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타짜-도박 권하는 영화? NO~!

송씨네 2006. 10. 4. 23:59
(2006/한국)
장르
액션, 드라마, 스릴러
감독
이 영화는 이런 내용이야!

고니는 그냥 평범한 청년이었다.

가구공장에서 일을하는 평범한 청년 고니는 어느 날 도박판 잔심부름을 하다가 화투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

그러나 그냥 바람만 잡아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돈을 날리게 된 고니...

누나의 이혼 위자료까지 챙기고 도박판에 뛰어들었건만 결과는 마찬가지...

자신의 돈을 빼앗아간 녀석 찾다가 우연히 전설의 타짜 평경장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진자 타짜가 되기로 맘먹는다.

 

그러던 와중 고니에게 나타난 여인 정 마담...

하지만 알면 알 수록 도박의 세계는 복잡한 먹이사슬이 있었다는 것은 고니는 몰랐던 모양이다.

고니는 광렬과 돈다발 사냥에 나서지만 순순히 그들을 도와줄리가 없다.

고니는 과연 전설의 타짜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 영화... 난 이렇게 봤어!

별님의

생각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이상하게 만화는 끌리지가 않는다.

그런데 명랑만화가 아니고서는 만화책을 읽지 않는 나는 몇 년전 허영만의 '날아라 슈퍼보드'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원재는 '미스터 손'이었는데 이후 TV 애니메이션 버전이 방송되면서 만화책 역시 동명 제목으로 출간된 것으로 기억한다. FILM 2.0 299호를 참고하시길...)

 

몇 년 후 TV에서 하는 '비트'를 보았고 김희선과 김민종이 연기를 했던 '미스터 Q'를 드라마로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허영만의 만화는 앞으로도 TV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미 '식객'같은 경우는 촬영중이다.

 

 

나는 화투를 모른다.

그러니 이 작품을 이해 못할 수 밖에...

단지 화투에 대해서 아는 것은 비슷한 그림끼리 맞추어 점수를 낸다는 오락이라는 것 정도가 고작이다. 그것도 누군가가 알려줘서 알았지만 여전히 나는 화투(고스톱)을 할 줄 모른다.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은 명절 시즌이다.

명절이면 모두 모여 앉아 고스톱을 친다.

초상난 집에서도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고스톱을 친다.

우리나라의 고스톱문화는 그래서 그런지 그렇게 낮선 문화는 아니다.

 

허영만은 이전에 이미 '48+1'이란 작품을 내 걸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었지만 쫄딱 망하였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다르다.

허영만과 환상의 콤비로 알려진 김세영과 같이 만든 이 작품은 도박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고 최동훈 감독은 이 작품을 1990년대에 상황에 맞게 설정을 하였다.

(원작은 1부 '지리산 작두'로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한다.)

 

 

사실 용어라던가 기타 단어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은 이해가 되었다. 그러면서 영화의 러닝타임은 순식간에 2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왕년의 타짜인 평경장과 말로 화투치는 자칭 타짜(?!) 광렬, 그리고 이들에게 호의도 배풀면서 음모를 꾸미고 있는 이중적인 여인 정 마담까지...

영화 속 케릭터는 하나하나가 강렬했고 실감나게 연출되었다.

 

타짜의 10개명을 자막에 삽입하거나 전국을 돌면서 도박판을 벌이는 등의 장면은 이 영화에 큰 재미를 부여하게 만든다. 이 영화의 원작자인 허영만과 허영만의 둘도 없는 친구인 산악인 박영석의 카메오 출연을 보는 것도 매우 인상적이다.('라디오 스타'에서 이준익 감독 찾는 것 만큼이나 말이다.)

 

영화를 보면 홍콩 르와르 영화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홍콩 영화는 트럼프 카드이고 우리는 화투패이다.

그게 다른점이라면 다른점이지만 그렇다고 멋(이른바 '뽀대')이 안나는 것도 아니다.

조승우가 잘생겨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원작을 잘 주무른 최동훈 감독의 실력도 무시할 수 없는 점 중의 하나이다.

 

 

최동훈 감독의 연출력은 그의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에서 보여준 바가 있으며 백윤식은 이미 이 때부터 '선생 전문 배우'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하였다.

('싸움의 기술', '천하장사 마돈나', 그리고 지금 '타짜'까지...)

 

'범죄의 재구성'에서 구로동 샤론스톤 염정아가 팜므파탈 이미지로 날렸다면 이번에는 김혜수이다.

