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슈렉 3-여전히 그들에게는 겁나먼 나라, 겁나먼 현실...

송씨네 2007. 6. 9. 15:14

 

드림웍스의 '슈렉'이 나왔을 때 어른들도 아이들도 열광하였다.

저렇게 엽기적인 캐릭터는 없었으며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초전박살내는 작품도 드물다는 평가 때문에 슈렉은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받았음이 분명하다.

 

잘생긴 왕자도 없으며 못생긴 괴물과 키스한 공주는 저주가 풀리기는 커녕 오히려 영원히 몰골아닌 몰골로 살아간다. 그게 1편이었다면 2편은 자신의 남편을 소개하러 헐리웃 세트장 같이 생긴 왕국(이른바 '겁나먼 왕국')으로 향하고 거기서 어설픈 킬러 '장화신은 고양이'를 만나면서 상황은 역전되는...

이렇게 이 작품은 기존의 틀을 자꾸만 부시려고 하고 있다.

 

슈렉, 피오나, 덩키, 장화신은 고양이...

간만에 이 친구들이 다시 뭉쳤다.

여전히 배경은 2편에서 행복하게 잘먹고 잘살았던 겁나먼 왕국에서 부터 시작한다.

피오나의 아버지이자 겁나먼 왕국의 왕인 해롤드는 개구리로 변한지 오래이고 이제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다. 슈렉을 후계자로 이야기하지만 항상 생활신조가 '삐뚤게 살테다~!'이던 그가 쉽사리 그것을 승락할리가 없다.

그들들에게는 이 겁나먼 왕국 만큼이나 겁나먼 곳에 겁나먼 친척인 아더가 살고 있다.

그러나 아더는 허약체질에 왕따이다.

한편 겁나먼 왕국에는 프린세스 차밍이 쿠테타를 준비중이니 엎친데 덮친격이다.

 

3편의 시나리오는 이렇게 보면 여전히 얽히고 얽혀 매우 복잡해 보인다.

하나같이 정상적이지 못한 이 캐릭터를 이끌고 새로운 시리즈가 찾아왔다.

여전히 재미있고 여전히 어이없고 여전히 즐겁다.

 

'슈렉'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기존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특히 1편에서 영주 파쿼드가 사는 마을은 디즈니렌드를 연상시켰고, 디즈니 동화의 인물들이 슈렉의 집에 침입하여 쑥대밭을 만드는 것 부터가 이 작품은 디즈니를 은근슬적 비꼬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2편의 '겁나먼 왕국'은 미국의 허리우드와 베버리 힐즈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1편 만큼 톡톡 튀는 패러디와 풍자를 보여주었다.

3편은 그에 비하면 풍자의 강도는 적다.

 

다만 눈여겨 볼 장면은 아무래도 피오나와 5 공주파의 등장이 아닐까 싶은데...

우리 주위에서 가끔 보던 (침 좀 뱉는...) 7공주(?)들의 모습이 있다면 여기도 칠공주이다.

(다만, 중간에 칠공주 맴버인 라푼젤(?)의 배반이 있었고 피오나의 어머니인 릴리언 여왕의 합류로 이상한 6 공주파가 결성된다.)

앞에 언급한 긴머리 공주 라푼젤을 제외하고는 기면증이 심한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비롯해, 결벽증이 심한 신데렐라, 노래는 잘부르나 상당히 과격한 백설공주 등의 친구들이 등장한다.

('겁나먼 왕국'을 지키기 위한 장면으로 전환되면 이들의 본성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는 기존의 동화에서의 연약하고 무기력한 공주들을 히어로(영웅)으로 둔갑시킨다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또한 이들의 모습에서 헐리웃 영화였던 '미녀 삼총사'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카메론 디아즈는 '슈렉' 시리즈와 '미녀 삼총사' 시리즈 모두 출연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아쉬운 것은 과거 '슈렉' 시리즈를 생각하면 앞에도 이야기했듯히 패러디는 있으나 풍자가 사라졌고 슈렉의 케릭터가 점점 호감형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물론 그렇다고 슈렉 케릭터가 항상 1 편의 케릭터처럼 자유분방하고 삐뚤어진 케릭터로 계속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점차 온순해지는 슈렉의 케릭터를 보면서 과거 엽기적이면서도 과격했던(?) 슈렉의 케릭터를 좋아했던 사람들에게는 이번 슈렉은 마치 '완소남' 처럼 그려진 것이 아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슈렉의 케릭터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슈렉' 시리즈는 항상 OST가 화려했고 화끈했다.

이번에도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기존 음악을 재활용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해럴드 왕의 죽음후 그를 보내는 장면에서 흐르던 음악은 사실 매우 낮익은 음악이다.

비틀즈의 맴버였던 폴 메카트니의 명곡인 'Live And Let Die'가 바로 그것이다.

007 시리즈의 동명 제목이기도한 'Live And Let Die'(국내 제목은 '007, 죽느냐 사느냐'.../1973)는 이 노래가 테마 곡으로 사용되어 당시 큰 인기를 얻었다.

시작 부분은 상당히 장엄하지만 사실 이 음악은 경쾌한 곡이다.

그럼에도 전주부분에 해당되는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기존 곡의 느낌을 다르게 재해석한 모습이 보인다.

 

또한 피오나와 공주들이 '겁나먼 왕국'을 지키려고 움직이는 장면에서 나왔던 'Barracuda'라는 곡도 매우 신나고 경쾌한 곡이다. 항상 그렇듯이 슈렉 시리즈의 OST는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들이 더 많다.

더구나 이 OST의 음악감독은 드림웍스에서 활동중인 박소연 씨로 2편의 OST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였다. (정말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아니던가~!)

 

 

슈렉 시리즈는 끊임없이 이어질 예정이다.

월드 투어 때 한국을 방문한 카메론 디아즈도 자신감을 보였고 5편 정도로 만들어질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슈렉 주니어(슈렉 베이비)들의 모습은 앞으로 벌어질 속편에서 어떤모습으로 등장할지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4편은 슈렉과 피오나의 과거 이야기를 담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못난이 괴물에서 완소 괴물이 된 슈렉...

과연 그 인기는 어디까지 갈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