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월드워Z]괴기스러운 좀비물이 아닌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진격의 좀비!

송씨네 2013. 6. 24. 00:35

140자로 말해봐!

빵 아저씨의 '우리의 좀비를 찾아서'... 세계를 돌며 좀비의 원인을 찾는다는 설정인데 의외로 긴장감도 있었습니다. 다만 가족애 이야기가 후반부에 약해진게 아쉽군요. 이제 좀비영화가 식상도 하니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게 좋을 듯.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대부분의 좀비영화는 단순하게 물어 뜯는 스릴러나 호러의 느낌이 강하죠. 그런점에서 <월드워Z>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풀고 있지요.

좀비 습격 그 이후의 상황들을은 <나는 전설이다>(2007), 미드인 <워킹데드>에서 볼 수 있는 대목들이죠.

 

 

 

 

 

 

 

고객님... 좀비 영화 많이 당황하셨어요? 참으로 많은 좀비 영화들이 등장했습니다.

그중에는 제대로 된 좀비영화도 있었고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지요. 반대로 어이없는 좀비영화도 있었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반대로 의외의 웃음을 안겨주는 작품도 있었죠. 좀비에 코믹적인 요소가 들어간 것도 최근 들어 늘어난 모습중의 하나이고요.

그렇다면 원작 소설인 '세계 대전 Z'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월드워Z> 과연 어떤 영화일까요?

빵 아저씨... 브레드 피트가 보여주는 세상 어디에 없는 좀비 이야기... 영화 <월드워Z>(원제 World War Z)입니다.

 

 

 

 

 

평온한 가정... 이 곳의 제리(브레드 피트 분)는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남자입니다.

우연치 않게 TV를 보던 도중 아비규환으로 변해버린 도시들의 모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계엄령... 아이들에게는 낯선 단어지만 어른들에게는 좀 불안한 단어죠.

서둘러 거리를 나섰지만 현장은 더 더참합니다. 정체 불명의 바아러스에 의해 사람이 사람을 물어뜯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티예리(파나 모코에나 분)의 도움으로 생존자들의 있는 항공모함에 몸을 피했지만 그것도 잠시...

UN  조사관이었던 제리에게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좀비의 발생원인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어기면 제리의 가족의 안전도 장담 못하는 상황입니다.

최초 발생원인으로 지목된 곳은 다름아닌 한국의 평택 군사기지...

하지만 원인도 못알아내고 좀비떼들에게 습격만 당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납니다.

혹시나 모를 희망을 가지고 이스라엘로 간 제리는 높은 장벽속에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 것 같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이스라엘 여군인 세겐(다니엘라 케르테스 분)을 어렵게 구해낸 제리는 백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WTO 재난대책센터로 향합니다.

하지만 이곳도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연구원의 약 80여명이 좀비가 되었으니 말이죠.

남아있는 인원 역시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제리는 지혜를 발휘해 해결책을 찾기 시작합니다.

과연 좀비를 물리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어렵다면 좀비의 확산을 막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월드워Z>는 전형적인 좀비 영화가 맞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앞에도 말씀드렸듯이 원작이 있는 작품입니다. 맥스 브룩스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요.

근데 이 원작 소설은 특이하게 인터뷰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작품을 사건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다시 풀어낼 것이냐가 의문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으로써 이 작품에 대해 말하긴 어렵지만 많은 분들이 원작을 영화로 풀기 힘든 작품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고 실제로도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분들의 글이 많더군요.

 

원작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본 느낌만으로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는 좀비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실망이 크겠지만 저처럼 좀비 영화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분들이라면 생각보다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좀비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어 뜯고 혈흔이 쉴세없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목이 '댕강~' 잘려나가는 하드고어물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도 거의 보지 않았으니깐요. 그런점에서 이 영화는 자극적인 장면이 얼마나 등장하느냐에 궁금해하실 분들도 계시리라 봅니다. 물론 이 영화는 자극적인 장면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이 영화는 제가 본 영화들 입장에서 설명하면 <새벽의 황당한 저주>나 <웜바디스> 만큼 덜 자극적이라는 것이죠.

