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1928~1987)...
그는 천재였으나 미치광이였다.
그는 사람들을 좋아했지만 사랑은 하지 못했다.
그는 한 여성을 좋아했지만 사랑이상의 감정은 아니었다.
앤디 워홀의 여인이었던 에디 세드웍(1943~1971)...
그녀는 앤디만큼 천재였지만 그녀역시 사랑받지 못한 불운의 여인이다.
우리는 앤디 워홀은 알지만 그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던 에디 세드웍에 대한 이야기는 잘 모르고 있다.
다큐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조지 하이켄루퍼 감독은 그들의 운명적인 만남을 이야기하기로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포커스가 앤디워홀에 맞춰져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번에는 그와 함께 팩토리라는 스튜디오에서 동거동락 했던 에디 세드웍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어느 한 요양소에 그녀가 앉아 있고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 토해내기 시작한다.
부잣집 딸인 에디는 보통 사람들처럼 꿈많은 평범한 미대생이었다.
새로운 세상을 위해 그녀는 뉴욕으로 왔고 거기서 앤디 워홀을 만난다.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이들은 앤디의 스튜디오인 '팩토리'에서 실험영화를 만들기 시작한다.
반응은 그렇게 뜨겁지는 않았지만 점차 에디의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은 많은 주변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떠오르는 아이콘으로 부상하게 된다.
하지만 순간의 선택으로 그녀는 약물중독에 걸렸고 거기에 사랑까지 빠졌다.
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였던 가수 빌리와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럴 수록 주사바늘은 그녀의 몸을 수십번 관통하고 있었고 앤디와도 점차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앤디는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고 빌리는 다른 여인과 약혼을 하게 된다.
혼자 남게 된 그녀는 세상에 불신을 갖고 자포자기의 상태로 빠지게 된다.
영화의 초반은 자신의 생명선이 짧았다는 것과 서른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슬적 던지면서 그녀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며 어떤 운명을 겪게 될지 미리 예상하게 만들어준다.
앤디 워홀의 스튜디오인 '팩토리'는 수많은 아이템과 문화를 양산하는 역할을 했으며 앤디의 미술활동(퍼포먼스에 가까운...)과 영화 제작활동을 주로 했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영화 속에 인기스타로 언급된 빌리는 196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뮤지션 밥 딜런(1941~)이다.
밥 딜런과 에디 세드웍의 운명적인 사랑은 당시에 많은 화제가 되었지만 밥 딜러는 그녀 대신 다른 여성과 결혼을 하였다.
(이하 에디 세드웍에 대한 자료는 무비위크 279호와 씨네 21 605호, 필름 2.0 336호를 참고하시길...)
앤디 워홀을 연기한 가이 피어스는 '메멘토'의 그가 맞는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분장과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 잡았으며 주드 로의 여인으로 알려졌던 시에나 밀러는 에디 세드웍으로 등장해 60년대 패션 아이콘의 모습을 완벽히 재연하고자 노력하였다. 빌리로 등장한 헤이든 크리스텐슨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3-클론의 습격'으로 익숙한 배우인데 위에 열거한 두 배우의 연기는 뛰어나다는 찬사를 받은 반명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경우 꽃미남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평을 얻은 반면 앞의 두 배우에 비해 연기력이 조금 아쉽다는 평도 얻었다.
이 작품은 멀티플렉스 메가박스가 기획한 '무비 온 스타일'의 두번째 작품이다.
물론 예술영화를 전문적으로 수입 배급한 스폰지와 공동 수입을 한 작품이기도 하다.
(의외로 메가박스의 자회사인 쇼박스 수입배급이 아니라는 점이 더 인상적이다.)
'쉬즈 더 맨'의 의외의 성공으로 탄력을 받은 메가박스는 예술성과 더불어 젊은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독특한 개념의 브렌드 아이템인 '무비 온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CGV나 프리머스도 예술영화 체인인 아트 플러스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음에도 아직 메가박스는 이런 것에 매우 소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메가박스는 몇 년전부터 코엑스 점에서 가끔 예술영화들을 같이 상영하는 경우도 있었고 일본영화제나 유럽영화제를 기획하는 등 나름대로의 예술영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기왕 좋은 영화를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면 이런 방식도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쪼록 이 영화 '팩토리 걸'은 앤디 워홀의 영화가 아닌 젊은 혈기로 세상과 맞써 살아간 한 젊은 예술가의 이야기라는 것이다.(일부 관객들은 이 영화가 앤디 워홀의 영화로 착각했다는데 이 영화의 매인 포스터(미국판, 한국판)는 모두 앤디 워홀을 매인에 앞세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거 '스쿠푸'의 포스터처럼 쏘옥 빠져버린 우디엘런처럼이 아니란 말이다.)
‘캠벨(Campbell’s) 수프 깡통’(1962)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날은 많다.
사랑할 일이 많은 지금 우리는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영화 속 빌리가 앤디의 깡통 스프 그림을 보면서 비아냥 거리던 장면이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그림은 획일화된 우리들의 일상에 뭔가 충격을 주고 싶었던 그의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젊다, 그렇기에 획일화 된 깡통 스프가 아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깡통은 유통기한이 있지만 우리의 삶에는 유통기한은 없다.
앤디는 그걸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그렇기에 에디 세드웍의 삶은 매우 우리에게 안타깝게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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