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철콘 근크리트-골목대장들... 이 세상을, 이 지구를 지켜줘~!

송씨네 2007. 7. 1. 23:00

 

제목이 헛갈렸다.

철근 콘크리트, 철근 콘그리트, 철곤 콘트리트...

어려운 제목 만큼이나 이 작품 상당히 무겁다.

 

이 작품을 만든 마이클 엘리어스 감독은 애니메이션 마니아라면 참으로 익숙한 이름이다.

'매트릭스'의 번외편이라고 할 수 있는 '애니 매트릭스'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 작품을 잠시 본적이 있는데 영화만큼이나 만화 역시 상당히 무겁고 난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알 수 없는 난해함... 그런데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이다.

 

먼, 혹은 가까운 미래...

일본의 어느 도시는 재개발로 바삐 움직인다.

이 곳에 사는 시로와 쿠로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고아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동네에서 소문난 문제아다.

돈을 뜯는 것은 물론이요, 동네를 날아나니면서 온갖 악행은 저지르고 다니는 녀석들이다.

도시 개발의 일환으로 이 도시에서 살았던 아쿠자가 들어오면서 상황은 어려워진다.

거기에 엎친데 덮핀 격으로 어린이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나타나는 녀석들까지 나타난다.

그들은 걸림돌이라 여기던 시로와 쿠로을 해치려는 계획까지 세우게 되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고속 성장을 한 일본...

하지만 만약 먼, 혹은 가까운 미래에도 사리사욕을 챙기위한 집단들로 인해 도시가 난도질을 당한다면...

서양인의 눈으로 봤지만 마이클 아리아스 감독은 이제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제작 활동을 일본에서 한다. 어찌보면 일본 사람 다 되었으니 그가 상상하는 그 모습은 위협적이거나 혹은 그 이상, 그 이하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원작 만화가 장면으로 옮겨진 것 부터가 이 작품이 주는 의의는 크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작품 보면 볼 수록 상당히 이상했다.

분명 일본인데 일본적이지 않고 마치 동남아의 다른 도시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했던 것이다.

작품 중간 중간에 코끼리 동상이 등장하는 장면은 일본 작품임에도 또다른 이국적인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그런 것도 있지만 또다른 의문점은 어린이 테마파크를 만들려던 야쿠자 독사의 음모를 돕는 덩치 큰 부하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대화는 도저히 알아들 수가 없다 '&(&^%%$##$'... 로도 표현될 정도로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

 

일본이 배경이지만 절대 일본스럽지 않은 배경과 소재들에 대한 의문은 지금 생각헤도 잘 모르겠다.

나는 이들 장면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알아들 을 수 없는 용어와 이국적인 코끼리 동상들의 모습은 아마도 시로나 쿠로에게 또다른 낮선 이방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오랜동안 정착하고 돈을 뜯으며 살아가지만 정작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꿈꾸었던 것이다.

 

바닷가 마을에 집을 짓고 사는 것이 소원이던 두 사람은 마지막에 그 꿈을 이루지만 그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 그들은 많은 것들을 버려야만 했다. 그렇다면 그들만이 이방인의 모습일까?

독사를 비롯한 수많은 인물들의 모습에서도 그들은 이 도시에서 그리 적응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은 않는 것 같다.

 

또한 거의 마지막에 쿠로가 거대 테마파크에서의 싸움은 그 떡대(?)들과의 싸움보다도 이중성을 띄고 있는 자기자신 내면과 싸우는 모습임을 알게 된다.

시로를 잃고나서(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는 절반정도 미쳐있었고 그것은 자기내면에 감춰지 있던 악마적인 모습을 내보이게 된다. 돈을 벌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살점이 날라가는 자극적인 장면은 없음에도 상당히 이 작품은 자극적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12세 관람가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볼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정보를 모르고 찾아가는 가족단위의 관객들에게는 상당히 대략난감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심오함에 상당히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의외의 발견은 목소리 출연자들에게 있다.

청순함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아오이 유우가 시로 역을 맡았고 '아라시'의 나노미야 카즈나리가 쿠로 역을 맡았다는 점이다. 특히 아오이 유우의 목소리는 자칫 여성의 목소리로 내는 남자 케릭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이니깐... 괴성을 지르거나 '안심, 안심...'을 외치는 장면에서는 그동안 듣지 못했던 또다른 그녀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으니 말이다


 

시로는 자신들의 아지트에 사과씨를 뿌린다.

하지만 절대 시맨트 같은 바닥에 자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만큼 현실은 냉정하고 불가능 뿐이다.

엔딩 크래딧에서 점점 솟아 나오는 꽃을 보면서 우리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한다.

골목대장에 지나지 않는 그들이 이 세상을 구하기에는 세상은 너무 무섭고 냉정하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