 

이 영화를 제가 좋게 본 이유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공포와 좀비의 상황들을 잘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의외로 많은 어둠이 등장하고 밀폐공간이 등장하며 끊임없이 사람을 물어 뜯는 좀비 떼들이 등장하니깐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최고의 명장면이라면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좀비들과의 혈투가 그것이고 두번째라면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일명 '진격의 좀비' 장면이 아닐가 싶습니다. 공교롭게도 높은 벽이 등장하고 끝없이 많은 좀비들이 이 벽을 넘어서려는 장면에서는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인 <진격의 거인>을 생각가기 충분하니깐요. 그리고 이런 인간 사다리가 된 좀비들의 모습은 후반에 한 번 더 등장하여 섬뜩한 공포를 느끼게 만듭니다.

 

 

 

 

이 영화의 단점은 앞에 이야기하였듯이 좀비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싱거울 수 있는 영화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다른 영화에 비해 초반 가족애를 많이 강조했던 것에 비해 후반에는 이런 가족애에 대한 부분을 많이 축소시켰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수많은 비슷비슷한 좀비물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소재라던가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거든요.

지난번 이야기한 <웜바디스>가 그랬고 우리나라 영화였던 <이웃집 좀비>는 좀비물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저는 괜찮은 영화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또 하나의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는 부분이 알만한 배우가 없다는 것입니다.

브레드 피트를 가지고만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몬스터 볼>, <네버랜드를 찾아서>, 그리고 007 시리즈인 <퀀텀 오브 솔러스>까지 연출한 마크 포스터 감독은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신의 한수를 쓰고야 맙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름은 익숙치 않지만 작품을 말하면 '아... 그 배우!'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요.

제리의 아내인 카린 역을 맡은 미레일 에노스는 미드인 <킬링>을 통해 얼굴을 알린 배우이며, 한국의 평택기지에서 대활약을 펼친 스피크 역의 제임스 뱃지 테일은 <셰임>과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론 레인저> 등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드 <로스트>로 알려진 매튜 폭스는 거의 까메오급으로 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누구지?'라고 의문을 느끼게 만드는 배우들도 있는데요.

티에리 역의 파나 모코에나의 경우는 남아공 출신의 배우로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이 거의 없으며 세겐 역의 다니엘라 케르테스는 이스라엘 여군으로 등장했지만 실제로도 이스라엘 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신선한 얼굴이라는 점이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하지요.

 

 

 

 

 

브레드 피트가 빗속을 뚫고 한국 레드카펫을 밟던 장면에서 보듯 한국이 중요한 배우들의 방한 나라(도시)라는 것은 분명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한국의 평택 군사기지 장면에서 한국 비하의 느낌이 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죠.

과거에 비해 한국 비하 장면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이것은 비하라기 보다는 한국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의 문제점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설픈 다리 때문에 문제가 되었던 미드 <로스트>도 있었고 <스폰>에서는 어설픈 한글로 북한을 표현하는 부분도 있었으니깐요.

가장 결정적인 것은 한국인 배우가 아닌 중국인 배우를 기용하는데에서 오는 문제점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한국인 배우들이 많이 진출한 점을 생각한다면 이 부분은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에도 이야기드렸듯이 이 영화는 공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애도 있고 의외의 코믹한 상황도 등장합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가운데 아내의 전화를 받은 제리의 모습이라던가 좀비를 피하는 방법을 발견한 제리가 당당하게 자판기에서 콜라를 마시던 장면은 이 영화의 긴장감을 어느 정도 풀어주는 것이었으니깐요.

 

<월드워Z>가 좀비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쓸지, 아니면 그냥 그런 좀비 영화로 남을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PS. 요즘들어 유난히 치아를 강조하는 영화들이 많아졌죠.

얼마전 봤던 <버니>는 마조리 부인(셜리 맥클레인 분)이 수십번 음식을 씹고, 또 씹는 장면이 은근히 참을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만들었다면 이 영화 <월드워Z>는 좀비가 된 연구원 한 명이 치아를 '탁탁' 부딪치며 제리와 유리문 사이를 맞대고 대치했던 모습이 상당히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칠판에 손톱 긁는 소리만큼 무섭죠.

여기서 하나 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공포는 아무 곳에서나 대놓고 껌을 '딱딱'거리며 씹는 사람들의 소리입니다. 이것도 공포죠. 생활 속의 공포...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