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가 있다.
북조선인민공화국 혹은 북한...
TV에서는 북핵문제나 김정일의 정권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극심한 식량란 이야기로 그들의 삶은
매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영국 다큐맨터리 감독 대니얼 고든은 이 어렵고 난감한 북한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로
맘먹는다.
이제 곧 있으면 전승기념일이 다가온다.
여기 두 명의 소녀가 있다.
한명은 13살의 박현순, 또 한명은 11살의 김송연...
이들은 친남매처럼 지내는 선후배 사이이자 앞으로 다가올 전승기념일을 위해 마스게임을 준비할
친구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공을 굴리고 하는 등의 고난위도 마스게임에 투입되며 현순은 김정일 장군 앞에서 세번씩이나
마스게임을 했던 베테랑이지만 결코 베테랑도 실전에 투입전 선발전에 나가기 위해 긴장하고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 들은 오직 장군님의 가까이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뽐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들도 똑같은 10대들이다.
그들도 연습하다가 지루하면 땡땡이도 치며 공부하라는 잔소리에 매번 시달리는 어찌보면 남한 청소년과도
다름없다.
지루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그들도 주말에 휴식을 취하며 김일성 생일이 다가오면 가족들과 협동농장으로
나들이도 간다.
가깝고도 먼 북한...
그들은 무엇을 향해가고 있는 것일까?
우선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나라 감독이 이 영화를 찍으려고 카메라를 북한 측에
들이댔다면...?
아마 십중팔구 카메라 회수에 필름도 온전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정도로 촬영이 어려운 것이 북한의 현실인 점을 가만하면 대니얼 고든이
가지고 온 두 작품 '천리마 축구단'과 '어떤 나라'는 그런 점에서 신선한 충격이다.
감독 나레이션으로 영화가 이루어지는 이 작품은 북한의 대표적 도시 평양에 사는
평범한 두 명의 소녀를 가지고 이야기를 끌고 있다. 물론 이들 가족들의 일상도 비춰진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들은 자유에 억압받는 것도 아니며 그렇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아니다. 물론 극심한 식량란이나 전력란은 영화속에서 곳곳이 비춰준다.
김정일이나 김일성 생일에는 배급량이 평소보다 많은 편이고 평소는 일인당 달걀 5개가
전부이며 닭 한마리도 그리 쉽게 얻어지는 배급 품목도 아니다. 평일 밤에 정전은 늘상 있는 일이라서 이제는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
이런 북한의 생각보다 개방적인 모습과 활발한 모습은 이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는
충격적이지 않았나 싶다. 생각보다 예술영화라는 핸디캡을 갖고 있어서 하이퍼텍 나다에는 사람이 그렇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후 4:40
상영작과 6시 상영작은 전회 매진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북한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매우 위험하다.
대니얼 고든의 나레이션만 듣고 있으면 일방적인 북을 옹호하는 것 뭐냥
들린다.
물론 이들의 모습은 조작이 없었으며 아무도 이들을 터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작품이 북에서도 상영됨을 의식해서일까?
대니얼 고든은 나는 북한을 옹호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지만 영화의 어느 한 장면에도
어두운 구석을 찾아볼 수가 없다. 너무 밝은 면만 보여주니 이 장면 모두가 진짜인것 처럼 보인다.
정작 북의 빈민층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 언급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유쾌한 것은 우리가 생각했던 북한에 대한 오해가 어느정도 풀렸다는 점이
아닌가 싶다.
아참, 이들의 마스게임은 성공적이었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또한 김정일이 이들에게 모습을 보였는가라는 의문인데...
분명한 것은 전승기념일 행사기간 동안 김정일 장군은 한번도 자리를 함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이제 정말 거의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 남과 북이 화해를 할 날이
가까오고 있음은 다행이지만 이런 모습이 언제까지 보여질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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