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셨다면 빌 게이츠는 윈도우 시리즈를 만들었고,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만들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껍니다. 21 세기에 들어선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바로 이 스마트 폰이죠.
그런 점에서 아이폰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드디어 대한민국에는 얼마전 아이폰의 새로운 시리즈인 아이폰 4가 선을 보였고 많은 얼리어뎁터들과 애플 마니아들을 설레이게 만들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애플과 KT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마케팅이 약하다는 느낌을 들었죠. 나라별로 다르지만 조금씩 비슷한 아이폰 4의 CF도 그렇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영화감독들과 촬영감독들이 이번에 큰 사고를 쳤습니다.
아이폰 4로 영화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한 것이죠. 사실 얼마전에도 건축가 겸 가수인 양진석 씨의 뮤직비디오가 아이폰 4로 제작되었다고 화제를 낳았고 이런 아이폰 4로 영상만들기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10월 6일, 광화문 KT 본사가 있는 올레 스퀘어는 많은 언론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아이폰 4로 제작된 영화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았습니다. 때마침 다음날(이 글을 소개하는 오늘 10월 7일) 부산 국제영화제이고 오후에는 영화 '심야의 FM'의 VIP 시사가 있는 가운데 얼마나 많은이들이 올까 싶었지만 의외로 언론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개그맨 손현수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행사는 이 필름 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이자 리얼라이즈 김호성 대표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KT 이석채 대표가 길고 긴 축사를 통해서 이번 필름 페스티벌의 의의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총 열 두 편의 영화들이 상영된 이 날 행사는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소소한 일상을 풍경으로 이야기한 김병서 촬영감독(영화 '호우시절')의 'Faces Places', 소녀와 아버지의 대화를 음악과 영상으로 버무린 김지용 촬영감독(영화'달콤한 인생')의 '지상의 밤', 훈남을 저만치서 바라보고 즐거운 상상을 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봉만대 감독의 '맛있는 상상', 한 남자와 여자의 사랑스러운 추격전을 그린 윤종석 감독(영화 '마린보이')의 'Cross, 그녀에게 장미를', 몽환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아트디렉터 이현하 씨의 '오리진'이 선을 보였습니다.
후반부에는 막강한 감독들과 유머넘치는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요. '작전'의 이호재 감독은 '세로본능'이라는 작품을 통해 아이폰을 세로로 찍으면서 살아가는 한 여성의 하루를 남았고,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은 아이폰 4 마니아가 액정 보호 필름을 놓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슈퍼 덕후'라는 기가 막힌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지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인형이 바다를 향해 여행을 떠나는 특이한 내용의 '미니와 바이크맨'을 선보였습니다. '친절한 금자씨'의 정정훈 촬영 감독은 절친이자 동료인 이준익 감독과 유쾌한 버라이어티한 리얼 다큐인 '농반진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홍원기 씨는 강렬함과 잔혹함을 동시에 선사한 '좀비헌터'라는 작품으로 자신만의 특기를 선보였으며 '거북이 달린다'의 촬영감독 조용규 씨와 '마더'의 홍경표 촬영감독은 같은 제목의 'Bang!'라는 작품을 들고 나왔는데 각각 사랑과 죽음에 대한 시각을 각각 다른 느낌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배우들도 기꺼히 이 재미난 실험에 동참을 해주었는데요, '커피 프린스 1 호점'의 김재욱 씨, '작전'의 김무열 씨를 비롯해 심은경, 고수희, 김예리, 장미인애 씨 등의 개성강한 배우들이 이 작품에 동참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완성도도 높은 작품들도 꽤 되는 편이지요. 방금전에도 말씀드린 이 날 사회를 본 개그맨 손현수 씨의 경우에도 '좀비헌터'에 출연하여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박살나지 않으려고 조심히 다뤄서 촬영했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으며 배우이건 감독이건, 그리고 촬영감독이건, 혹은 그 누구건 간에 아이폰 4로 사진도 찍고 영상물도 만드는 등의 재미난 시간도 갖을 정도로 아이폰 4는 중요한 통신수단이자 오락거리이자 영화를 만드는 도구로써 다양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이렇게 풍성한 단편 작품들이 쉴틈없이 80 분 이상 상영이 되었습니다.
영화 상영 후 아이폰 4로 영화만들기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감독들이 즐겨 사용한 어플이나 아이폰 촬영을 위해 특수 개발된 장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며 아이폰으로 일반인도 영화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과연 아이폰으로 만든 영상물을 영화로 간주해야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들도 올라왔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드리자면 이 이야기를 쓰고 있는 저는 스마트폰 유저가 아니라는 겁니다. 약정이 겁나서 새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포기한지 오래이죠. 구닥다리 핸드폰으로 저는 트위터도 하는데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 놀라더군요. 제가 이렇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같은 스마트폰을 갖고 싶은 욕망은 저도 그렇고 다른 분들 또한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아이폰 4 페스티벌의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아이폰으로 근사한 영상물을 하나 만들면 멋지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전반적으로 제가 본 느낌도 실험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도 많으며 일부 영화들은 저예산으로 도전하는 작품들이라서 그런지 초심으로 돌아간 감독들의 모습들도 영화속에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런점이 이 페스티벌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가로 58.6, 세로 115.2 , 그리고 두깨 9.3mm...
우리는 이렇게 이 작은 사각형에 그렇게 오늘도 열광하고 있습니다
이번 아이폰 4 필름 페스티벌은 부산영화제 기간에도 만나 볼 수 있으며 행사가 열렸던 KT 올레 스퀘어에서도 10월 한 달간 매주 주말에 상영회를 갖습니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이런 좋은 작품들이 단돈 무료입니다.
유쾌하고 즐거운 아이폰 4 영화제... 여러분도 함께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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