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멀티플렉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송씨네 2006. 9. 5. 00:26

최근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멀티플렉스들이 멀티플렉스 체인에 가입하거나 통합, 그리고 인수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먹히고 먹히는 생존경쟁은 야생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과연 멀티플렉스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1. 위탁이 아닌 직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5대 멀티플렉스의 극장 소유 현황은 이렇다. (위탁/직영 모두 포함, 9월 5일 현재)

 

 

롯데시네마 31 개 지점

CGV 36 개 지점

메가박스  9 개 지점(메가라인까지 포함했을 경우 14개관)

씨너스 13 개 지점(자동차 극장 포함, 판타지움 포함)

프리머스 30 개 지점

 

 

 

 

 

여기서 첫번째 질문...

혹시 이 글을 읽은 이들 중에서 멀티플렉스 체인의 위탁점과 직영점을 구분할 수 있는가?

 

사실 이것에 대한 대답은 어렵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탁과 직영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이렇다.

(물론 이 방식은 100% 정확하지 않다.)

 

① 극장 내부 시트가 멀티플렉스 체인 로고가 아닐 경우

이는 CGV 공항, 프리머스 영등포 등이 이에 해당된다.

참고로 CGV 공항엠파크 공항을 인수하여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프리머스 영등포에쉐르 시네마라는 또다른 이름으로도 운영되는데 영등포의 쇼핑몰이다. 프리머스는 브랜드만 빌려주고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

 

② 영화표에 색깔이 다르다면...

이는 롯데 시네마의 경우에 해당되는데 영화표에 색상이 분홍일 경우 직영이며 녹색을 띄고 있을 경우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얼마전까지 운영한 롯데 시네마 송내(현재의 씨네올)가 바로 대표적인 위탁 운영의 예이다.

 

③극장 뒤에 숫자가 붙어있다면 직영, 아니라면 위탁...

마지막 경우는 과거 CGV가 많이 사용한 방법이다. 가령 'CGV 부천 8'이라고 써져 있다면 '8개의 상영관을 가지고 있는 CGV 부천점'을 의미한다. 그러나 과거에 이 방식은 통했지만 지금은 위탁과 직영 모두 숫자 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밑에 공항점 처럼 표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

 

④홈페이지가 따로 운영되고 있다면 위탁!

앞에 이야기했던 메가박스의 메가라인의 경우 대부분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위탁이다. 그 외에도 프리머스 원래 홈페이지 이외에도 청주, 포항, 평택, 평촌 등의 지점들은 각자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과거 다른 이름으로 운영되거나 혹은 씨네빌(프리머스 청주) 처럼 두 가지 이름을 쓰고 있는 극장도 있다.

 

 

 

 

CGV 공항

 

하지만 여기서 알아둘 것이 있다.

과연 씨너스는 직영이냐 위탁이냐는 것인데 씨너스는 여러 멀티플렉스들이 모여 만든 극장 체인이다.

따라서 기본적인 시스템은 본사에서 제공하지만 나머지 서비스나 기타 방식은 극장들 맘대로이다.

센트럴 6(식스) 시네마로 알려진 씨너스 센트럴이채 AT 9이 원래 이름인 씨너스 이채, 그리고 재오픈을 앞구고 있는 씨너스 판타지움(대학로) 등과 같이 자신들의 극장이름을 최대한 살리는 것도 다른 멀티체인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 중 하나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씨너스야 말로 통일감과 더불어 각자의 개성을 볼 수 있는 극장인 것이다.

 

 

그런데 위탁점은 하나같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본사의 시스템과 개별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어설프거나 많은 문제점이 지적된다.

 

조선일보가 얼마전 인터넷 포탈에서 운영중인 극장 전문 카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악의 극장으로 롯데 시네마 송내가 선정이 되었는데 사실 롯데 시네마 송내점은 위탁점이다. 과거 씨네올 극장을 인수하면서 위탁경영으로 전환하였지만 이 극장 자체가 원래 상영장 좌석도 적고 좌석과 좌석의 보폭이 적어 많은 문제가 지적되었던 극장이다.

