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송씨네 2005. 9. 16. 06:44
리 윙카...
그는 괴짜 발명가이자 초콜릿을 비롯한 과자를 개발하는 윙카 초콜릿의 공장장이다.
기발한 초콜릿, 기발한 사탕을 개발하여 돈방석에 올랐지만 시기하는 상대편 제과 업체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스파이가 동원되어 물의를 일으키자 결국에는 윙카의 공장은 당분간 문을 닫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몇 년...
꾸준히 윙카 초콜릿은 만들어지고 있었고 전세계 수많은 어린이들은 이 초콜릿을 사먹고 있다.
찰리라는 소년이 있다.
그의 집은 정말 찢어지고, 갈라지고, 비틀어지게 가난하여 정말로 다 쓰러지기 일부직전(피사의 사탑이 친구먹자고 해도 별 문제가 없을 정도이니깐...)의 집에서 부모님과 친할아버지, 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등 엄청난 대가족을 이끌며 살고 있다.
아버지가 일하던 치약공장이 뜻밖의 횡제로 로봇기계가 도입되면서 그는 한 순간 실업자가 되고..
매일 먹는 것은 영양가는 높지만 계속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양배추 스프였다.
찰리의 생일에만 오직 먹을 수 있는 윙카 초콜릿...
어느 날 윙카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하는데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일명 '금딱지를 찾아라!'...
금색 카드 5장을 초콜릿에 숨겨두고 이것을 찾아낸 이들에게 윙카의 공장 견학기회를 주기로 한 것!
식신 걸린 사람처럼 과자에 환장한 뚱보 소년 아우스투스, 부잣집에 살아서 뭐든지 돈으로 해결하는 소녀 버루카 , 껌이나 씹으면서 자신의 싸가지를 만천하에 알리는 소녀 바이올렛, 그리고 TV 중독자이자 마니아인 소년 마이크...
그리고 마지막 우리의 주인공 찰리까지...
웰컴 투 동막골이 아닌 웰컴 윙카 펙토리...
과연 이 곳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팀 버튼의 영화는 항상 동화같다.
심지어 '배트맨'의 고담 시티도 아름답게 만드는 감독도 팀 버튼 밖에 없는 듯 싶다.
억지도 있을지 몰라도 그래도 아름답고, 심지어 잔인한 내용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팀 버튼이다.
거기에 우리의 조니 뎁 역시 이번에도 팀 버튼과 함께 하였다.
 
이 영화에서는 뭔가 닮은 듯 닮지 않은 듯한 느낌을 주는 장면과 케릭터가 많다.
윙카가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거대한 이 공장...
뭔가 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영화 '가위손'에서 에드우드가 혼자 살고 있는 음침한 성과도 어느 순간 그렇게 닮아있다.
거기에 윙카의 모습은 누구랑 좀 닮았다.
씨네 21의 김현정 기자는 이 윙카의 모습을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젝슨에 비유한다.
떡칠에 가까운 화장이며 생긴외모를 모면 거의 마이클 젝슨이다.
거기에 이들 윙카 공장에서 첫대면을 하게 되는 인형들과 윙카 테마송이 나오는 그 것들...
젝슨의 네버랜드도 떠오른다.
또한 다섯명의 어린이 중 바이올렛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사람...
팀 버튼의 전작 '화상침공'의 여자로 변장한 외계인과도 흡사한 헤어스타일이며 모습...
거기에 '화성침공'이나 이 작품이나 모두 공교롭게 껌을 잘근잘근 씹어대고 있다.
이처럼 닮은 듯 안 닮은 듯 자신의 작품을 따온듯한 느낌도 들고 이는 의도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비유같다는 느낌도 든다.
 
영화에서는 버릇없는 어린이들 한 명 한 명 응징아닌 응징을 받을 때 마다 움파룸파 원주민들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든다. 거기다 이들의 죄목을 하나하나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우선 어색했다는 느낌이 첫번째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장면이 영화를 보는 또다른 재미꺼리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죄목을 노래로 만들기에는 좀 뭔가 어설펐다는 느낌...
그거는 원작이나 리메이크 작이나 모두 해결해할 방안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 영화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작가 로랄드 달의 작품이 원작이며 이미 1971년에 '초콜릿 천국'이란 이름으로 영화로 만들어졌다. 어렴풋이 나 역시도 이 작품을 본 기억이 나지만 무척이나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기억나는 것 한가지...
뚱보 소년이 자기 욕심을 못이기고 결국 초콜릿 강에 빠지고 그 댓가는 바로 거대한 흡입기에 빨려나가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는데 팀 버튼의 이 리메이크 작 역시 이 장면을 비롯한 대부분의 장면은 원작과 오리지날 영화를 최대한 살리는데 노력했다.
하지만 소설에도 영화에도 없던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윙카의 어린시절이야기다.
원작을 살리면서 왜 윙카는 어린 아이처럼 그렇게 심술궂은 모습이었나 그 이유를 친절하게 설명하였다.
아버지는 치과 의사였고 어린 윙카는 단 것을 좋아하는 보통 소년들 중 한 명...
얼굴에 치아 교정기를 달고서도 결국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였다.
 
영화는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물론 전래동화에 나올 법한 권선징악에 대한 교훈도 빼먹지 않는다.
윙카는 영화 내내 '부모'의 '부'자 이후 발음을 못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가족 혹은 부모를 인정하지 않는 윙카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영화는 해피 엔딩에 도달하고 윙카와 찰리의 합의는 매우 아름다운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우리는 영화속에서 가족이라는 개념을 너무 어렵게 이야기한다.
혹은 유치하게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인다.
재미와 감동의 두마리 토끼로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지만 어쨌든간에 팀 버튼은 했다.
아니, 해냈다고 봐야지...
 
현대적 이야기를 자유자제로 넘나드는 팀 버튼과 그의 동반자 조니 뎁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