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모래가 흐르는 강]이래도 4대강 개발이 정당하다고요? 한번 따져봅시다!

송씨네 2013. 4. 1. 18:02

 

 

 

140자로 말해봐!

스님이 담아낸 영상답게 화면이 거칠지 않고 음악이나 나레이션을 남발하지 않고도 공감가는 다큐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명박 정권 결산의 완결판이자 4대강 개발이 자연을 얼마나 훼손했는가를 보여주었네요.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이명박 정권 결산영화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이 작품... 이 작품이 환경에 4대강 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맥코리아>는 민자 고속도로, 9호선을 비롯한 맥쿼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영화이지요. <하얀 정글>은 여전히 사각지대 밖에 있는 빈민층의 의료지원 문제를 지적했으며 <MB의 추억>은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동안 일을 잘 수행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이야기한 작품입니다. 아울러 <모래와 흐르는 강>과 같이 보셔야 할 작품은 <PD 수첩>의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과 이후 뉴스타파가 보도한 4대강 개발 관련 리포트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한지도 몇 달된 것 같습니다. 모든지 해보셨던 분이라서 그런지 절대 물러서는 법이 없으셨지요.

국민이 거부를 해도 무조건 밀어나가시는 그 방식은 그가 정주영 회장의 오른팔이던 시절이나,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도, 그리고 대통령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얼마전 소개한 작품 <춤추는 숲>에 등장했던 배수지 건설문제도 그 중 하나였는데 서울시장 시절 추진하려고 했던 이 정책은 의외로 주민들의 반발로 포기를 했습니다. (의외로 이 분이 포기라는 것을 할 줄 아신다는게 놀랍죠?)

 

그러나 이름을 바꾸고 꼼수를 총동원해 결국 밀어붙인 정책이 있습니다. 바로 4대강 살리기 사업입니다.

원래 당초에는 강에 길을 만들어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하자는 방식이었지만 배가 다니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그는 다른 이름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지요.

이 정책에 딴지를 거신 분이 계십니다. 스님... 그것도 비구니이신 지율 스님이시죠.

카메라를 든 비구니... 과연 그가 들려주려고 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마을도, 학교도, 관공서가 물에 잠긴다! 물 속으로 사라지는 200만 루에(m³)...'

무슨 재난영화 홍보 문구가 아닙니다 지금 이 곳의 상황이니깐요.

환경파괴로 사라지는 마을 이야기, 그리고 강 이야기... 다큐 <모래가 흐르는 강>(영문원제 Following Sand River)입니다.

 

 

 

 

2008년... 4대강 착공식 소식을 지율 스님이 접합니다.

그는 4대강이 자연을 얼마나 파괴했는지 궁금했고 얼마나 바뀌고 있으며, 이 곳의 주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경북 영주로 향합니다.

이 곳은 영주댐이 건설되고 있는 현장이며 영주댐 주위에는 바로 이 내성천이 흐르고 있는데 댐 건설로 인해 깨끗한 모래와 물이 가득했던 이 강은 점차 굵은 자갈과 흐린 강물로 바뀌게 됩니다.

여러 문제점도 발견되는데 500년 된 나무가 마을에서 잘려나가며 오랜동안 이 곳을 지켜오던 주민들도 반강제적으로 이주를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90년 개교역사의 초등학교도 사라질 것이 뻔하고 일부에서는 벌써 산사태의 우려까지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우선 하나하나 살펴보죠.

먼저 공사 입찰에 관한 문제인데 건설업체들의 경우 중소업체들도 참여하게 하여 공정성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하였지만 실제로는 삼성건설과 대우건설 등의 거대기업이 담합을 하여 사업권을 따냅니다. 거기에 수자원 공사가 운영하던 물 홍보관도 사라집니다. 삼성건설의 현장사무실로 사용되고 있고 관광객들을 위한 매점도 사라집니다. 돈이 안된다는 이유이지요.

 

두번째는 마을 주민들의 생활터전이 사라집니다. 어린 나이에 시집와서 이 마을에 살았다는 어르신들...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각자 넒은 마당에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댐 건설 결정으로 인해 자신이 살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할 판입니다. 솔향기가 묻어나던 아름다운 마을 이었다고 이야기하는 마을 주민들...