사실 김혜수의 이미지 변신은 '얼굴없는 미녀'부터 시작되었고 '분홍신'에서는 절정에 다다르렀다.

그러나 관객동원은 실패하였다.

여전히 사람들에게서 김혜수는 그냥 '글래머 여배우'라는 수식어만 남았을 뿐이다.

그녀는 달라지고 있었고 자신의 무기(?)인 몸매와 화려한 의상을 적절히 이용하여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사업가에게 접근하여 아양을 떠는 장면은 이중적인 정 마담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이었고 이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조승우는 말이 필요없는 배우라 넘어가기로 하고, 의외의 인물이라면 유해진이었다.

유해진은 너무 조연연기, 감초 케릭터 이미지가 강한 배우라 주연으로의 성공여부를 생각하기란 쉽지 않았다.

감초 전문 배우였던 이문식이 '공필두'와 '플라이 데디'를 들고 나왔지만 처참하게 무너진 것을 생각하면 유해진은 연기력은 뛰어나고 작품의 흥을 복돋아 주기는 하지만 주연으로의 가능성으로는 의문이었는데 비록 홀로 주연은 아니지만 그가 보여주었던 감초 코믹연기를 적절히 보여주면서 그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하는데는 성공한 것 같다. 그러나 앞에도 이야기했듯이 단독 주연으로는 많는 과제가 보인다.

 

 

앞에도 최동훈 감독 이야기를 했지만 그의 연출력은 나무랄 것이 없다.

하지만 '범죄의 재구성'이나 '타짜'에서의 화면 분할 방식의 촬영이나 자동차가 뒤집혀지는 사고 장면에서는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같은것 자주 또 보여주면 관객은 지겨워할 것이다.)

감독이라면 욕을 먹더라도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최동훈 감독은 분명 노력하는 감독이고 생각이 많은 감독이지만 더 많은 아이디어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아본다.

 

또한 이 작품이 19세 관람가이다보니 19세 답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 사기로 돈을 따는 가짜 타짜들은 그들의 밥줄인 손으로 피를 보게 되는 것인데 나는 갑자기 영화 '넘버 3'의 그 대사가 떠올랐다.

"재떨이로 흥한자 재떨이로 망한다..."

그만큼 도박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감독의 의도는 좋았는데 팔이 나가고 손을 자르려는 장면은 그렇게 보기 좋은 장면이 아니었다.

정말로 이 작품이 15세 관람가가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타짜'의 자문이자 실제 모델로 알려진 장병윤 씨는 오마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에 이런 말을 남겼다. 이 말은 마치 요즘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도박에 빠진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참 씁쓸하다.

 

 

도박에 빠져드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사회분위기도 문제라예. 150억, 200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료보험비를 안내더라고예. 이게 말이 됩니꺼. 또 우리나라 주택보급율이 105%라고 그래예. 그럼 5%가 남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안그렇잖아예. 한 사람이 수십채씩 갖고 있는데 어떻게 갖고 있겠어예. 법 하는 놈들이 즈그들이 많이 갖고 있도록 법을 만드니까….

내가 환경미화원을 하든, 식당 주방장을 하든, 미장원을 하든, 집 한 채 정도를 가질 수 있다면 이렇게 사람들이 도박에 안 빠질거라예. 그런데 그렇게 살 수 없게 돼 있다고예. 게다가 곳곳에 도박장이 있으니까, 정신을 차리고 살 수 없게 만들어져 있어예…. 나라 운영하는 사람들이 잘해주면 자연히 도박을 안하게 될 텐데
...

 

 

 

얼마전 한 네티즌이 이 작품 몇 번만 보면 '타짜'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하지만 오히려 이 영화 몇 번 보면 도박하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오히려 고니처럼 타짜가 되려다가 폐가망신 당하기 쉽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영화는 도박을 권하지 않는다. 이 사회가 도박을 권한다면 모를까?

 

스크린 경마, 바다 이야기, 로또...

우리는 이상한 도박 공화국에 살고 있었다.

 

PS.  이 영화의 영문 원재는 'War of Flower'...

그러니깐 '꽃들의 전쟁'이다... 영화에서 정 마담은 '화투'라는 단어 한 글자, 한 글자를 보면 참 아름다운 뜻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뜻과 다르게 우리가 접하고 있는 화투는 무서운 전염병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