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미안하지만 나는 영등위에 반하지 않았다!

송씨네 2009. 7. 6. 22:02

우선 이 글은 오늘(7/6) 영등위 측에서 보내주신 메일에 대한 제 답변이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영상물 등급 위원회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얼마 전 한 영화 홍보사로 자신의 영화를 홍보해달라는 메일을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메일이 왔내요.

(아참, 그 영화사 측에게도 미리 밝힙니다. 보내주실 것이라면 확실한 보도자료와 프로모션 행사 안내 메일이나 보내주시고 저에게 요청하십시오. 그러면 생각이 있습니다...)

딴 길로 잠시 나갈 뻔했죠? 영등위 측에서 올리신 메일 전문 그대로 올려봅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 글에 대한 답변을 드릴까 합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는 6월 11일 웹진 '달리 보니'를 창간하고, 현재 자율명예기자단을 모집 중입니다.

좋은 내용으로 활발하게 블로그 활동을 하고 계신 songcine81님께도 해당 소식을 알려드리는 바 많은 관심바랍니다.

주제는 위원회나 영화, 영상, 외국인공연과 관련된 내용으로 저희 웹진 내용을 참고하셔서 함께 공유하고 싶은 유익한 정보 있으시면 올려주시면 되구요, 꼭 '자율명예기자단'으로서가 아니더라도 '달리 보니'에 자주 들르셔서 필요한 정보는 함께 즐기고 '할말 있어요'에는 좋은 의견 남겨주시길 기대합니다.

웹진 '달리보니'는 매월 11일경 콘텐츠를 새롭게 변경합니다. ^^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계속 보완중이며 7월호는 13일(월)쯤 확인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소중한 당신을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오후 7시 30 분 쯤 도착한 이 메일 내용은 영상물 등급 위원회(이하 '영등위') 측에서 명예기자단을 모집중이니 참여해달라는 메일입니다. 어쩌면 저 같은 하찮은 블로거에게 (물론 나름 파워 블로거 소리를 듣긴 하지만...) 메일을 보내주신 점은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편지가 왜 이렇게 불쾌한지 모르겠습니다.

 

 

 

 

 

이 메일을 보내주신 영등위 관계자 분은 제 글을 다 열심히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하죠? 저는 영등위를 말 그대로 씹은 글도 있습니다.

이런 글도 있는데 제대로 읽어보시지 않았다는 결론이 됩니다.

그렇게 되더라면 저에게 사실 이 메일을 보내신 것이 큰 실수라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저는 얼마전 개봉한 인디 영화 '반두비'의 18세 이상 관람가에 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이 영화가 18 세 이상을 받은 이유는 여주인공이 안마시술소에서 알바를 한다는 것이 이유였으며 일부 욕설이 있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이 영화가 현 등급을 받은 이유라면 현 정권을 너무 적나라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뿐일까요? 사실 영등위의 고무줄 등급 심위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정권 때도, 지금 현 이명박 대통령 정권 때도 마찬가지로 항상 영화들마다 고무줄을 자랑하는 등급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나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은 자칫 극장에서 보지 못할 뻔한 영화가 되기도 했죠. 이런 심의의 문제점은 많이 이야기가 되기도 했습니다만 시대가 지나도 여전하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문제점은 현정부가 들어오면서 더 심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같은 성기 노출이더라도 '숏버스'는 심의 불가를 여러번 받았으며 '몽상가들'은 심의가 통과되었습니다.

'미네르바' 사건 덕분인지 영화 '작전'은 초반 18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가 재심의 끝에 어렵게 15세 관람가를 받았습니다. 이유인 즉슨 모방범죄의 가능성이라고 이야기했지요.

청소년들이 주식투자를 할 우려 때문에요?

계속 바뀌고, 늘 바뀌며 쉴세없이 바뀌는 이 고무줄 등급 심의 기준을 과연 그 누가 좋아할까요?

 

이번에 개막되는 11회 서울 청소년 국제영화제에는 두 여고생의 이야기를 다룬 우리 영화가 두 편이 등장합니다. 하나는 '똥파리'이며 또 하나는 앞에 이야기한 '반두비' 입니다. '똥파리'의 18세 이상 관람 등급은 어쩔 수 없지만 전주영화제에서 12세 등급을 받은 영화가 심하게 점프를 한데에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서울 청소년 영화제 사무국에서도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니깐요.

 

 

 

영등위에게 묻습니다.

이런 싸구려 팬티 고무줄만도 못한 늘었다 줄었다 하는 등급 심위에 대해 정말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그러고도 저에게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으로 제 입에 재갈을 물리시렵니까?

만약 제가 영등위에 글을 쓴 명예기자가 된다면 저는 영등위 쪽에 유리한 글은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것도 모르고 저에게 초대장을 보내주신 영등위의 생각에 쓴 웃음이 나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해 볼까요.

혹시나 해서 영등위의 웹진인 '달리 보니'에 들어가서 이 행사에 대한 안내문을 보았습니다.

마감이 7월 8일... 그런데 저에게 메일을 보내신 날짜는 7월 6일이니...

그냥 고민하지 말고 닥치고 신청하라고 메일을 보내신 것 같습니다.

파워 블로거들은 고민할 시간도 없이 생각도 안하고 이 곳에 신청서를 쓰시겠군요.

이런 식으로 하실 것이라면 다시한번 말씀 드리지만 저에게 메일을 보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VIP에게 보낼 메일이라면 더 신중하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기에 시간을 넉넉히 주고 신청서 메일을 주는 것이 더 옮지 않을까요?

 

결정적인 것은... 보내주신 메일의 제목입니다.

