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천하장사 마돈나-마돈나 언니를 존경한 어느 한 소년의 꿈!

송씨네 2006. 9. 4. 20:26
(2006/한국)
장르
스포츠 드라마
이 영화 대략 이렇다...

소년은 오늘도 현금인출기에 잔액을 확인한다.

하나하나 돈이 쌓여가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한다.

고 1 소년 오동구의 꿈은 짝사랑하는 일어 선생님을 위해 여자가 되는 것이다.

일어 선생님은 당연히 남자...

자신의 이러한 꿈은 그와 절친한 친구 종만만이 알고 있다.

하지만 여자같은 그의 성격은 자주 놀림을 받긴 하다.

매일 CA(클럽활동)를 밥먹듯이 바꾸는 종만이 씨름부에 가입을 하겠다고 들어온다.

하지만 씨름부 감독은 종만보다는 동구에게 더 관심이 있다.

그런데... 씨름에서 우승을 하면 장학금이 500만원이라는 말에 동구는 씨름부로 노크를 한다.

하지만 탐탁치 않게 보는 씨름부 주장 때문에 수월하게 일이 진행될 것 같지 않다.

더구나 술주정뱅이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는 도망간지 오래이고 그나마 동구가 어머니에게 찾아가지만 우울하기만 할 뿐이다.

우울한 일상에 동구에게 희망은 찾아올까?

별 들에게 물어봐~!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이 영화 이렇게 본다면...

I made it through the wilderness
Somehow I made it through
Didn't know how lost I was
Until I found you

I was beat incomplete
I'd been had, I was sad and blue
But you made me feel
Yeah, you made me feel
Shiny and new

Like a virgin
Touched for the very first time
Like a virgin
When your heart beats (after first time, "With your heartbeat")
Next to mine

Gonna give you all my love, boy
My fear is fading fast
Been saving it all for you
'Cause only love can last

You're so fine and you're mine
Make me strong, yeah you make me bold
Oh your love thawed out
Yeah, your love thawed out
What was scared and cold

chorus

Oooh, oooh, oooh

You're so fine and you're mine
I'll be yours 'till the end of time
'Cause you made me feel
Yeah, you made me feel
I've nothing to hide

chorus

Like a virgin, ooh, ooh
Like a virgin
Feels so good inside
When you hold me, and your heart beats,
and you love me

Oh, oh, oh, oh, oh, oh, oh, oh, oh
Ooh, baby
Can't you hear my heart beat for the very first time?

 

거친 황야를 헤쳐 나와
어떻게든 일을 해내었죠
당신을 찾기까지
내가 얼마를 헤매었는지 난 잘 몰랐어요

심장 고동은 완전치 못했어요

내가 지내온동안은, 슬프고 우울했죠
하지만 당신이 나를 만들어 줬죠
그래요, 당신이 나를...
빛이 나고 새롭게 해 주었어요

순수한 처녀처럼
가장 처음으로 감동을 느꼈어요
순수한 처녀처럼
내 옆 자리에서
당신의 심장이 뛸 때 (처음으로 당신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내 사랑을 모두 드릴께요
두려움은 속히 사라지고
당신만이 내 곁에 있을 사람이기에
난 모든 것을 간직해왔죠

당신은 멋져요, 당신은 내 것이에요
당신은 나를 강하고 대담하게 만들어 주거든요
당신의 사랑이 누그러질까봐
그래요, 당신의 사랑이 누그러질까봐
두렵고 떨려요

당신은 멋져요, 당신은 내 것이에요
세상이 끝날 때까지 난 당신 것이에요
그러한 느낌 때문에
그래요 당신에게서 그러한 느낌을 받기에
난 숨길 게 하나도 없어요

처녀처럼
처녀처럼
느낌이 너무 좋아요
당신이 나를 안아 줄 때 당신의 심장은 뛰고
그리고 당신이 나를 사랑해줄 때

오 그대여
처음으로 요동치는 나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나요?

-마돈나(Madonna)의 'Like A Virgin'(1984) 중에서...- 

  

  

 

이 길고 긴 가사를 올린 이유는 이 작품 '천하장사 마돈나'의 영문 원제가 마돈나의 히트곡 'Like A Virgin'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마돈나 같은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돈이 부족하여 씨름선수가 되어 장학금을 타와야 하는 상황이 주어졌다.

 

이 영화를 한 영화평론가가 가벼운 퀴여영화라고 소개하였다.

그러니깐 동성애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크라잉 게임'을 비롯해 얼마전에 우리에게 선보였던 '왕의 남자'나 '브로큰 백 마운틴'이 바로 이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봐왔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매우 우울했다. 그리고 절망적이었다.

그나마 존 카메론 미첼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헤드윅'은 신나는 음악과 율동으로 동성애라는 소재를 잊게 만들었다.

 

'천하장사 마돈나'도 자칫 우울해질 수 있는 성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유쾌하면서 담백하게 그려냈다.

마돈나와 씨름은 사실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마돈나는 지금까지도 많은이들에게 섹스심벌로 상징되는 대표적인 가수이자 배우이며 씨름은 동양 고유의 격투방식이다.

