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SNS로 푸는 세상일기

'은밀하게 위대하게' 논란... 이상한 팬덤, 이상한 상영관수, 이상한 논쟁들!

송씨네 2013. 6. 7. 21:29

 

이번주부터 새로 신설된 코너는 제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떠들었던 내용 중에 정리가 필요하거나 추가적으로 이야기가 필요한 글에 대해 여러분과 같이 의견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이 글에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그 빈칸에 알맞는 내용의 이야기를 해주시면 되니깐요.

 

오늘은 그 첫번째 이야기로 최근 개봉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대한 이상한 논쟁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선 제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썼던 글입니다.

 

 

 

 

 

 

 

 

빨리자려 했는데 야밤에 재밋는 얘기가 나와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원작과 김수현 씨 효과를 노린 극장주의 꼼수에 우리가 그대로 먹히고 있는 것이지만 반대로 같은 아이돌을 활용한 '뜨거운 안녕'은 예매율에는 아이돌도 예외없음을 보여주네요. 적어도 CJ 계열사가 롯데를 무시하고 반대로 롯데 계열사가 CJ를 무시하던 찌질한 전쟁은 이제는 하지 않습니다. 영화 '홀리데이' 배급사건처럼 말이죠.

 

문제는 극장은 돈을 벌어야하기에 일단 수익이 안되는 것은 까야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적당히 해야죠. 문
제는 작은 영화나 개봉 1주차 영화에 대한 배려가 극장업계에서는 전혀없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한 달 정도는 봐줘야하는데 1주일만에 개봉관이 줄어드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들 영화는 메이저 배급사와 극장주를 욕하는 것이고요.
잘되는 영화가 계속 개봉되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게 정상이지만 적어도 작은영화와 큰영화가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만들어야하는 것은 멀티플랙스의 몫이라고 봅니다. 다양성전용관이 생색내기로 끝나지 않듯 다양한 영화가 비슷한 기간에 여유있게 상영되어야 하는 것이죠.

 

조기종영되는 영화중에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들도 있고 반대로 제가 싫어하는 스타일의 영화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취향과 예매율로 종영되어야 할 이유는 없죠. 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이들도 있지만 비율은 알 수 없는 거죠. 잠재적 관객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극장주가 기다려줘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큰영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 중 의외의 분들이 계시죠. 김기덕 감독은 단골이시고 '사이보그 그녀'의 곽재용 감독, '올드미스 다이어리' 극장판 제작한 김조광수 대표도 울분을 토하기도 했지요. 이건 배급사의 문제도 크지만 조절 못하는 극장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2013/06/07 AM 01:33 페이스북-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예매율은 그야말로 경의롭다는 단어가 절로 나옵니다.

현충일에 편안하게 쉬면서 멀티플렉스 3사의 예매율을 봤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기 때문이죠.

 

70.9
69.9
58.5

 

이 숫자는 현충일인 6/6 오후 1시 기준의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예매율입니다.
어느 영화평론가는 조조 매진을 오랜만에 보셨다고도 하죠.
롯데, 메가박스, CGV 순의 예매율이 이렇습니다. 한국영화 가록도 갈아치울듯.

 

-2013/06/06 PM 01:14 트위터-

 

 

실제로도 이 예매율은 계속 깨지고 있습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순으로 본 6월 7일 오후 9시가 넘어가는 시점의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상영관이 너무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낸 분도 있고 심기가 불편한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 제 페이스북에서 이야기드렸듯이 이는 극장도 먹고 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불가피한 경우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경우입니다.

근데 정말 문제는 특정 영화가 독식하는 사태는 헐리웃 영화이건, 한국 영화이건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이 때가 대목이라는 것이죠.

 

 

 

 

거기에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바로 일부 팬들에게서 보여지는 잘못된 팬덤 문화입니다.

아이돌을 좋아하고 그 사람을 위해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저도 그들의 문화를 이해합니다.

SNS에 JYJ나 인피니트 팬분들에 대해 긍정적인 글을 쓴 덕분에 이 분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팔로우를 해주셨고 덕분에 이 분들 중에는 일부 팬분들과 친하게 지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과격한 팬덤에 대해서는 당해낼 자가 없다는 것이죠.

 

 

얼마전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제 리뷰에도 남겼지만 일부 팬들이 시사회 때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무대인사가 끝나자 우르르 사라지는 광경에 대해 유감을 나타낸 적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 SNS에서도 다시한번 이야기드린 적이 있고요.

 

누구의 팬들이라고 말하긴 힘들겠지만...
모 영화의 시사회...
팬층이 많은 배우의 영화여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그 날은 무대인사도 있었지요.
근데 무대인사가 끝나자마자 우르르 빠져나가는 사람들...
영화 보러온게 아니라 배우보러 온건가요?

