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시리아나-미국과 아랍국가들에게 자비를 배푸소서!

송씨네 2006. 3. 24. 00:02

※이 리뷰는 시사회 관람 후 쓰는 리뷰입니다.

따라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얼굴에 수염을 잔뜩 기른 남자가 무언가 협상중이다.

폭탄으로 보이는 거대한 가방이 보이고 남자는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황급히 밖으로 나가고 있다.

꽝~!... 폭팔음과 함께 거리는 아수라장이 되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이 곳을 빠져나오는 남자..

밥 반스는 CIA 요원으로 사실은 테헤란의 무기 밀매상을 암살할 목적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미사일이 들은 가방을 빼앗기고 만다.

한편 촉망받는 워싱턴 변호사 베넷은 곧 합병하게 될 코넥스와 킬렌, 이렇게 두  석유회사의 관련문건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조사하면 조사할 수록 석연치 않은 구석이 보여 조사중이다.

그리고 저편의 제네바에서는 석유 관련 거대 중계소의 핵심인물인 분석가 브라이언이 아들 둘과 부인과 함께 오붓하게 살고 있다. 그러던 와중 아랍쪽 석유국가의 왕족이 배푸는 만찬장의 야외 수영장에서 사랑하는 아들을 전기감전사로 잃게 된다. 복수할 마음으로 이들 왕족에게 접근하였고 이들의 석유쪽에 관한 컨설팅을 도와주는 해결사가 된다.복수가 아닌 돈벌이로의 전환이었다.

또 다른 쪽에서는 앞에 이야기한 석유 회사들의 합병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들이 강제 출국을 당할 위기를 맞히하게 되고 한 파키스탄 청년도 이들에 결정에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된다. 그러던 와중 밥에게 빼앗은 미사일을 획득한 이들 아랍계 청년들은 석유회사의 유전 기공식을 습격하기로 한다. 자살특공대로 말이다...

마지막으로 아랍의 석유 왕국의 왕자인 형 나시르는 젊은 생각으로 나라를 바꿔보려고 노력하지만 왕은 권력을 동생 메살에게 넘겨주기로 하기로 맘먹는다. 미국역시 이런 젊은 생각을 가지고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나시르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데...

이제 다섯개의 사건이 한꺼번에 관객들에게 다가올 준비를 하고 있다!

 

 

 

가물가물한 기억력으로는 도저히 리뷰를 쓸 수 없어 이 영화의 공식 사이트(http://www.syriana.co.kr 혹은 http://wwws.kr.warnerbros.com/syriana)로 들어가서 확인을 하였다. 이 영화를 제작/수입한 워너브라더스의 국내 홈페이지의 경우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워너브라더스 한국지사는 단순하게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줄거리는 간략해도 그럭저럭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게시판이나 멀티미디어(예고편을 제외한 동영상) 자료가 없은 이 상태에서 이 영화 소개하기 참 벅차고 힘들다.

 

필자는 '트래픽'을 보지 못했는데 이 작품 '시리아나'를 본 사람들은 '트래픽'과 느낌이 비슷하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영화를 감독한 사람이 스티븐 개건으로 '트래픽'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이렇게 머리가 아프도록 복잡한 소재들을 한 편의 영화에 집어넣었는지 감독의 의지가 대단하다.

 

이 영화의 원작은 실제 밥(조지 클루니)의 모델이기도 한 로버트 베어의 '시 노 이블(See No Evil: The True Story of a Foot Soldier in the CIA's War on Terrorism)'이라는 작품을 토대로 만든 영화이다. 로버트 베어 역시 전직 CIA출신이기도 하다.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원악 이 작품은 많은 소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터라 한 번 보고나서는 머리가 좀 아픈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처럼 이 영화의 리뷰를 더 읽어보던가 다른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 어찌보면 영화를 보는데 이해가 갈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이 영화는 석유전쟁의 도화선의 장본인이 다름 아닌 미국에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이 영화를 만든 미국인들이 그것을 시인하고 있다. 참 우습지 않은가?

과거 헐리웃 영화는 이런 것들을 부정하기에만 급급했고 숨기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영화에 불고 있는 자아성찰 신드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필자도 난감하다.