 

또한 얼마전 내가 설문조사해서 공개했던 '엔딩크레딧 잘 자르는 극장'이라는 설문조사(http://blog.daum.net/songcine81/6768800)에서 대다수가 이야기한 극장중 CGV 김천, CGV 목포점도 있었는데 이들 역시 직영이 아닌 위탁 극장들이었다.

위탁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위탁 극장들의 일부가 오만하고 본사의 지침을 잘 따르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그런점에서 우리나라의 멀티플렉스 체인들은 가능한 위탁보다는 직영으로 직접 관리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갖아본다. 그러므로 인해 정신차리고 더 질좋은 서비스를 관객에게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직영점이건 위탁점이건 그 지점의 개성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아본다.

본사의 리뉴얼대로 움직이는 것이 우선이지만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운영되는 체인점보다는 친절하면서도 다른 지점과 차별화되는 그 무엇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 브랜드의 탈바꿈, 하지만 괴물같은 멀티플렉스 체인...

 

 

 

 

 

'롯데 시네마 송내'에서 다시 '씨네올'로...

 

 

얼마전 9월에 부천의 두극장이 이름을 바꾸었다.

부천의 대표적인 극장 MAD 9은 다른 멀티플렉스 체인인 MMC와 손잡고 MMC 부천으로 문을 열기로 하였고 위탁으로 운영되었던 롯데 시네마 송내점은 다시 롯데 시네마 브랜드 이전에 사용했던 씨네올이라는 상호를 다시 사용하기로 하였다.

 

다음주 9월 12일은 대학로에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판타지움이 극장 연합 멀티플렉스 체인 씨너스로 추가가 된다. 상호는 조금더 길어진 씨너스 판타지움...

 

 

 

 

CGV 압구정(본관/신관)

 

 

CGV의 경우 엠파크 2개 지점(마산, 김포공항)을 인수하고 압구정의 씨네 플러스(현 CGV 압구정)를 인수하여 3개는 리모델링 하고, 3개는 새로 증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강남의 주공공이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새로운 CGV를 짓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멀티플렉스 체인이 소규모 멀티플렉스를 인수, 합병하며 새로운 건물로 탈바꿈 시키거나 위탁운영을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MAD 9' 자리에 새로 들어선 'MMC 부천'

 

 

 

 

 

 

앞에 설명한 MAD 9MMC 부천으로 바뀌는 것도 그런 이유다.

키넥스와 더불어 MMC는 세 개지점을 거느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불만이 많다.

단골로 가던 극장이었는데 이미지 바꾸고, 브랜드까지 바꾸니 그전에 이용했던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없고 웬지 낮선 극장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는 의견들이 많다.

 

사실 MAD 9CGV 역곡이나 CGV 부천점 만큼이나 내가 자주 이용했던 극장이기도 하다.

이 극장이 좋았던 이유가 어느 다른 멀티플렉스에 뒤지지 않는 서비스와 이벤트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벤트도 대형 멀티체인 만큼이나 횟수도 많았고 화끈했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MMC라는 브랜드로 바뀌면서 과거의 브렌드 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이벤트 방식에도 변화가 오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이 들었다.

 

 

 

 

판타지움 시네마

 

 

 

이는 역시 앞에 설명했던 판타지움도 마찬가지이다. 관객들 퇴장시 율동 인사로 관객을 배웅했던 국내 극장들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하는 극장이었다. 판타지움에 겨우 씨너스라는 브랜드가 더 추가가 되는 것이지만 씨너스라는 브랜드를 생각할때 아기자기했던 과거 판타지움의 이벤트나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과 불안감이 들었다.