마돈나는 여성적이며 씨름은 남성적이다.

그러나 여성이 되기 위해서는 남성적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영화 속 아이러니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그는 일어 선생님에게 멋있는 모습으로 나타나기 위해 여성이 되기로 하고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알바를 뛰고 있다. 하지만 술주정뱅이인 아버지가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되면서 상황은 어렵게 되어진다. 더구나 회사 사장에게 덤볐으니 쉽게 복직될리가 없다.

이렇게 술을 마시게 되고 술은 곧 폭력으로 이어진다. 악순환이다.

더구나 동구의 아버지는 전직 복싱선수였으니 그 폭력성은 안봐도 뻔하다.

 

이렇게 폭력의 악순환이 되는 과정에도 가끔 어머니를 만나고 힘을 얻는다. 그리고 친구에게 위로도 받고... 그러면서도 그는 여자가 되는 꿈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초반 동구가 립스틱을 바르거나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입는 모습을 관객들이 보면서 '변태'라고 하나같이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변태는 여고 앞에서 옷을 벗고다니는 사람들이며 자신의 성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사람이야 말로 변태이다. 그러나 동구는 그러한면에서 볼 때 자신은 여자가 되고 싶은 사람일 뿐이지 변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트렌스젠더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면 아마 동구의 마음을 이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다수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여자가 아닌이상, 반대로 여자들이 자신이 남자가 아닌 이상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잠시 바꾸어 생각한다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동구 역할을 맡은 류덕환은 이런 난해한 배역을 열심히 소화하였다.

드라마 '오남매'나 '전원일기'등으로 알려진 류덕환은 '묻지마 패밀리'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주었고 그 연기는 '웰컴 투 동막골'에서 확실히 보여주었다.

사실 나는 감히 그를 국민 남동생이라고 칭하고 싶다.

문근영이 국민 여동생이라면 (그래서 남자들이 그녀를 좋아한다면...) 여성들도 남동생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점에서 류덕환을 감히 추천하고 싶다.

 

아울러 영화속 등장한 인물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우선 씨름부 주장으로 등장한 이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실제 씨름선수 출신으로 지금은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씨름 기술 자문을 겸해 영화의 사실감을 더해주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모델이자 배우 차승원을 보면서 모델의 꿈을 키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자신의 꿈과 이성에 갈등하는 동구의 모습이 이해가 갔다고 이야기한다.

이언은 앞으로 차승원과 더불어 정말 모델과 연기를 겸하는 훌륭한 배우가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되어진다.

 

그리고 덩치 3총사로 등장하는 배우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특히 우리에게는 게그맨으로 알려진 문세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웃찾사'에서 많은 웃음을 선사하는 그이지만 영화에서는 신인의 자세로 임했다. 하지만 연예인의 끼는 못속이는 법이라고 동구와 옥상에서 렉시의 '애송이'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은 포복절도에 가깝다.

또한 유도선수 출신의 윤원석과 래퍼 출신의 김용훈까지 개성있는 인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동구 어머니 역을 맡은 이상아는 오래간만의 스크린 나들이다.

두 번의 쓰라린 이혼경력으로 말이 많았던 그녀는 한층 차분한 모습으로 동구를 응원하는 어머니 역을 맡았다. 의외로 놀이공원의 메이드(하녀) 복장이 어울렸다.

 

마지막으로 빼 놓을 수 없는 인물...

쿠사나기 츠요시... 바로 초난강이다.

초난강이 맡은 일어 선생 역할은 의외의 배역이지만 친한파 답게 비중이 적은 역할임에도 충실히 임무를 수행하였다.

그래서 우리가 그를 일본사람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감독을 맡은 이해영, 이해준은 같은 형제인 듯 싶지만 관계는 없다.

그럼에도 이 두 사람은 탄탄한 시나리오로 좋은 인상을 준 감독이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로 공동 연출을 한 민규동, 김태용 감독과 단편 '핵분열 가족'의 박수영, 박재영 감독 이후 오랜만에 보는 공동 감독 시스템이다.

헐리웃에는 재미있게도 형제 감독이 영화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워쇼스키 형제, 코엔 형제 등 말이다. 우리나라에는 형제 감독이 앞에 이야기한 박수영, 박재영 감독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다.

하나 보다는 둘이 더 좋다고 한다. 그리고 기왕이면 형제나 자매 혹은 남매가 공동 연출하는 모습이 더 효율적이고 이야기를 만드는데 더 수월하다고 본다.

형제 관계가 없는 두 감독이지만 이해영 감독과 이해준 감독이 나중에 각자 작업을 할때도 서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아본다.(민규동 감독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로, 김태용 감독이 '가족의 탄생'으로 서로 의견을 공유했던 것 처럼 말이다.)

 

 

 

영화의 앤딩은 동구가 결국 마돈나의 노래를 부르면서 마무리진다. 여성으로...

하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결코 해피엔딩이라고 이야기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영화속 동구 어머니의 대사처럼 앞으로 동구에게는 많은 시련과 아픔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아픔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동성애자들 역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