 

 

 

우선 하나하나 인물들을 보자.

 

우선 밥(조지 클루니)는 곧 퇴임을 앞둔 CIA 요원이다. 부인도 요원이었지만 이혼 아닌 이혼을 하고 아들과 살아가고 있다. 아들은 이런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사건을 파해치다가 결국 자신 역시 피의자이자 피해자로 전략하고 만다.

 

그리고 브라이언(맷 데이먼)은 잘나가는 앞날이 보장된 에너지 분석가이다. 하지만 어이없는 사고로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지던 와중 사실상 사고를 일으킨 아랍왕족들에게 선택되어 이들의 컨설턴트 노릇을 하게 된다. 나름대로 전화위복이 된 것... 하지만 부인은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베넷(제프리 라이트)는 역시 브라이언 만큼이나 촉망받는 변호사이다. 코넥스와 킬렌의 합병건으로 조사하던 와중 킬렌의 불합리한 모순을 발견하고 아울러 자신의 상사인 휘팅도 어느 정도 이 석유산업과 관련된 음모에 가담되어 있음을 알게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의견 충돌 역시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칸은 코넥스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였다. 그러나 코넥스와 킬렌의 합병과 중국기업으로 채굴권이 넘어가면서 하루 아침에 노숙자 신세가 된다. 자신의 고향으로 금의환향을 꿈꾸지만 이 것도 물거품이 되면서 이들의 분노는 점점 커지게 된다.

 

나시르(알렉산더 시디그) 왕자는 개혁을 통하여 나라를 바꾸고 원유수출을 수월히 해보려고 노력을 하지만 밥의 암살계획과 휘팅, 그리고 미국의 음모로 인해 결국은 암울한 종말을 맞이하는 불운의 인물로 등장한다.

 

 

 

이 다섯가지 사건은 긴박하면서 때로는 아주 지루하게 펼쳐지지만 마지막에 이들에게 닥친 상황은 종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고 그로기 상태에 이르게 된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모습을 이야기하자면 초반 너무 지루한 스토리에 시계들만 처다보는 느낌이었고 일부 관객은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다는 이야기까지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우리는 헐리웃 블록버스터에만 그동안 박수를 보내고 환영을 했는가이다.

늘 뻔한 스토리로 눈은 즐겁지만 보고나면 기억나는 것이 과연 뭐가 있었을까 묻고 싶다.

필자가 생각해도 이 영화는 지루하다.

얼마전 본 조지 클루니 감독/조연의 영화  '굿 나잇, 앤 굿 럭' 만큼이나 지루하고 어렵다. 하지만 앞에도 이야기 했듯이 미국이 자기 반성을 하고 있는데 이런 반성하는 모습을 영화를 통해 지켜보고 그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옮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영화는 눈은 아파도 결국 머리는 가득차지 않았나 싶다.

 

 

 

사실 이 영화가 지루한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너무 많은 사건(일)을 벌려놓는다는 것이다. 보통 드라마나 시트콤 한 편을 보더라도 한 편당 두 개 정도의 에피소드가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것을 생각할 때 2시간 정도의 러닝타임에 다섯가지의 이야기를 집어넣는다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인물이 나오면 집중이 힘들어지고 필자처럼 이해를 못해 인터넷을 뒤적거리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장점이자 단점 일 수 있는 많은 나라의 해외 로케가 되겠다. 사건이 여러 나라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난다는 상황에서 이 영화는 매우 많은 나라들이 비춰졌고 다양한 국가들을 해외 로케 촬영하는 상황이 불가피 했다. 하지만 너무 자주 국가나 도시가 뒤바뀌다보니 자막을 보지 않으면 절대 어느 나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헛갈리기까지 하였다. 잦은 상황전환은 오히려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그런점에서 이 영화의 다양한 해외 로케는 약이면서도 독이 되는 결과이다.

 

 

 

 

필자는 미국이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것이 그 때만 그러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헐리웃 영화들을 보면서 역겨울 정도의 '미국 만세'를 외치는 영화들을 주로 보아왔다.

이제 헐리웃 영화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솔직하게 영화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