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김수환 추기경 선종...조문행렬에 서다.

송씨네 2009. 2. 18. 02:43

는 카톨릭 신자이다.

그 소리를 몇 번이고 되풀이 한 것 같다.

이 블로그에서...

 

하지만 게을러 빠진 나는 요즘 성당을 다니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내 자신을 불량 신도라고 생각한다.

불량 신도인 나는 월요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들었다.

생전 보지 않던 평화방송(PBC)에 체널을 돌리고 그의 선종소식에 귀를 귀울였다.

 

2월 17일...

장지가 있기 전에 아무래도 명동성당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뉴스에서는 조문객들의 줄이 길어서 2시간 정도 줄을 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간...

뉴스에서 이야기하던 것 처럼 그 줄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추웠다. 너무 추웠다.

하지만 춥다고 조문객의 행렬까지 줄어들게 할 수는 없었다.

 

 

 

 

나는 김수환 추기경을 좋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정치문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교단체들의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지는 않았지만 그는 80년 이상을 민주주의에 맞써 싸운 몇 몇 되지 않은 종교인이었다.

시위현장으로 명동성당이 자주 거론되고 이용되었지만 언제나 명동성당은 활짝 열려있었고 그들의 피난처가 되어준 곳이기도 했다.

최근 정권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면서 안타깝게 느껴진 것이 예전과 달리 명동성당에 대한 시위대들의 임시거처로의 허락을 하지 않는다의 문제였다.

만약 김수환 추기경이 아흔이 넘고 오랫동안 살아 계셨다면 지금처럼 막는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다.

이 사회가 언제부터 보수와 진보로 나뉘고, 정치도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것도 모잘라 같은 종교와 같은 계열의 인물들이라도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모습이 보여 매우 안타깝다.

심지어는 같은 종교인들 끼리 이익을 앞세워 싸우는 현장까지 보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의문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 다양한 인생사를 지닌 분이다.

박정희 정권을 시작으로 그는 많은 대통령들과 면담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쩌면 그가 민주주의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최근 정의사회구현단이 촛불집회라던가 삼성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이어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되지만 명동성당이 신도들을 위한 공간으로만 자리잡다 보니 과연 일관성이 있는가 의문도 들었다.

새로 보수공사를 끝낸 명동성당은 깔끔했고 그 곳에 유리관에 모셔져 있는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은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자꾸 되물어본다.

 

 

부디 하늘에서는 좋은 사람들과 많은 인연을 맺으시길 기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