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2009년 강남, 강남 거리를 이야기하다.

송씨네 2009. 3. 14. 03:27

남 분들에게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강남이라는 동네는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잘사는 동네로 인식이 되다보니 일단 강남의 '강'자만 들어도 거부반응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강남도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여전히 강남은 잘 나간다. 그런데 좀 강남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강남... 그것도 최고의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강남역 거리가 이상하다.

 

 

사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어떤 분의 제보였다.

강남에서 입지 좋은 곳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분의 하소연이었다.

강남구와 서울시의 도시 정비로 인해 간판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이다.

바뀌는 것은 좋은데 문제는 너무 규격 제한에 테클을 두다 보니 영세한 가게들의 경우 간판 하나 달아버리는 것도 구청의 테클을 받는다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심각하길래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일까 일단 가보기로 했다.

제보를 주신 분은 강남에서 알만한 곳에 작은(아주 작은) 뷰티샵을 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를 통해 가게를 홍보할 정도라면 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깨는 정말 소박한 가게였다.

강남이 잘 사는 사람들의 동네라고 하지만 이런 곳에서 터잡고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애초로워 보이기 까지 한다.

그런데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이런 하소연을 너무 무시하시는 듯 하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에서는 서울의 여러 도시를 디자인거리로 선정해서 도시미관을 정비 하기 시작했어요...
저희도 그런것에 반대를 하는것은 아닙니다.
근데...이것이...
당초 계획과는 달리  멋진 도시보다는 썰렁해지고 추워보이기 그지 없는 상태로 만들었답니다.
각종 현수막과 현란한 광고를 없앤것은 좋은데...
규격을 너무 제한하다 보니 간판들이 최소화 되구...
과거 간판에 맞게 건축되었던 건물 빌딩들이 제살 드러내니 정말 앙상하고 흉물스러워 보입니다.
디자이너는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던 걸꺼같애요...
강남역은 다른 지역보다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구..
좀더 화려하고 좀더 시끌벅적한 이미지가 연상이 되는데...
이렇게 정비한 후로는 강남역이 너무 썰렁해 졌지요...
길거리에 맛있던 노점상들도 다 사라지구...
건물들은  이곳 저곳 임대 써붙여져 있구...
물론 경기가 악화 된것도 문제이지만.
도시의 지역적 특성에 맞지않는  계획성없는 디자인에 강남역은 죽어가는것 같아요...

강남역 정비된 오른쪽 도로는 정말 간판도 통일성 없구...  건물도 흉물스럽구... 썰렁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런 답답한 심정을 어디 전화해서 토로해도 계속 무시만 당하네요..
디자인 거리라면 좀 특색있고 젊은 사람들이 와서 사진도 찍어보고 하고 싶겠끔 만들어야 하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냥 도로 정비라고 하면 말이 맞겠네요...
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이렇게 무개념 무통일 계획없는 디자인에 쏟아붓는게 넘 아깝습니다.
거기에 하나더...
저희 가게는 너무 작습니다.
하지만 대로변에 있죠. 그 디자인 거리의 해당 되는데요...
간판이 너무 작아서 실내에 돌아가는 전광판을 하나 달았더랬죠....실내에...

하지만 구청에서는 도시 미관(디자인거리)에 반한다며 얼른 내리라네요....
경기악화와 디자인거리정비땜에 썰렁해져 손님이 다 끊기구  정말 어려워 지고 있는 이 시점에...
나라에서는 이 불경기에 대기업 규제나 풀어주고 있고  우리같은 작은 자영업자에게는 너무나 큰 규제를 하고 있네요...
이 불경기에 꼭 그래야만 할까요??
세금은 세금대로 다 떼가며... 장사는 잘되면 세금 떼가 안되도 세금 떼가... 장사 망하면  자영업자 실업급여를 준다네요..이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배부른 소리 같다고?

실제로 이 지역에 임대 간판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거리 미관을 해친다고 노점상도 다 사라졌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노점상 음식들을 좋아해서 좀 아쉽긴 하다.  이런 것은 '꽃보다 남자'의 F4도 모르는 것이다. 서민 음식들이 얼마나 맛있는데...)

그 자리에는 전봇대 하나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 이야기는 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음... 간판이 통일화 되었다.

새 건물들은 아무래도 새간판이 차차 적응이 되니깐 문제가 없겠지만 의외로 강남역에는 고층빌딩 중에서도 오래된 건물도 꽤나 있다.

이들 건물은 아무래도 크게 간판을 만든데 익숙하기에 이들 크기에 맞게 건축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그 큰 간판이 사라지고 약간 작아진 간판을 보면서 깔끔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어딘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간판 크기를 조금 크게 하여 낡은 느낌을 오히려 지워야 하는데 낡은 건물에 간판까지 작아져 버리니 어딘지도 모르고, 건물도 오래된 느낌도 들고... 

이 건물의 건물주는 기분이 좋을까? '우리 건물은 오래된 건물'이라고 알아서 홍보(?)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당연히 건물을 내놓더라도 잘 될리가 없다.

 

 

 

 

 

 

 

 

여러분이 보시고 계시는 세번째 사진....

두번째 사진 속의 건물 바로 옆 건물이지만 아무래도 강남의 간판 정비된 것 중에서 그나마 나은 편이 아닐까 싶다.

크기도 적당하고 가게 개성에 맞게 구상을 할 수 있으니깐 말이다.