하지만 이들의 추억은 곧 기억 속에서 사라져야 할 지도 모릅니다.

다행히도 이들은 임대주택으로 가게 되지만 넓은 마당과 땅을 남겨두고 고작 13평짜리 임대주택으로 가야합니다.

마을의 경치도 보지 못하고 그들은 콘크리트 마을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야 할 판입니다.

 

 

 

또한 댐 건설로 인해 강에 모래만 파여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베어야 하는 상황도 옵니다.

아시다시피 산에서 나무의 역할이라고 하면 산사태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학교 수업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충분히 알고 있는 상식이죠.

그러나 나무들이 쉴세없이 베어지고 있으며 그 피해는 마을 주민들에게 올 것이 뻔합니다.

실제로도 약한 비에도 땅이 움푹파여 버리는 땅이 나오고 있으며 아무리 산사태를 방지하는 시설을 만들어도 이것에는 한계가 올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까지 나온 상황이죠.

 

그렇다면 이 곳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는 잘 이루어졌을까요?

지율 스님은 환경 영향 평가서라는 책을 입수합니다. 책의 크기는 지금은 거의 찾기 힘든 전화번호부 크기에 엄청난 두깨를 자랑합니다.

이 책을 만드는데 10억원을 쏟아부었지요. 학자 한 명이 경우 조사해서 나온 결과는 그냥 내성천과 주의 환경은 그렇게 보호 가치가 없으며 결론은 개발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그 내용이죠. 말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한 명이 평가한 내용이 겨우 그것이라니 말이죠.

 

그 학자는 몰라서 하는 말인데 이 곳에는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수리부엉이, 청둥오리, 수달, 먹황새 등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거나 지금은 거의 멸종되어 보기 힘든 동물들 투성이라는 곳이죠.

그런 곳을 보호가치가 없으니 그냥 밀어버리자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인 것이죠.

 

 

 

 

이 작품을 맡은 지율 스님... 이 분의 법명을 들어보신 분이라면 이 분의 활약상은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대표적인 것이 천성산 개발 문제였지요. 그는 2003년 이곳에 KTX 선로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일부 보수언론은 그를 비판하는 이야기도 나오기도 했으며 개발이 우선이나 생태보전이 우선이냐의 찬반논쟁에 불이 붙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내성천과 4대강 건설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욱 더 중요한 사실은 종교인들이 환경보호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며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제주 강정마을에 군사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했던 문정현 신부님을 비롯한 카톨릭 인사들도 있었고, 4대강 오염과 쓰레기 시멘트 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보여주었던 최병성 목사님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죠. 그외에도 많은 종교인이나 사회단체, 환경단체에서 자연이 파괴되는 것에 대한 부분에 대해 정부와 건설업체 등을 끊임없이 비판한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보여집니다.

 

<모래가 흐르는 강>은 다른 다큐와 달리 음악을 최소화하고 나레이션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무래도 지율 스님 같은 경우는 전문적인 촬영기술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툭툭 끊기는 느낌의 영상도 등장하며 일부 장면의 경우 순서가 맞지 않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가령 사라져가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맨 뒤보다는 앞이나 중간에 이야기를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아무래도 스님이셔서 그런지 화면의 전반적인 느낌은 투박한 모습보다는 부드러움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하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우리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면 그 사람을 어느 정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말이죠.

그렇다면 4대강 건설에 결정 권한을 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얼마전 뉴스타파 취재팀이 퇴임후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그를 만나보았지만 자신의 잘못은 확실히 모르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그가 자랑하던 4대강에 조금씩 문제가 들어나고 있으며 적은 예산으로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몇 배 뻥튀기하여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로 중 일부는 심하게 내려앉거나 훼손된 곳도 있습니다. 네... 그 분께서 그렇게 자랑하시던 시설들입니다.

국민들은 지금이라도 용서한다면 그를 어느 정도는 용서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죄할 뜻도 반성할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과연 모래와 깨끗한 물로 많은 이들이 좋아했던 이 내성천을 누가 망가 뜨렸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말 궁금하시다면 이 다큐를 보시길 권합니다. 물론 그 분은 필수 관람이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