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리뷰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상류층이 모여 있는 동네...
크리스는 과거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대충 그럭저럭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었던(?) 테니스 선수이다.
하지만 이 삶도 너무 지겹고 괴로웠던지라 그는 이 곳으로 왔다.
그는 이들 귀족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칠 강사이다.
어느 날 톰 휴잇이라는 부잣집 아들을 만나게 된다.
톰을 가르치던 크리스에게 톰은 자신의 가족을 소개시킬 기회를 준다.
그리고 오페라 관람까지...
톰의 여동생 클로에를 만나고 클로에는 크리스에게 사랑을 느낀다.
또 톰의 약혼녀인 노라도 만나게 되는데 노라에게서 거부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톰의 집안은 무명 배우인데다가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노라와의 결혼을 반대한다.
톰은 노라를 결국 잊기로 하고 결혼을 하게 되는데 크리스는 반대로 노라에 애정을 갖기 시작한다.
클로에와 결혼한 크리스는 강사직을 그만두고 톰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무역회사에 높은 직급으로 취직을 하게된다.
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노라 뿐...
클로에와는 점점 멀어지고 노라와는 점점 가까워지는 크리스...
클로에는 아이를 낳지 못해 고전분투하는 반면 노라는 크리스의 아이까지 낳겠노라고 위협을 하는데...
이 위험한 사랑... 언제까지 계속 될려나?
필자는 우디엘런의 영화를 여태까지 한 편도 보지 못했다.
한 편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그의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영화를 보는지라 조금 불편하기도 했고 반대로 공정한 상태에서 그의 영화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기도 했다.
영화는 처음과 끝 모두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
우리에게는 드라마 '청춘의 덫'을 비롯한 많은 드라마와 영화 CF에 삽입되면서 많이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지이직~' 거리는 오래된 레코드 판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이 노래는 크리스가 괴로울 때마다 수시로 흘러나와 크리스의 테마 역활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우디엘런의 과거 영화는 웃음이 대부분이요, 뉴욕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뉴욕도 버리고, 웃음을 버리고 진지함으로 돌아간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을 것이다. 우디엘런도 나이가 들면서 이제 '거장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불리워지고 싶었던 것일까?
엄청나게 심각하고 엄청나게 살벌하게 영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필자는 특이한 징크스가 있는데 이른바 '거장 감독'이라고 불리우는 감독들의 영화는 보다가 살작 졸아버리기도 한다. 물론 그 영화들이 지루하다기 보다는 전날 피로가 쌓인 것이 겹친것도 원인이기도 하지만 지루함도 어찌보면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
스텐리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 왕가위의 '화양연화', 빈 벤더스의 '브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알란파커의 '고스포드 파크'까지...
필자는 우디엘런에게는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영화를 초반에 보다가 좀 졸았다.
그렇다고 그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가 '이 영화는 형편없게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초반 크리스, 클로에, 노라의 삼각관계는 좀 지루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노라의 임신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은 대역전을 하고 만다.
더이상 위험한 불륜, 위험한 양다리를 걸칠 수 없는 크리스는 극단의 조치를 취하고 만다.
바로 노라를 살해하고 이 것을 강도의 소행으로 위장하는 것이었다.
이 때 부터 사태는 긴박하게 돌아가게 되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우선 노라가 사는 아파트의 이웃집 노파부터 살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노라가 살해된다.
경찰은 크리스를 어느정도 수사선상에 올리지만 자신의 불륜만 고백하고 정작 사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크리스에게 나타난 노라와 이웃집 노파의 환영(유령)은 당신은 완전범죄에 실패했다고 이야기한다. 더구나 크리스가 강도로 위장하기 위해 일부러 훔쳤던 약병과 폐물을 던지는 장면에서 크리스의 실수를 보여주면서 이 영화는 크리스가 곧 잡히게 될 것이라는 암시를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감독이 우디엘런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호락호락 순순히 줄거리가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우디엘런 식의 앤딩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을테니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얼마전 개봉한 '달콤 살벌한 연인'과 이 영화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 똑같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의 미나가 작품을 이 작품을 이해하지도 못하는데다가 더구나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외국으로 도피생활을 하게 된 것이 그것이라면 '매치 포인트'에서 크리스가 읽고 있는 '죄와 벌'은 크리스 자신을 정당화 시키려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물론 여기까지가 공통점이다.
크리스는 그러나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시키지만 '달콤 살벌한 연인'의 미나만큼은 강심장은 되지 못한다.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는 것이다. 무표정으로 일관하고는 있지만 사실은 자신이 저지른 죄가 무서웠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환영을 볼 일이 없지 않겠는가?
어떻게 보면 여기서 우디엘런식 개똥철학이 등장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살인을 정당화 시키는 자의 악날한 모습을 우리는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우디엘런의 달라진 모습외에도 스칼렛 요한슨의 달라진 모습도 볼 수 있다.
기존의 청순한 모습에서 팜프파탈의 이미지로 180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에 유난히 집착하는 광끼어린 모습도 볼 수 있고 예전의 스칼렛 요한슨의 모습보다 더 도발적이고 섹시하게 다가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벨벳 골드마인'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조나단 리스 메이어스가 연기한 크리스도 인상적인 역활이다. 사실 그가 진짜 주인공인데 스칼렛 요한슨에게 눈이 더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하지만 글램 락의 황제에서 사랑에 목숨거는 한 남성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한 그의 모습도 앞으로 주목해야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거장 감독의 영화는 하나 같이 어렵다.
우디엘런이 과거 코믹함을 버리고 심각하게 가겠다는 것을 필자는 말리지 않겠지만 솔직히 필자는 매우 두렵다.
이러다가 우디엘런 영화 보다가 깊은 잠에 빠지는게 아닐런가 하는 생각이 말이다.
그냥 늘 하던대로 본인의 스타일을 유지해주었으면 한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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