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굿 나잇, 앤 굿 럭-진실은 승리한다... 단, 과거에는 그랬었다!

송씨네 2006. 3. 12. 00:37

 

※이 리뷰는 시사회 관람때 본 영화를 바탕으로 쓴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으니 주의바랍니다.

 

 

 

 

 

 

1950년대 미국의 CBS...

한 남자가 연설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를 승리자라고 이야기하고 훌륭한 뉴스맨이라고 이야기한다.

CBS에는 'SEE IT NOW'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그리고  'SEE IT NOW'에는 에드워드 R. 머로가 있었던 것이다.

1935년부터 1961년까지 사랑받아온 시사프로그램 'SEE IT NOW'...

당시 상원의원 메카시는 공산주의자들(이른바 빨갱이...)를 색출하기 위해 애꿏은 시민과 평범한 사람들을 궁지에 몰리는 인물이었다.

이에 발끈한 것은 머로와 이 프로그램을 지키는 스텝들이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정면승부를 거는 사람들...

과연 진정한 사실과 진실은 무엇일까?

 

 

 

인터넷으로 W(떠불유)를 세 개치고 그리고 CBS를 입력한 뒤 닷컴(.com)을 누르면 쉽게 접하는 사이트가 있다.

ABC, NBC, 그리고 CNM 만큼이나 미국에서는 무시못할 힘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 미(美) CBS...

'서바이버', 'CSI', 그리고 '60분'(60 minutes)과 같은 주옥같은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는 곳이지만 역시 그만큼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이 바로 'See It Now'였다.

흑백시대에서 TV는 여전히 중요한 메체였고 광고로 방송국이 좌지우지 되는 것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 특정광고가 끊기고 그 이슈를 제기한 사람은 옷벗을 각오를 하고 보도에 임해야 한다.

머로 역시 그랬다. 하지만 그는 비굴하게 아부나 떠는 그런 앵커는 아니었다.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고 믿었기에 그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성공해내는 기적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조지 클루니는 이런 농담을 했다고 한다.

"이제 감독상 받기는 글렀군요~!"...

'시리아나'로 남우 조연상을 받은 조지 클루니는 자신이 제작하고 감독한 영화인 바로 이 작품 '굿 나잇, 앤 굿 럭'에 애정이 남아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조지 클루니를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메디컬 TV 시리즈 'ER'에서 그냥 폼만 잡고 다니는 의사라고만 생각했었고 그가 영화를 하건 잡지에 표지로 실리건 간에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고 조지 클루니를 다시 보게 되었다.

폼만 잡고 다니는 배우가 아니었음을...

 

이 영화는 시종일관 흑백이다.

시사회에 늦게 도착한 젊은 연인들이 필자에게 이 영화가 흑백이냐고 물었을 정도로 흑백영화는 그렇게 흔치 않게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30년대부터 60년대의 사자머리를 한 듯한 금발의 여성들이며 지금보면 언발란스해 보이는 남성들의 복장과 헤어스타일... 그러나 조지 클루니는 시대에 맞게 영화를 연출해내는데 노력했다.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에드워드 R. 머로(1908∼1965)는 당시 최고의 앵커이자 리포터였고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다음날 신문지면에서 이슈화되기도 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단어가 나오는데 바로 '메카시즘'이다.

상원의원 메카시의 이른바 빨갱이 때려잡기의 모순된 정책과 비판은 후세에도 '메카시즘'이란 이름으로 혹은 '마녀사냥'이란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언론과 미디어에서도  적나라하게 등장하고 있고 마치 남의 나라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고 보수는 진보를 빨갱이라고 이야기하고 그들을 누르려고 애를 쓴다.

그러면 진보는 반대로 보수를 공격하면서 '당신들은 뭐가 잘났소!'라고 역시 비판한다.

사실 둘 다 똑같은 사람들인데 왜 색깔론이 나오고 마녀사냥이 나오겠는가?

 

그런데 그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언론이 얼마만큼 진실되고 양심적으로 뉴스를 만들고 고발을 하냐는 것이다. 머로를 보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두 명 있었으니 손석희 씨와 봉두완 씨 였다.

두 사람 모두 명 앵커였고 손석희 씨는 대학강단으로, 봉두완 씨는 여전히 파워 있는 방송인으로 사랑받고 있다.

봉두완 씨의 방송중 '봉두완이 바라본 오늘의 세계...'로 끝나는 맨트는 머로가 항상 프로그램 말미에 외치는 '굿 나잇, 앤 굿 럭'과도 일맥상통한다. 비판은 날카롭게 하되 맺음은 깨끗하게 하는 것이 방송인들의 도리인지도 모른다. 또한 손석희 씨의 날카로움 역시 머로가 가지고 있는 냉정함과 날카로움과도 일부 겹쳐져있다. 안타까운 것은 두 사람이후 진짜 뉴스맨을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용기있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물론 영화에서는 진실을 말하되 논설은 이야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진실된 보도가 뒷받침된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생각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생각이 자신이 옮다고 생각된다면 밀고나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게 옮지 않다면 욕먹을 각오는 해야한다.)

 

 

 

'굿 나잇, 앤 굿 럭'을 보면서 우리 방송계의 현실과 자꾸만 겹쳐지는 이유는 뭘까?

최근 국무총리의 골프파문과 의원의 성추행 파문을 보면서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누가 마녀사냥을 주도하고 있는가가 궁금해졌다.

영화에서 머로는 '한 주의 골든 타임인 주말저녁 사람들은 지식이나 설득보다는 오락을 즐긴다. 하지만 적어도 언론이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라도 국민들을 지식과 설득을  요구하는 프로그램들도 만들 필요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주말은 어떻지?

3월 11일 안타깝게 숨진 게그맨 故 김형곤 씨는 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맨날 밤마다 싸우고 강간하고 그런 이야기를 우리가 보고나서 잠이드는데 좀 웃고 떠들면서 잠들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이미 세상을 떠난 머로와 김형곤 씨를 보면서 웃음과 지식과 풍자를,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마음놓고 할 수 있는 때가 과연 언제 올런지 더욱 앞날이 캄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