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대부 2' 속편의 법칙을 이겨낸 괴물같은 명작!

송씨네 2010. 10. 5. 10:27






소포모어 징크스라는게 있습니다.

전편을 이을만한 속편은 없다는 법칙이죠. 

영화들 가운데에서도 속편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으며 감독들 역시 이 소포모어 징크스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죠. 그런 가운데 이 징크스를 이겨낸 영화가 얼마나 될까요? 손으로 꼽을 정도로 그렇게 많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1972년 제작된 '대부'의 첫번째 이야기는 전통 갱스터 무비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지요.

당연히 반응이 좋은 작품은 속편이 만들어질테고 과연 전편만큼이나 탄탄한 시나리오가 만들어질까도 그 당시로써는 의문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로 넘나드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1 편에서는 세상을 떠났던 돈 비토 꼴레오네를 되살리는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사람의 과거 행적을 이야기한 것이죠. 바로 일종의 프리퀼 방식을 선택한 것이죠. 그런 와중에도 돈 비토 꼴레오네를 대신할 마이클 꼴레오네의 이야기를 같이 담음으로써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단점들을 보완한 것이죠.

그렇다보니 1 편 만큼이나 러닝타임이 깁니다. 

무슨 하고 싶은 말들이 이렇게 많기에 말이지요.

영화 '대부' 두번째 이야기, '대부 : Part II'(이하 '대부 2') 입니다.



꼴레오네 집안의 새로운 보스 마이클...

그의 아들이 세례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화면은 과거로 돌아갑니다.

돈 비토 꼴레오네의 젊은 시절로 화면이 전환되고 있던 것이죠.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던 그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죽음과 형의 죽음을 보았고 자신이 다음 희생량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을 알고 그의 어머니는 그 마을의 우두머리를 찾아가 호소를 하지만 오히려 죽음만 맞이하는 꼴이 되고 맙니다.

도망쳐서 겨우 오게 된 미국... 새로운 땅에서의 적응은 쉽지 않았고 역시나 서민들의 돈을 갈취하던 그 지역 보스와 마주치게 됩니다.

평화를 사랑했던 청년 돈 비토는 그 보스에게 감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였고 그 제안을 역으로 이용한 덕분에 그 마을에서 새로운 우두머리가 됩니다. 물론 이 동네의 해결사를 자처한 인물이 되어버렸고요.

그리고 수년이 흘러 그의 막내 아들 마이클이 바로 마피아의 꼴레오네 집안의 새로운 보스가 된 것이죠. 

그러나 문제는 호시탐탐 그를 노리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한 마이클은 사업을 핑계로 일단 해외로 도피하기로 합니다. 물론  쿠바에서는 정말로 새로운 사업을 계획중이긴 했지만요. 그렇지만 그 속에서 마이클은 복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기에 그의 도피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이탈리아와 쿠바 등 여러 곳들을 방문한 마이클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고 마피아 세력의 우두머리로 알려진 그는 결국 청문회까지 출두하게 되지만 로비와 더불어 입막음의 결과로 운좋게도 풀려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진짜 복수는 이제부터입니다.






영화는 돈 비토와 마이클의 젊은 시절을 번갈아 보여주며 두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결사였지만 평화를 사랑했던 아버지 돈 비토와는 달리 마이클은 세력 확장을 위해 비열한 짓도 서슴치 않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편에서 순박했던 마이클의 모습을 이미 보아왔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마이클이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암시하는 상황들이 서서히 보여지고 있었으니깐요.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참전하겠다고 선언한 장면 이후, 그리고 아버지 돈 비토의 세력 확장과 1 편에서의 형을 비롯한 동료들의 죽음이 그를 변화시킨 계기가 되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대부 2'는 전편에 등장한 인물들이 너무나도 많고 2 편에서도 인물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솔직히 이 리뷰를 쓰면서도 이 많은 등장인물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가 큰 고민이었습니다. 마이클이 복수를 감행한 사람들 중에는 과거 아버지의 친한 동료였으나 변절한 이도 있었으며 마이클이 가족처럼 아끼던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친구도, 동료도... 그리고 심지어 가족까지도 그의 제거 대상이 되었던 것인데요. 참으로 씁쓸한 대목이죠.


인상적인 대목이 있는데 마이클이 로비로 풀려나는 상황들입니다.

과거 미국의 정치 청문회는 여러므로 까다롭기로 정평이 났는데 마이클은 마치 쥐처럼 모든 구멍을 다뚫고 지나가는 여유로움을 보여줍니다. 이런 로비의 힘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많은 곳에서 보여지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 작품의 일등 공신인 사람은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노 일 것입니다.

1 편의 말론 브랜도의 포스의 대를 이을 돈 비토를 대신할 인물로 알 파치노가 열연을 했으며 전편에 이어 로버트 드리노 역시 마이클 역할을 충실히 해냈으니깐요.

전편 리뷰 때도 소개해 드렸지만 이 작품은 젊었을 적의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35 년전에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지금 앞에 이야기드린 배우들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기에 충분한 재미를 주는 영화임에 분명하니깐요. 이탈리아와 쿠바를 넘나드는 해외찰영도 그 당시에는 획기적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대부'는 이후 세 번째 이야기를 만듭니다.

이 작품을 수입한 수입사 측에서는 3 편까지 수입할지는 의문이지만 결국 '대부' 역시 소포모어 징크스를 탈출하는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얻습니다. 더구나 이 영화의 감독인 프란시스 코폴라는 자신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를 출연시키는 무리수를 두기도 하고요. (물론 소피아 코폴라는 아버지의 대를 이은 훌륭한 영화감독으로 그 후 성장하지만요.) 과연 세 번째 이야기가 국내에서 개봉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대부의 두번째 이야기까지만 보더라도 명작은 이미 다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에는 몇 년전 4 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고 합니다만 원작자인 마리오 푸조도 없는 가운데 4 편을 이어나갈 이야기가 과연 충분할지는 의문입니다. 




PS.  이 영화는 디지털 버전으로 복원되어 상영됩니다. 1 편과 마찬가지로요.

다만 시사회로 본 이 작품은 일부 자막이 사라지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시사회에서는 이런 실수가 공식 개봉에서는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일부 상영관은 디지털로 복원된 것을 디지털 버전으로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필름으로 여전히 상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디지털 복원의 그 의미가 좀 퇴색되는게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