 

 

 

 

반대편은 아직 정비가 안되어 여러분들이 보시는 일반 거리의 모습이지만 물론 이 간판 역시 깔끔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너무 작아진 간판에 알아볼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너무 작아졌고 요히려 획일화가 되다 보니 그 간판만에 고유 특성도 없다.

맥도날드도, 스타벅스, 커피빈 등의 익숙한 페스트푸드 점도 이에 동참한 것은 좋으나 가게 찾기가 힘들다.

강남에서 약속 장소 정하실때 이 곳으로 정하시다가는 좀 고생 좀 하실 것 같다.

그리고 크기가 작아지니 젊은 사람들은 뭐 문제는 없겠지만 나이드신 분들은 길을 제대로 찾으실지도 의문이다.

적당한 크기도 있지만 너무 작은 크기의 간판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말 웃기는 것은 따로 있다.

대형 탑, 혹은 전봇대 처럼 생긴 녀석이 건물앞 블록 마다 하나씩 붙어 있다.

정식 명칭은 '강남 미디어 스테이지'의 '미디어 겔러리'라는 녀석이다.

어떻게 보면 요즘 유행하는 햅틱 휴대폰을 대문짝만하게 만든 녀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기요, 정말 궁금해서 그런데 이 햅틱 휴대폰(?)은 얼마짜리인가요? 한 대당 100 만원도 넘을 테고, 200 만원은 훌쩍 넘을 듯 한데...)

나는 처음에 이게 뭔가 싶었다. 웃기는 것은 이 길고 긴 녀석 때문에 그나마 정비를 해서 깔끔해진 간판들을 오히려 더 가린다는 것이다.

글자 간판도 작아지는 것도 불편한데 거기에 커다란 기둥이 막혀 있다.

대한민국, 아니 세계에서 가장 비싼 디지털 가로수를 여러분은 보고 계신다. 강남에...

 

 

 

 

 

 

 

물론 보시다시피 좋은 목적으로 사용하는 녀석이다.

국내 일간지 PDF 서비스도 무료로 볼 수 있으며, 시내 교통상황도 실시간 제공한다.

기특하다. 그런데 이거는 한 두 개만 심어도 될 것이며, 이렇게 높게 올릴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자, 이런거 만들 시간 있으면 명동의 우리은행 앞(명동예술극장)의 대형전광판 손좀 보시기 바란다.

(그거 고장난지 좀 되었을 것이다. 서울시와 SK 텔레콤의 프로젝트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거 작동이 잘 안되는 날이 더 많던데...) 

 

 

 

 

 

나는 인테리어도 그렇고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른다.

따라서 나는 일단 이 분에게 다른 전문가 블로거들을 소개해 드리기로 했다.

과연 전문가들은 이 거리에 대해 어떤 반응들을 보일지 일단 궁금해진다.

 

 

그건 그렇고...

서울시와 강남구에 묻는다.

이렇게 돈이 남아 돈다면 좀 기부라도 하시지...

(참고로 본인은 몇 천원이라도 다달이 생기면 열심히 기부를 하는 편이다. 혹시 기부 안하고 이런 소리 한다고 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아서 미리 말씀드린다. 본인도 기부는 한다. 기부도 좀 하시라고 위에 기부 위젯도 걸어놓는다. 그거 폼으로 거는 거 아니다! 테클 거시는 분들은 즐.~!!)

그리고 과연 이 거리 정비가 누구를 위한 정비인지 묻고 싶다.

건물들의 컨셉까지 알아서 잡아주시는 서울시와 강남구청...

그러나 그 강제성에는 의문이다. 과연 효율적인 계산을 하시고 이 프로젝트를 임하셨는지 궁금하다.

디지털 가로수를 하나만 심으시던지, 아니면 간판 크기를 크게 해서 잘 보이도록 하시던지...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강남의 상가들이 임대가 늘고 있다는 소리가 과연 무엇을 말해주는지 잘 아시리라 생각된다.

 

요즘 강남 거리... 너무 재미있다.

거리 한복판에 PC방도 만들어 주시고 시민들 심심치 않게 하라고 대형 햅틱 휴대폰도 거리에 걸어두셨다.

서울시, 강남구청 돈이 남아 돈다. (브라보~~!)

실업급여도 못받고 오늘, 내일을 외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러고 보면 참 웃기는 세상이라고 생각된다.

지역 특성화,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려는 서울시와 강남구청의 행정 아이디어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경제가 불황인 시대에 이런 것을 왜 하느냐는 것이다.

이건 연말에 보도 블럭 뜯는 것보다 더 한심한 짓이라는 것이다.

돈 많다는 티 좀 내지 말고 머리 좀 굴려서 좋은 아이디어 좀 내놓으셨으면 한다.

그나저러나 오아시스인지 뭔지... 서울시에서 하고 있는거 아직도 하고 있나 모르겠다.

차라리 국민들의 좋은 아이디어는 거기서 좀 활용하시면 안될까? 돈 적게 드는 것으로...

 

 

시리즈로 보시면 좋을만한 글도 있다.

얼마전 소개된 '디자이너들의 수다'라는 블로그는 얼마전 청계천 간판의 모순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 여러분... 정말 삽질하나는 끝내주게 잘 하시는 군요.

 

 디자이너들의 수다-간판을 통해 보는 '청계천 멍청이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