저는 썰렁한 개그 한 편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

메일 제목은 '당신의 블로그 내용에 반했습니다'... ^^;

제 블로그 내용에 반하셨다면 결혼이라도 하시게요?

기자단을 뽑으실 것이라면 그 제목은 시덥지 않은 러브레터(?)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이런 코믹한 제목으로 보내시는 점에 더 어이가 없음을 느낄 뿐입니다.

 

 

네, 제 답변을 간단하게 간추리자면...

"저는 당신 영등위에 반하지 않았습니다. 진짜로... 그래서 당신들의 러브레터(?)를 거절합니다." 라고 말입니다.

 

 

 

 

 

 

더보기

영등위 측에서 바로 답변을 주셨내요. 제가 좀 심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긴, 메일 주신 이 분은 좋은 뜻으로 보내신 것이라는 생각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메일 주신 이 직원 분이 무슨 죄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요.

정말 문제인 사람들은 바로 영화를 아무런 기준도 없이 심의하는 분들이 잘못이죠.

저에게 러브레터 주신 영등위 측의 답변 내용을 다시 올립니다.

후속 이야기도 필요한 시점이니깐 이야기는 해야할테니깐요.

 

 

안녕하세요? 


일전에 메일 보냈던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조사홍보부 공 대리입니다.

귀하께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신 글 잘 보았습니다.

먼저 본의와 다르게 불쾌함을 끼쳤다면 죄송합니다.


그러나 밝힐 점은 분명히 밝혀야 할 것 같아 다시 한 번 메일을 드립니다.

영화영상과 관련한 웹진을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달리 보니’를 창간한 관계자로서,  자율명예기자단을 모집함에 있어 이러저러한 기준으로 참여자를 가리고 선을 긋기보다 모두에게 유익한 영화 정보처가 되고자 재능 있는 분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귀하를 초대한 것이었습니다.


자율명예기자단은 위원회를 홍보해 줄 ‘홍보원’을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웹진인 만큼 영화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솔직한 의견을 개진해 주실 분들을 모으고자 마련된 시스템입니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식 모집 공고를 접하더라도 혹여나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대한 오해 아닌 오해의 시각에서 입장이 같거나 ‘코드’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실까봐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파워 블로거를 대상으로 늦게나마 개별 초청을 하게 됐습니다.


귀하의 글은 물론 사전에 읽어 보았습니다.

귀하의 글 중 영등위의 판단을 비판한 것도 보았습니다만,  글의 목적이 ‘영등위 안티’인 게 아니라 해당 사안에 대한 귀하의 솔직한 의견을 개진한 것이고 그 결과가 영등위와 생각이 다른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흔히 말해 안티성 의견을 개진하시더라도, 그와 상관없이 활발하게 글을 작성해 줄 만한 분이라고 생각했기에 초청 메일을 보냈던 것입니다.


저의 불찰이 분명 있었습니다.

호불호를 이미 명확히 나누고 계심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자 하였던 것이지만 입장에 따라서는, 달갑지 않는 곳에서 일방적으로 반기며 다가간 셈이니 적잖이 황당하셨으리라 사료됩니다.


다만,

글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적진에 메일을 보내는 우매한 실수를 범한 거라고 하셨지요.

진정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정말 애석합니다.

영화를 사랑하고 또 그 사랑하는 만큼 좋은 영화를 기대하며 발전을 위해 쓴 소리도 아끼지 않고 ‘글발’을 날리고 계신 귀하의 블로그 내용은  위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챙겨보았습니다.

근간 게재한 ‘반두비’와 관련된 글에 대해서도 서로 생각의 방향은 다르지만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깨어 있는 비판적 사고로, 그것이 설사 영등위에 대한 비난이든 아니든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 모습이 좋았습니다.

과연 누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처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상대방을 섣불리 재단한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영등위에 대해 안티성 의견이 많은 분이든 지지의 의견이 많은 분이든 관계없이 영화 바로보기의 순수한 마음을 교류하고 확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반갑게 청한 초대에 귀하께서도 그저 좋다, 싫다 의사를 표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조건반사적 거부와 조야한 의사표현 방식에 다소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의, 반갑지 않은 초청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내지 않는 예의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본인이 우려하는 바를 담아 상대방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드럽게 상대를 일깨우는 성숙함도 있지 않을까요.


많은 이들과 더불어, 소통하고자 하는 의도를 잘 전달하지 못한 제게도 부족함이 있겠습니다.

모집 초기에 초청 메일을 전하지 못한 것도 그러하겠고요.

늦은 줄 알면서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늦게 보내니 알아서 제깍 가입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시게 한, 제 모자란 필력이 원망스러울 따름입니다.


혹시나 장문의 소개글이 번거로울까 싶어, 자세한 내용은 첨부 소개파일로 알린 것이었고 영화에 대한 애정과 일가견을 가지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시는 듯하여 기자단으로서 참여하지 못하시더라도 웹진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 것이었습니다.


세상에는 필요 이상으로, 항상 공격태세로 조준 중인 날 선 바늘과 화살이 너무 많은 듯합니다.

오랜 고심 끝에 내민 손, 함께 영화영상의 희망을 가꾸어 가자는 메일이 누더기가 되어 돌아오니 왠지 서글픕니다.


앞으로 손을 내밀 때에는 좀 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일방적인 ‘쿨(cool)’함으로 불쾌함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저 송씨네는 비밀 블로거, 비밀 카페의 펌질(스크랩)을 반대합니다! 

무단으로 생각없이 퍼가시는 이른바 '비밀 블로거'들에게 드리는 경고문입니다.

http://blog.daum.net/songcine81/1374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