의를 중요시하는 우디 앨런의 활약은 계속 될 것이다.

 

 

 

PS. 우디 앨런과 더불어 고집스런 할배(?)를 뽑으라면 단연 클린트 이스트우드라고 생각된다.

이들이 음악을 선곡하는 방식도 독특하다는 것도 알고 계실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나이가 듬에도 끝까지 가내수공업식으로 직접 음악을 만드는 반면 우디 엘런은 음악을 선곡하는 솜씨가 매우 기똥차다. 이 작품에 그렇게 연실 흘러나오던 Giulia & los Tellarini 라는 팀의 'Barcelona'라는 곡도 은근 중독성이 강하다.

10 인조 팀으로 알려져 있으며 UCC로 올라온 자료를 보면 대단한 뮤지션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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