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평가 :
'파랑주의보' 혹은 '풍랑주의보'?
해상(海上)에서 10분 동안의 평균 풍속이 14㎧ 이상인 상태가 3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유의파고가 3m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때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기상특보. |
수호와 수은은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이다.
수호는 수줍은 소년이었고 수은은 학교에서 인기많은 여자아이였다.
수영도 못하는 수호를 구해주고 그녀는 분신과도 같은 삐삐를 바다속에 잊어버리게 되었다.
수줍은 소년에게 다가온 소녀는 대뜸 고로케를 사달라고 조른다.
그리고 친해지는 두 사람...
두 사람은 꿈에 그리던 바닷가 섬에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르키던 그녀...
그리고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르키던 그녀...
그녀가 쓰러졌다...
차태현과 송혜교의 만남...
그리고 일본 소설이자 영화로 만들어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원작 리메이크...
화제가 되었던 '파랑주의보'가 얼마전 시사회를 시작했다.
순수한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야기를 아름다운 섬 거제도에서 촬영의 대부분이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섬에서의 아름다운 선남선녀의 만남은 이 작품을 아름답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또한 이 작품의 배경이 2000년대가 아닌 1990년대라는 점에서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러나 추억속의 소재들이 많이 등장이 되었다.
우선 이들의 사랑의 메신저 역활을 하고 있는 삐삐...
원래이름은 무선호출기... 당시 90년대는 015와 012의 두 회사의 신경전이 치열했으며 삐삐는 신세대들에게 큰 인기였다.
암호와된 숫자를 보내고 음성메시지에 닭살 맨트를 남기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시켜주었던 그 삐삐가 여기서 등장한다.
'창밖에 별들도 외로워 노래부르는 이 밤... 다정스러운 그대와 얘기 나누고 싶어요.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영화속에서 수호가 듣던 라디오의 로고송은 의 문화부 장관이라는 별칭을 들었던 8,90년대 라디오 프로그램 중 야간시간대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던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일명 '별밤')이었다. 영화속에서 그 로고송만 들려줄게 아니라 쪼끔만 더 들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던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사랑을 나누었던 또하나의 물건은 다름아닌 석류이다. 석류를 생각하기엔 우리나라에서는 재배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석류 음료를 봐도, 길거리에서 파는 석류를 봐도 국산은 잘 안보인다.) 중부와 남부지방에서 석류를 볼 수 있다. 석류에 적힌 015로 시작되는 삐삐번호는 아련한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소품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 작품...
예상외로 문제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우선 여성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이 작품은 부족함이 없으며 자연환경이나 여러 영상에 공을 들인 모습이 많이 보인다.
간단히 결론 내리자면 이 작품은 '엽기적인 그녀'보다는 덜 엽기적이고 '가을동화' 보다 더 슬픈 작품이다.
'엽기적인 그녀'처럼 수은은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지만 주위의 인물들이나 상황이 어처구니 없는 우연을 많은 장면에 삽입되어 솔직히 영화를 보는데 거부감이 든다. 네이버 영화의 DB 마스터 홍성진 씨의 의견으로는 미스(실수) 케스팅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었는데 물론 소년과 소녀 연기를 하기에는 실제 나이보다 많은 차이가 드러나는 차태현과 송혜교의 문제점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껴지지만 사실 정말로 미스 케스팅은 수호의 여동생으로 등장한 게그맨 김신영이다.
솔직히 말해서 김신영의 부분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부분들이다. 더구나 그녀의 장기가 게그라는 점을 생각할 때 정통연기를 보여줘야하는 드라마나 영화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모습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리고 유도부 주장과의 로맨스 장면 역시 필요성을 못느끼는 장면이다. 웃음을 유발시키기 위해 억지로 끼워놓은 장면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게그맨들이나 코미디언들의 영화진출은 사실 내가 생각할 때는 부정적이다. 재미있는 영화를 더 재미있게 만들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지지만 오히려 반대로 거부감이 든다. 다만 '웰컴 투 동막골'의 임하룡처럼 영화의 감초역활을 하면서도 빠지면 안되는 중요한 역활이라면 게그맨들이나 코미디언들의 영화진출을 환영하는 바이다. 하지만 김신영의 등장은 솔직히 '웃찾사'를 또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섬 끝에서 '미안해'를 연발한 수은의 모습에서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 생각났으며 거기에 차태현이라는 공통적인 인물이 들어가니 정말 '엽기적인 그녀'와 겹쳐지는 부분도 생겨서 아쉬웠다. 아울러 수은이 병에 걸리는 장면은 송혜교가 출연했던 대표작인 '가을동화'의 은서와 역시나 닮아있다. 하지만 '가을동화' 보다도 더 안타까운 사랑의 모습을 송혜교는 이 작품에서 연기하였다.
아울러 이 작품의 원래 감독은 곽재용 감독이다.
그러나 갑자기 감독이 전윤수 감독으로 변경되었는데 전윤수 감독은 전광렬 주연의 '베사메무초'를 연출한 감독이다.
전작과 다른느낌으로 만들다보니 분명 이 영화는 곽재용 감독 냄세가 나는데 감독은 다른이가 연출해서 그런지 몰라도 감독 개성에 맞는 연출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영상미로 승부를 거는 것이 곽재용 감독의 특기인데 아무래도 전작 '여친소'로 많은 질타를 받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감독이 변경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저런 문제로 원래 연출을 맡기로 된 감독이 갑자기 교체를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헐리웃의 좋은 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할 망적 나쁜 시스템만 골라서 그대로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김희선, 송승헌 주연의 '카라'역시 감독이 송혜성 감독으로 갑자기 변경되는 바람에 감독의 개성을 살리지 못했고 그 결과 흥행 참패의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크랭크 인 이전에 감독이나 배우등의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고 나서 촬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헐리웃처럼 돈 때문에 혹은 스텝들이나 배우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무작정 하차하는 감독들이 국내에는 제발 생기지 않길 빈다.
앞에 미스 케스팅이 있었다면 반대로 좋았던 출연자들도 있는데 가장 인상이 남는 것이 수호의 할아버지 만금 역을 맡은 이순재이다.
우리에게는 아직까지도 '대발이 아버지'(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인상이 강하지만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노년의 장의사 역활을 훌륭하게 소화하였다. 오히려 앞의 김신영 부분 대신 만금의 첫사랑 이야기의 분량을 더 늘렸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아울러 드라마에서 지고 지순한 어머니 상을 보여주었던 김해숙(수호 어머니 역)과 역시 훌륭한 어머니 상에서 노년연기 전문으로 활발히 연기중인 김지영(민박집 노파 역활) 역시 인상적이다.(아울러 민박집 강아지의 연기(?)에도 경의를 표하며...)
최근 맬로 영화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인연'이라는 단어이다.
'접속'에서의 인연과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말하는 인연, 그리고 수 많은 영화에서 말하는 인연의 공통점은 바로 이것이다.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는 것...
우리는 그 인연을 향해 오늘도 이렇게 힘든 하루를 살아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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