 

멀티플렉스 체인이 늘면서 과거에는 새로 짓는 극장이 많았다면 최근 추세는 인수와 합병이 대부분이다. 씨너스의 경우 멀티플렉스들 끼리 뭉친다는 점에서 좋은 취지라고 생각되지만 CGV롯데, 프리머스, 메가박스 등의 덩치 큰 극장들이 작은 극장들을 잡아먹는 행위는 그렇게 반가운 일만큼은 아닌 것 같다. 이 것이야 말로 괴물아닌 괴물 아니겠는가?

 

 

 

 

 

3. 임대만 되면 끝이다?

 

나는 많은 멀티플렉스들을 둘러보면서 불만이 있엇다.

건물 주인들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극장 임대에만 열을 올리는가라는 것이다.

극장이 들어왔다고 치자. 그러나 극장들이 들어와도 건물에 사람이 없다, 새로운 점포도 들어오지 않는다. 오로지 극장 임대를 통해 나머지 상가 임대도 쉽게 이어질 것이라는 '시너지 효과'만 기대하고있다.

 

 

 

 

프리머스 중동

 

 

부천의 중동 프리머스의 경우를 예로 들어본다면 2004년 12월 극장이 들어와 운영되고 있지만 이 극장 건물에는 고작 보험회사와 신발가게 정도만이 임대를 완료했다. 극장안에는 카페와 오락실, 아이스크림 가게가 고작이고 편의시설은 하나도 없다. 2년이 지났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씨너스 G

 

 

 

 

서울의 강남 씨너스 G도 마찬가지이다. 이 극장 역시 몇 몇 병원이나 상가가 임대를 완료하였지만 1층 로비는 매우 썰렁하기까지하다. 마치 아무도 쓰지 않는 폐가에 온 기분이다.

이 곳도 2004년에 오픈한 극장이지만 썰렁하긴 마찬가지이다. 서울이라서, 강남이라서 사정이 좋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건물 임대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여기 건물 하나가 있다. 부천역 근방에 볼 수 있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당초 롯데 시네마가 들어오기로 한 건물이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밀린 임금을 인부들에게 갚지 않아 건물주가 소송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건물은 아름답지만 주위에는 어지럽게 쓰레기들이 널려 있다.

언젠가는 이 건물의 주인이 나타나겠지만 여기에 극장이 세워질지는 의문이다.

 

임대업자들은 신문광고에 극장이 들어설 것이고 수익율이 100%라고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경우와 같이 건물은 텅텅 비었고 극장에는 사람이 몰리지 않는다.

극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편의시설을 비롯한 점포가 먼저 임대가 완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극장이 우선 들어서고 나서 입주하라고 광고하는 것은 이들에게 손해만 끼치는 행위다.

 

 

 

 

 

 

멀티플렉스는 서비스 문제 뿐만 아니라 교차상영 문제에도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예술영화가 같이 걸려있을 수록 더욱 심하며 이런 영화들은 아주 밤 늦은 시간에 그것도 1회 상영되고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지그재그(zigzag) 방식의 교차상영이 아닌 만약 한 상영관에 6번 시간이 주어진다면 3편을 몰아서, 그리고 또 나머지 3편을 또 몰아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역시 영화 볼 기회를 주지 않는 극장들의 횡포이다.

 

독창적인, 특징있는 개인 멀티플렉스들이 줄어들고 있다.

똑같은 모양으로 획일화된 체인형 멀티플렉스들만 늘고 있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괴물같이 먹어치우는 이들 멀티플렉스 체인에 작은 극장들은 문을 닫고 경쟁력을 잃게 된다.

 

부천의 더 잼, 의정부의 THC, 남양주의 싸이더스 시네마 등이 앞으로 영화 멀티플렉스 체인에 경쟁에 더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상 어느 극장은 살고, 어느 극장은 죽는 것이 확실히 보여질 것이다.

 

예술영화 전용관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이런 개인 멀티플렉스들의 경쟁력이다.

이들 경쟁력에 체인형 멀티플렉스들이 찬물을 껴얹는 행위는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