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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비밀]미스테리보다 오락! 오락에 충실한 영화!

송씨네 2011. 2. 2. 14:12




명절영화의 미덕은 무엇일까요?

사실 별것 없죠. 재미있으면 장땡이라는 겁니다.

그렇기 위해 하는 방식은 둘 중 하나입니다. 액션으로 중무장하거나 코미디로 웃기던가 말이죠.

그런점에서 코믹 액션은 두 가지 맛의 음식을 맛보는 것과 같지만 잘못 요리하면 이것도 아닌, 저걱도 아닌 정말 맛없는 요리가 되지요.

사극의 느낌과 액션, 그리고 코미디가 만난 작품이 있습니다.

예능 PD 김석윤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입니다. 



조선시대... 나라가 힘든 마당에 사리사욕이 있는 일부 관료들은 백성들의 세금을 자신들의 마음대로 흥청망청 사용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임금은 암행감찰단을 파견하여 이들 고을의 관료들을 처벌하고 이들의 행태를 알아보기에 이르지요.

명탐정이라고 불리우는 남자가 있습니다. 이 사내는 어느 날 한 관료의 의문의 죽음을 알게되고 그 배우에 고을의 사또에게 있음을 알게되지요.

그러나 다음날 감옥에서 사또가 죽음을 당하면서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남게 됩니다.

사고뭉치 탐정은 탈옥과 도주로 인해 임금에게 다른 고을로 파견 근무를 보내게 됩니다. 

따로 부를때까지는 푹 쉬라는 것이죠. 마침 이곳에는 한 열녀가 세상을 떠난 사건이 발생되었거든요.

그 사건을 알아보러 파견을 간 것이죠. 충직한 부하(!) 개장수를 이끌고 말이지요.

그런데 이 열녀가 세상을 떠나고 웬지모를 의문 투성입니다.

황폐한 땅을 가꾸는데 도움을 주었던 그 열녀(아씨)가 세상을 뜨고 한객주라는 양반이 노비와 그 땅의 경작 부분을 맡았는데 착실했고 노비들을 챙겨준 그 아씨와는 정반대였거든요.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그 한객주라고 불리우는 사람은 다름아닌 여자였기 때문이죠.

사망한 관료들에게 발견된 긴 바늘침과 의문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씨, 그리고 천주교인 관련 문서... 

도대체 과연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허당 명탐정과 개장수는 두 개 같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언론에서는 본격적인 탐정영화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것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으로 말이죠.

사실 그 이전에도 박대민 감독의 '그림자 살인'도 있었기에 그 말은 틀린 말이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림자 살인'은 개화기 조선시대의 이야기이기고 '조선명탐정'은 그보다 더 오래된 상황의 이야기이기에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렇다고요.

그러나 이 영화는 분명 주목할 것이 오락적인 면과 사극의 장점을 잘 활용한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유행어를 사용하되 개그맨들의 유행어가 아닌 조선시대에도 사용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유행어를 적절히 사용했더라는 것입니다. 몸개그와 말장난이 적절히 섞이고 거기에 액션까지 들어가면서 근사한 오락영화가 된 것이죠.



이 영화는 액션 영화이자 코미디영화이며, 사극입니다. 그리고 미스테리 형식도 띄고 있지요.

코미디와 액션, 사극면에서는 분명 이 영화는 합격점이지만 미스테리 구조에서는 허술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당히 아쉬운 점이죠. 아씨의 모습을 뒷통수만 보여주지만 눈치가 빠른 관객이라면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몇 분뒤에 알게 되는 경우이며 길다란 장침을 찌른 의문의 주인공이 밝혀지는 부분은 놀랍긴 했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은 어떻게 보면 논리적이지는 못하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아까도 말씀드렸죠? 재미있으면 장땡이라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분명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가 맞다니깐요.


그런점에서는 김석윤 감독의 공이 큽니다.

아시다시피 김석윤 감독은 KBS의 대표적인 예능 PD입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비롯한 음악프로그램도 맡았고, '올드 미스 다이어리' 같은 시트콤에서 연출을 맡았죠. 어쩌면 그런점이 그가 영화 PD를 맡는데 있어서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지니고 있는 것인데 극적인 작품들의 연출 경험이 없다는 부분은 마이너스일지도 몰라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의 노하우는 그 어떤 PD보다, 감독보다도 높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오락적인 부분을 상당히 강조한 것도 아무래도 오락 프로그램을 만든 PD로써는 상당한 장점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죠.


김석윤 감독은 김조광수 대표(청년필름)와 '올드미스 다이어리' 극장판 이후 두 번째 작업을 하게되는데요.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극장판은 당시 작품성은 괜찮았지만 교차상영으로 인해 많은 관객들이 보지 못했고 김조광수 대표는 이 점에 대해 분노와 더불어 안타까움을 나타냈지요.

하지만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올 설연휴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으니깐요.






출연진도 대단했지요.

사실 김명민 씨가 허당 명탐정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도 못했고 아무래도 그에게 우리는 '불멸의 이순신'이나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의 배역들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그가 코미디 영화가 가능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지요. 하지만 김명민 씨는 어느 옷을 입혀도 절해 어색하지 않은 그런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상황에 맞게 연기변신을 하는 흔치 않은 배우일테니깐요.

그러나 의외로 고생한 사람은 한지민 씨와 오달수 씨가 아닐가 생각되네요.

이 두 분은 영화 끝머리에 상당한 반전을 안겨주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단순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뿐만 아니라 관객을 놀라게 만드는 그런 인물들이라는 것이죠. 사실 정말로 놀란 것은 한지민 씨의 육감적인 몸매였지요. 그녀는 각기 다른 성격의 모습을 한 영화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임무를 받아는데요. 온화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보여준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카메오로 등장한 남성진 씨의 경우는 아시다시피 복길이(전원일기) 김지영 씨의 남편으로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출연진의 남편이라는 점이 카메오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어지고요.

김석윤 감독이 가장 아낄 것 같은 배우라고 생각되어지는 우현 씨도 카메오로 등장하여 이 영화를 빛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단순한 카메오가 아니라는 것이죠.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라는 겁니다.




이 영화는 겉으로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산 정약용이 탐정이 되었을 경우를 가상으로 한 작품입니다. 후반부에 기중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더구나 이 작품의 원작은 김탁환 작가의 '열녀문의 비밀'을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홍보과정에서 '정조비사'라는 책을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럴리는 없겠지만 영화흥행이 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로 영화의 인지도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네요.




이번 영화의 흥행성공으로 청년필름 쪽 분위기는 좋은 편인 것 같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청년필름의 경우 인디영화와 상업영화를 고루 제작하는 흔치 않은 영화사라는 점에서 이번 영화의 성공은 상당히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김조광수 대표님, 앞으로도 좋은 상업영화 & 저예산영화 많이 만들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