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다빈치 코드-평가는 관람자의 몫으로!

송씨네 2006. 5. 21. 00:00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 자크 소니에트가 살해된 모습으로 발견된다.

총에 맞았으나 하지만 그의 온몸은 벌겋게 그은 별부호가 보인다.

미국인 기호학자인 로버트 랭던은 소니에트를 만나기로 되어 있었으나 'P.S. 로버트 랭던을 찾아라'라는 암호가 발견됨에 따라 졸지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프랑스 경찰인 파슈 국장은 랭던을 잡을려고 안간힘을 쓰고 소니에트의 손녀인 소피는 랭던을 위험속에 구출하기 위해 프랑스 경찰 일행을 어렵게 따돌리는데...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속에는 많은 비밀이 숨겨 있으며 예수의 후손들을 모조리 죽이는 비밀 집단 '오푸스 데이'의 추척은 그들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과연 비밀은 뭐고, 진실은 뭘까?

 

 

 

2년전 군대에 있을 때 필자의 후임 병사가 영어로 된 아주 두꺼운 책을 들여왔다.

모나리자 그림이 표지로 박혀 있는 알 수 없는 그 책...

몇 달 후 또다른 후임 병사가 이 책의 한글 번역판을 들고 왔다...

댄 브라운... 그리고 다빈치 코드...

 

국내에서는 시사회 없이 상영된, 개신교 신자들의 상영금지 소송에 휘말렸었던, 그리고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다빈치 코드'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5월 18일 관람이 목적이었지만 그만큼 예매율이 평소 다른 영화들의 예매율과 분명 달라보였다. 아마도 이번 5. 31 지방선거 투표율도 바로 이 영화의 예매율을 절대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영화는 많은 것을 부정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모두 뒤집는다.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였으며 그녀는 예수의 아이도 낳았다는 것이며, 성배는 물건이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였다는 것, '시온 수도회'의 정체, '오푸스 데이'라는 비밀 조직...

개신교를 다니건 천주교를 다니건 간에 신자들이 봤다면 눈이 뒤집힐 내용임은 분명하다.

필자도 천주교 신자이긴 하지만 솔직히 이번 한기총(한국 기독교 총연합)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영화 내용은 사실과도 다르고 증명이 된 것도 없다.

작가의 허구로 만들어졌으며 시나리오 역시 허구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개신교(천주교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극도로 흥분하면서까지 영화의 상영을 반대하고 있다.

 

필자가 사실 세례를 받은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성서 읽기 수업을 받으려 수요일 밤마다 성당에 가는데 예비 신자에서 이제 초보 신자가 된 사람들의 궁금증의 대부분이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어디가 허구이냐는 의문점이다.

그러나 성서(성경)을 많이, 열심히 읽어본 사람들은 충분히 안다.

어디가 설화이고 어디가 사실로 간주한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영화에서도 예수는 신(神)이 아닌 하나의 인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점 역시 해석하는데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성서 교리를 담당하는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너무 깊게 파고들면 힘들어지거든요, 빠른시일안에 모든 것을 배우고 인정할 수도 없고요...'

 

그렇다. 한번에 그 모든 성서의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다.

당연히 이 작품을 보고 나서도 의문은 끊임없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방법은 없다.

개신교이건, 천주교이건 이 작품을 관람하고 나서 비신자들과 함께 토론을 해보고 그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보지 않고 무조건 소설의 내용으로만 유추하여 영화를 봐서는 안된다는 비논리적인(물론 논리적인 주장도 있지만 젊은이들을 극장에 풀어버려 극장 상영을 저지한다는...) 한기총의 이야기는 비논리적이다.

 

하지만 분명 이 작품은 오해의 소지는 남기고 있다.

일부 기독교 신자들이 마치 킬러처럼 묘사되는 것도 그렇고(특히 극중 사일러스가 혼자 채찍을 휘두루면서 오바를 하는 것 역시 기독교 신자들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기독교 신자들은 그렇게 채찍을 휘두르면서 자해하는 사람은 실제 없을테니깐...) 작가의 상상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성서를 재해석 했다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오히려 이 영화의 조롱되는 대상은 기독교 중 개신교가 아닌 천주교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개신교가 더 이 영화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알파노(얼굴이 하얕게 보이는 백피증 환자)를 마치 죄인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묘사하는데에도 이 영화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영화는 작품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러한 논쟁을 짚고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작품성은 어떨까?

필자가 만약 비신자였다면 이 작품은 작품성은 뛰어난 작품이다.

문제는 기독교 신자 입장에서 본다면 절대 좋은 작품은 아니고 왜곡이 심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교한 그레픽이라던가 치밀한 구성을 본다면 이 작품은 매우 괜찮은 작품이다.

 

차가운 눈빛의 오드리 토투와 더불어 지독한 악역을 보여준 장 르노와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완 맥켈런의 연기는 뛰어나다. 다반 일부 관객들은 톰 행크스의 연기에 대해 실망을 많이 한 것 같다. 무미건조하다, 기계적이다 라는 식의 평가를 받았는데 연기파 배우가 이렇게 욕을 먹는 것도 아무래도 시나리오를 잘 골라야, 또한 연기 연구를 열심히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의 결론은 황당하다.

결국 성배는 코 앞에 있었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모 게그맨의 유행어를 빌리자면) '성배는 우리 맘속에 있는 거죠~!' 가 결론이 되겠다.

종교적 문제를 다룬 영화의 해결책은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별 수 없다.

무조건 보지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나서 공개 토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한기총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속담을 잊어먹고 있는게 아닐까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