일부 팬덤 문화 중에 좀 병신같은 것이 뭐냐면 자신이 속한 팀(가수나 배우, 솔로도 되고 그룹도 되죠)의 무대가 끝나면 우르르 빠져나간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경쟁팀의 보이콧 의미도 있지만 상당히 저질 플레이 중의 하나이죠.
이건 아니라고 봐요!

시간내서 영화시사나 공연장에 옵니다.
돈내고 보시는 분들도 있고 초대장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모두 귀한 분들이죠.
하지만 일부 팬들의 이기심이 많은 분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봅니다.
제 트친, 페친분들 중에 아이돌 팬이 많은데 생각해 주셨으면...

 

 

 

-2013/06/04 AM 01:07 페이스북- 

 

문제는 이런 팬덤이 이런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자신의 배우가 나온 영화의 평이 좋지 않다면 그 평론가의 블로그로 들어가서라도 욕이나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면서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재미있게 봤지만 사실 평론이라는게 항상 같은 생각을 갖는 분들만 있는 것이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비판하고 비하하고 비난한다면 문제가 있지요.

적어도 내 생각과 다르다면 왜 다른지라는 논리적인 의견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이런게 없다는 것이죠.

 

 

과거 이런 광고가 있었죠.

'왜 그렇게 사냐구? 그냥!'

어쩌면 당시에는 허무개그가 유행하던 시절이었는지 몰라도 세상을 왜 복잡하게 사냐는 이야기의 광고나 개그가 유행을 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런 허무주의를 지금같은 스마트시대에 써먹겠다는 생각 자체가 웃기다고 봅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이상한 팬덤의 충돌 현상은 과거 심형래 감독의 <디 워> 사건의 재연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 진중권 씨를 비롯한 평론가들이 많이 수모를 당했던 적이 있었는데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일부 삐뚤어진 팬덤에 대한 문제는 이 <디 워> 사건을 다시 떠오르게 만든다는 것이죠. 적어도 제 리뷰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논리적으로 좋았던 이유를 섰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대로 별로인 사람들은 이것에 대해 아마 논리적으로 그 이유를 썼을 것이 분명한데 이들 <디 워>가 별로라고 한 평론가나 개인 등의 집단을 공격함에 있어서도 왜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밝히지 않고 무조건 '왜 <디 워>를 이유없이 비난하냐?'라고 비판하고 비난합니다. 그런데 아까도 이야기 했듯 <디 워>에 대해 이야기햇던 분들은 적절한 이유로 그 영화가 싫은 이유를 분명 밝힌 분들입니다. 오히려 왜 싫어하냐고 발끈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진중권 씨를 비롯한 분들을 공격했던 것이죠. 지금의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내가 좋아하는 배우라서 좋은거다... 끝!' 이게 이유입니다.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라도 그 영화가 좋은 이유와 싫은 이유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봅니다. 마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듯이 말이죠.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는 이런 것이 없습니다. 그냥 좋은 거죠. 좋기에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전에도 '일베'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드렸지만 일베의 탄생 원인이 바로 이 이유없는 '그냥!'이 주된 원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확인된 바는 없지만 일베의 가입자들의 대부분이 의외로 10대에서 20대의 젊은 층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은 그 정치관과 가치관이 너무 오랫동안 틀에 박혀서 그것을 빼내는 것이 어렵지만 젊은 층은 얼마든지 그 가치관이 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점에서 일베에서 나오는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이나 정치 혹은 여성비하. 특정인에 대한 비하가 아무생각 없이 나오는 것도 '그냥 그게 이유이고 별 의미가 없는 거니깐 상관마!'라는 식의 행위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모 아이돌 여가수가 '민주화'라는 단어를 잘 못 사용하여 욕을 먹은 것처럼 가치관이나 의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그냥'의 허무주의가 '일베'를 만들고 이유없이 특정 영화를 옹호하거나 혹은 깎아내리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보통 특정영화의 논란은 수십개의 이유 중의 하나인 경우가 많지만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경우는 재미있게도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이성을 잃은 일부 팬들의 어긋난 팬덤문화의 합작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겁니다. 그냥 눈을 가린다는 생각으로 팬심과 상관없이 그 영화를 보는 것입니다. 앞에 이야기한 블라인드 테스트 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한 영화 웹진이 있는데요. 이 곳을 만든 분도 한 여배우의 팬으로 출발한 경우였는데 지금은 많은 이들이 알아주는 영화 전문 웹진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분의 생각이 현명했던 이유는 그 배우가 출연한 영화라도 그 영화가 별로라면 과감없이 비판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제가 봤을 때는 분명 좋은 영화지만 앞에도 이야기드렸듯이 좋은 사람도 있고 싫은 사람도 있고 호불호는 분명 갈린다고 봅니다.

하지만 적어도 다양한 영화를 위해 극장은 독과점의 문제에서 벗어나서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하며 팬들은 건전한 팬덤문화를 정착해서 그 배우와 그 가수를 올바르게 사랑하고 응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개봉과 관련된 현상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