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어둠의 아이들'-우리의 아이들, 그들의 아이들을 위해...

송씨네 2010. 4. 5. 01:11




늘 매스컴이나 사회 단체가 캠패인처럼 하는 이야기 중 하나라면 '아이들은 우리들의 미래입니다'라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좀 웃기는 소리이죠.

그만큼 아이들에 대해 우리가 잘 생각하고 있느냐라는 물음인데요.

사실 그정도로 지금의 아이들, 청소년들의 존재는 매우 중요합니다. 

미래를 짊어지고갈 사람들이며 우리의 과거의 모습이자 미래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희망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피와 뼈'로 우리에게 알려진 양석일의 원작 소설로 만든 이 작품 '어둠의 아이들'은 실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영화 '어둠의 아이들' 입니다.




태국 방콕에서 주재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는 난부는 어느 기자가 그렇듯 특종에 목마른 사람입니다. 특종을 위해서라면 불법으로 브로커를 만나서라도 취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그 목표이죠. 그는 일본의 한 아이가 태국에서 불법장기이식 수술을 받는다는 특종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이 사례를 어떻게 증거물로 내세우냐가 문제이지요. 

그러나 사실 문제는 그게 아니었지요. 아이들은 돈으로 거래되어 어둠속에 갖혀 살아가야 하며 그것도 모자라 성매매의 수단으로 삼게되는데 일본인은 물론이요, 외국인들의 성노리게로 전략한다는 것입니다.

장기밀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고로 사망한 아이들의 장기를 받는 것이 아닌 살아있는 아이의 장기를 척출해서 아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지요.

한편 방콕의 한 청소년 NGO 단체에서는 일본 여성이 찾아옵니다. 그녀의 이름은 케이코...

케이코는 순수한 마음으로 이들 단체를 돕기로 맘먹습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의 인권유린 현장들을 보고 충격에 휩싸입니다. 난부와 케이코가 일하는 NGO 단체가 힘을 합치고 이들은 갖혀 있는 아이들을 구출하고 불법장기이식으로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구출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마피아같이 얽혀버린 성매매 조직을 소탕하기란 쉽지 않고 심지어는 경찰과의 유착에 거기에 NGO 직원이 테러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쉽지 않은 문제에 직면합니다. 목숨을 노리는 것은 난부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히로야키라는 말썽많은 사진작가를 합류하면서 이들의 성매매 조직 소탕작전은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과연 이 아이들은 성매매와 불법 장기 매매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영화가 실화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실화였다면 정말 우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를일이죠.

하지만 이 작품은 그 소재만으로, 화면만으로 충격적이라는데 생각해봐야 하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도 이런 사건들은 얼마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고 청소년들의 성매매 문제 그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이슈화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남의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죠.

이 작품을 보시고 누군가는 거부반응을 일으키실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을 구타하는 장면이라던가 성관계를 강요하는 듯한 장면들이 거침없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거기에 에이즈같은 전염병으로 세상을 달리하는 소녀의 모습은 우울해보이고 놀랍기까지 합니다. 쓰레기 봉투에 담겨져 쓰레기 취급 당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심지어 분노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특별한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아닙니다.

협박에 시달리는 NGO와 난부는 많은 고통을 받게 되고 난부의 경우 특종과 양심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고민은 장기를 이식받을 일본 아이의 부모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드러납니다.

케이코는 인권유린 현장에 분노를 느끼며 아이들의 불법 장기이식을 막아야 한다고 그 부모들에게 몰아붙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부모들도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식을 포기하고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것이 미국에서 기다린다고 하더라도 역시 또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죠. 의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한 일본이라도 인공심장 기술도 한계가 있을 수도 있고요. 애타는 부모의 마음을 그래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꺼져가는 생명을 위해 다른 또다른 생명을 희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점은 그래서 지금도 우리에게는 큰 고민으로 다가온다고 생각됩니다.







이 영화의감독인 사카모토 준지는 만드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았던 감독입니다.

어떤때는 일본 극우파의 지지를 받다가도 한 편으로는 다른 작품으로는 극우파의 비난도 받는 어쩌면 알다가도 모를 감독이지요. 일본과 태국을 넘나드는 이야기는 긴 러닝타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탄탄한 시나리오에 탄탄한 연출력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소림소녀', '4월 이야기'에서 모습을 보여주었던 에구치 요스케가 난부 역을, 한일 합작영화인 '첫눈'을 비롯해 일본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스타로 자리잡고 있는 미아자키 아오이가 케이코 역활을 맡았습니다. 홍보전략의 방법이 아닌가로 우려될 정도로 초반 나오는지 마는지 알 수가 없었던 츠마부키 사토시는 이 작품에서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등장인물들의 사이를 연결하는 중요한 조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배급한 at9의 주희 이사 님은 이 작품에 대해 사실 우리도 수입을 하면서 이 작품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점에서 이 작품은 우리가 생각했던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웃고 떠들수도 없으며 심각한 장면으로 여러분의 비위를 상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봐야하는 이유는 분명 있습니다. 인권의 사각지대로 불리우는 청소년들의 인권에 대해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고 노동력 착취를 당하고 있으며 성매매의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청소년 범죄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으며 이들을 선도할 기관들이나 NGO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죠.

이 작품은 그런점에서 청소년 인권에 대한 환기를 시켜준다는 점에서는 꼭 보셔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이게 우리들의 현재의 모습이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미래의 모습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인정하고 싶지만 불편한 진실인 작품... 

영화 '어둠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