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도 일일 연속극이나 주말 연속극 많이 보시죠?
저는 개인적으로 드라마는 좋아하지 않아서 잘 보지는 않는 편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실 저는 트랜지한, 개방적인 이야기의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소위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에 대해서는 상당한 거부감이 있는게 사실이죠.
서두에 웬 막장드라마냐고 물으시겠지만 오늘 소개할 영화가 우디 앨런의 영화라는 점에서 더 이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수다쟁이 어르신 우디 앨런의 이번 코미디에도 여전히 그의 수다를 들을 수 있지만 전작들에서 보여지는 느낌은 거의 막장 드라마 수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웬지 모르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욕하면서도 즐겁게 보게된다는 점입니다. 왜 그럴까요?
우디 앨런의 막장 시네마, '환상의 그대'입니다.
헬레나와 알피 부부는 나이들어가는 마당에 황혼 이혼을 했습니다.
노년임에도 펄펄하게 살아가는 알피는 젊은 새색시를 얻었고요.
딸때문에, 그리고 젊은 마누라와 살아가는 것이 불편해 보이는 헬레나는 그나마 낙으로 살아가는 것이 동네 역술인인 크리스탈을 만나는 일입니다.
크리스탈은 신통하게 잘 맞춘다는데 그것에 반기를 든 사람이 있습니다.
헬레나의 사위인 로이이죠. 샐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 두 사람은 로이가 최근 써야할 소설이 안써지고 써질려고 해도 받아주는 곳이 없어 신경이 날카롭습니다.
그러니 장모님이 하시는 소리가 귀에 들릴리가 없습니다.
그러던 로이은 창문너머 건너편 집에 사는 디아라는 여인에게 홀딱 빠집니다.
문제는 디아는 곧 약혼을 앞둔 여인이라는 사실이죠.
로이가 집적대는 것은 또 있습니다.
신인이지만 꽤 스팩있는 동료 작가의 원고에 홀딱 빠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동료 작가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것입니다.
한편 알피는 흥청망청 돈을 쓰는 젊은 마누라 샤메인 때문에 골치입니다.
전 부인인 헬레나는 헌책방을 운영하는 조나단에게 빠져버리고요.
격정적인 이들의 삶과 사랑... 하지만 막장은 이제부터 입니다.
우디 앨런의 장기라면 끝없이 이어지는 수다 가득한 나레이션과 멀쩡한 인물로 바보로 만드는 힘이라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코엔 형제도 그랬군요. 아무튼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우디 앨런의 영화로 들어가면 재정신이 아닌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에는 하나의 가족에서 벌어진 영화라서 가능한 상황들이 가득합니다.
그것도 황혼 이혼에 남의 작품을 가로체는 사위와 우디 앨런만큼이나 수다스러운 친정엄마까지 등장하니 정신이 없지요
물론 이전 작품이 우디 앨런이 막장정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우디 앨런의 영화들을 살펴본다면 상당히 비현실적인 상황의 이야기라는 겁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렇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들 막장 요소가 하나라도 생기는 것도 신기할 노릇이지만 아무래도 자유분방한 서양에서는 황혼이혼이나 도무지 있어서는 안될 일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것이지요.
이 영화의 주된 화두는 아마 결혼과 사랑일껍니다. 이 영화는 두 커플의 이야기이지만 한 편으로는 네 명의 각기 다른 사람들의 동상이몽을 나타내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깐요.
역술인의 말이면 자신의 딸에게 돈을 주는 것까지도 의심하는 엄마가 있고 그 딸은 자신이 일하는 겔러리의 관장이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고 큰 착각을 벌입니다. 겨우 오페라 공연 한번 같이 간 것 뿐인데 말이죠.
의존과 집착은 그리하여 사람을 파멸의 길로 보내버리게 만들기 쉽상인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정도 직전까지는 아닙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디 앨런은 영화음악을 잘 활용하는 감독이지만 한 편으로는 클레식한 음악들을 선호하는 감독이죠.
'매치 포인트'에서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초반과 끝에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더구나 우디 앨런은 한결같습니다. 타이틀과 앤딩의 음악을 똑같은 음악으로 시작해서 똑같은 음악으로 끝을 낸다는 것이죠.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When You Wish Upon A Star'를 기가막히게 잘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디즈니의 테마송으로 익숙하고 '피노키오'를 비롯한 많은 작품에서 간간히 흘러나오던 이 노래가 여기서도 흘러나온다는 것이죠. 그것도 우디 앨런 방식으로 말입니다.
OST에는 이외에도 올드한 팝들이 많습니다. LP에서 방금전 틀어놓은 듯한 음악들 투성이죠. 역시 우리나라에는 발매가 안되었습니다. (아마존 닷컴에 의존해서 소개해드리는 것도 힘드네요.)
출연진도 참 대단하죠.
예상을 깨고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소심하기 짝이 없는 갤러리 관장 역을 맡았고 와일드 하지만 여자와 남의 작품에 집적대는 사내로 등장한 남자는 조쉬 브롤린입니다. 안소니 홉킨스가 마음은 빅뱅인데 몸은 설운도로 분한 비운의 사나이로 열연했으며, 나오미 왓츠나 젬마 존스같은 연기파 배우들도 있습니다.
사실 스칼렛 요한슨이 또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분도 계시겠지만 사실 우디 앨런의 오랜 영화들을 보면 아주 다양한 여배우들과 작업을 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껍니다. 샤론스톤도 있고 다이앤 키튼에 미아 패로우 같은 배우도 있으니깐요.
이 영화의 원제는 '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입니다. 우리식으로 풀이하면 '당신은 키 크고 가무잡잡한 사람을 만날꺼야'입니다. 이 어찌 '허경영 IQ 430같은 소리'인가 하실지 모르겠지만 원제가 이렇습니다. 아무래도 이 원제를 그대로 사용했더라면 상당히 어려웠겠지요. 그래서 영화 원제를 우리말로 표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큰 고민중에서도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를 수입한 곳은 티캐스트입니다.
네,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그 곳 맞습니다.
CJ처럼 지역 유선방송(SO)에 진출했으며 캐이블 TV에도 그럭저럭 많은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기업이죠. 태광그릅의 자회사이기도 하고요. 씨네큐브의 주인이 바뀌면서 가장 우려스러웠던 일은 과연 태광의 자회사인 티캐스트가 얼마나 예술영화나 인디영화에 관심을 보일 것인가라는 기대와 우려였습니다.
첫 자체 수입영화로 우디 앨런 영화를 선택한 것은 의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백두대간이나 스폰지(조제)가 수입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 영화를 수입한 티캐스트는 작년 씨네큐브에서 연말 2011 년 라인업을 공개하는 차원에서 이 영화를 미리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티캐스트의 라인업이 궁금합니다만 CJ의 좋은 점과 나쁜점을 적절하게 배웠으면 좋겠네요.
우디 앨런의 수다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수다도 수다이지만 얼마나 다양한 배우들을 만나게 될지의 기대도 큽니다.
수다면에서는 타란티노를, 멀쩡한 주인공도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면에서는 코엔 형제를 능가하는 당신은 진정한 위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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