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부그와 엘리엇-곰이 곰 다워야 곰 아닌감?

송씨네 2006. 12. 23. 23:53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동물의 왕국'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좀 특이한 친구들을 만나보기로 하죠.

바로 부그라는 곰과 엘리엇이라는 사슴을 말이죠.

부그는 사실 어릴때 부터 산악관리인 베스로 부터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이 녀석은 불곰인데 하는 짓은 팬더나 원숭이 같이 재롱을 떨고 있군요.

베스와 부그는 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와중에 사냥꾼에게 잡혀 있는 사슴 엘리엇을 만납니다.

베스는 잠시 사냥꾼에게 훈계를 하러 간 사이에 부그는 엘리엇을 풀어줍니다.

그런데 엘리엇은 '은혜 갚은 호랑이' 아니, '은혜 갚는 사슴' 이라면서 부그에게 지상낙원은 여기가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후~!' 초코바 따라 편의점을 왔는데 술에 취한 것인지 얘네들 신났군요, 신났어...

하지만 부그는 다시 잡히다가 엘리엇의 소란으로 다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베스는 그 녀석을 야생으로 보내기로 맘먹은 것이지요.

하지만 얘가 야생에 살아봤어야 말이죠...

그래서 베스 찾는다고 가다가 동물들이 사는 숲의 댐을 무너뜨립니다.

거, 자식... 동물들에게 욕먹을 때 부터 알아봤니깐요.

한편 인간 세상은 곧 사냥시즌이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사냥꾼 '쇼'가 놓쳤던 엘리엇도 잡으러 가고 부그도 잡기로 맘먹습니다.

댐이 무너져 인간 세상으로 거의 다 휩쓸려온 동물 친구들에게도 위기입니다.

여러분 궁금하시죠... 다음 이 시간에 뵙죠! (아니, 밑에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압니다!) 

 

 

 

 

 

나는 소니 픽처스 하면 무슨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영화사를 만드는가 싶었다.

그러나 소니는 점점 진화하고 영화 업계에 슬슬 자리를 확고하게 잡아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소니 픽처스의 애니메이션이라...

디즈니, 워너, 드림웍스 등에서 해마다 장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데 이에 소니가 도전장을 걸었다는 것은 의외였다.

그렇다면 소니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디즈니처럼 획일화 된 케릭터(미키 마우스, 도날드 덕...)나 권선징악 식의 동화이야기에 승부를 띄울 것인가? 아니면 워너처럼 다양한 케릭터를 확장만 할 것인가? 혹은 드림웍스처럼 고정관념을 깬 패러디물에 집중할 것인가?

소니가 보여준 '부그와 엘리엇'은 디즈니 처럼 획일화 된 케릭터도 아닌 드림웍스처럼 패러디로 승부를 거는 작품도 아니다. 새로울 것 없는 동물들의 이야기이지만 나름대로의 감동을 주겠다는 것이다.(디즈니 식의 권선징악 메시지도 담을 것이고...)

 

이 작품의 원제는 'Open Season'로 굳이 번역하면 '사냥 시즌'(혹은 '수렵기')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로드무비 풍의 제목인 '부그와 엘리엇'이란 제목을 사용하였다.

(사실 'OO와(과) OO...'식의 제목들은 대부분이 로드무비 식의 영화들이 많지 않던가?)

그것도 그럴 것이 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만 아닐 뿐이지 숲속을 배경으로 동물과 힘을 합처 인간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인간과 동물은 절대 친해질 수 없다는 좀 암울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렸을 때 부터 산악 관리요원 품에서 자란 부그는 인간에 의해 길들여지지만 야생의 습성은 버릴 수 없는 동물로 이야기되고 있다. 엘리엇이 부그의 쇼를 망치는 장면이 있는데 왜곡된 실루엣으로 인해 사람들은 부그가 동물을 공격하는 사나운 동물로 인식을 해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곰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사나운 동물이며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로 이야기하고 있다.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어쩌면 그게 더 현실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상 깊은 장면을 꼽는다면 비버들이 만들어 놓은 댐을 부그가 실수로 무너뜨리는 장면인데 3D가 가끔 현장감을 떨어뜨린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데 비해 이 장면 만큼은 실감나는 그래픽으로 동물들과 부그, 엘리엇 그리고 사냥꾼 '쇼'가 급류에 휩쓸리는 장면을 연출하였다.

물론 부그가 야생으로 방사되는 장면에서 드높게 펼처지는 자연의 모습 또한 아름답게 그려졌다.

 

앞에서와 같이 이야기했듯  이 작품은 디즈니스러운 '권선징악'을 억지로 가르치려는 모습도 없으며 드림웍스 식의 패러디도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동물들의 습성을 잘 이용한 상황설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비버가 뚝(댐)을 쌓는 습성이라던가, 청둥오리 같은 철새들이 'V'자 형으로 이동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은 교육적으로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은 일명 '토끼단'의 모습이다.

엘리엇이 부그를 부르려고 사용할 때도, 무기 대신 이용하는 것도 바로 이 토끼들이다.

아무리 애니메이션이라지만 토끼를 마치 무생물처럼 이용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동물을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어느 정도 담고 있는 이 작품이 아무리 재미를 위해서이지만 토끼를 집어던진다는 것은 이 작품의 주요 관람층인 어린이들에게는 폭력성을 유발시킬 수 있는 장면으로도 해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소니의 겁없는 애니메이션 도전기가 성공적으로 끝이 날지를 주목할 일이다.

 

 

 

 

PS.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부그가 베스와 동거동락을 하는 차고 안에서 부그가 TV를 보는데 아주 우리에게 익숙한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AFKN을 즐겨 본 사람들이라면 잘 아는 퀴즈쇼인 'Wheel of Fortune'(행운의 뺑뺑이...)가 되겠다.

그런데 왜 이 장면이 나왔냐고?

소니 픽처스는 영화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게임도 만든다.

소니 픽처스 홈페이지에서 새로나온 게임 목록에는 바로 'Wheel of Fortune'도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소니는 짧막한 이 장면에도 자사 게임을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소니는 알고보면 여우같은 회사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