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 것은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직장을 그만두고 이런 여행을 가게 된 것도 운명이라 생각이 들었다.
독설닷컴, 미디어스, 미디어 몽구 등의 유명 블로거들이 주최하는 평창에서의 1박 2일은 단순히 블로거들의 친목다짐 MT가 아니라 지금 평창을 비롯, 농촌을 비롯한 작은 도시들이 처해있는 위기 극복법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기회였으니깐 말이다.
평창에서의 1박 2일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일까?
★관련 글 : 고재열의 독설닷컴-동계올림픽 무산된 평창, 이렇게 살 길 찾았다
김홍기의 문화의 제국-겨울 숲을 걸어 인간에게 가다-평창여행 이야기
우리끼리 블로그-평창의 송어 축제를 아시나요?
첫번째 여행지는 가볍게 워밍업으로 작은 정자를 둘러보았다.
한문이 짧은 나는 처음에 이 글자가 뭔가 했다.
청심대... 그냥 평범한 정자 정도로 생각했다.
청심이라는 기생에게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강릉부 대도호부사로 지내던 박양수 역시 그녀를 매우 사랑했다.
그러나 6년의 임기가 끝나 한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두 사람은 이별아닌 이별을 하게 되었다.
박 부사를 잊지 못한 청심은 바위에서 그를 기다리고 기다렸으며 결국 병이 나게 되었다.
극진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회복의 기색이 없었고, 임종을 앞두고 그녀는 박 부사를 잊지 못해 그와 함께한 바위의 절벽에 몸을 던진다.
해마다 그녀를 위로하는 '청심재'를 열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이하 자세한 내용은 평창문화관광 포털 사이트를 참고하시길...)
어쩌면 그냥 보면 초라해 보이는 정자와 바위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고지순한 순애보적 사랑이 조선시대에도 있었음을 생각할 때 많은 것을 느끼게 만든다.
청심이라는 기생이 죽은 뒤 작은 정자가 생겼는데 천장에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질 정도로 이 곳에는 작지만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볍게 문화유적지를 돌아보고 본격적으로 평창을 알아볼 순간이다.
첫번째 장소는 바로 평창 송어 축제...
올해 1월에 이어 내년 1월에 두 번째로 열릴 이 행사는 진부면 주민들이 직접 주축이 되어 벌어지는 행사라는 점에서 기존 행사들과 차별화를 보이는 행사이다.
블로거들이 방문한 이 날은 사실 예비개장을 한 날이다. 온라인 게임사이트로 치자면 배타오픈이라고 할 수 있는...
실제로는 내년 1월 1일부터 2월 1일까지 행사 참여가 가능하나 시간이 나시는 분들이라면 지금 찾아가시면 간단한 시설정도는 이용이 가능하다.
(문의 전화 : 033-336-4000 / 인터넷 http://festival700.or.kr/trout/ )
체험을 할 수 있는 것들도 종류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
거기에 이 지역 특산물 혹은 식당에서 사용가능한 상품권의 가격 5,000 원을 제외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인 셈이다.
상품권을 같이 증정하는 이유 역시 이 지역의 특산물이나 식당과 같은 명소를 알려서 자연스럽게 관광객을 더 유지하려고 하였던 것이라고...
이 곳의 매인행사라고 할 수 있는 송어 잡이는 낚시대를 이용하여 잡는 것과, 맨손으로 잡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한 사람당 2마리 이하로 가지고 나갈 수도 있으며 잡은 송어는 구이나 회로 즉석 요리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눈썰매장이나 얼음카트도 있다.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을 행사로 생각된다.
거기에 아직 완공은 되지 않았지만 개썰매나 4륜 ATV도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행사들을 보면 이런 걱정에 휩싸인다.
'저 사람들 저렇게 하고 바가지 요금이나 받는게 아냐? 라는 생각 말이다.
그런 불안을 잠재울만한 곳이 이 곳의 식당, 스낵코너라고 생각된다.
송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는 물론이요, 입맛에 맛게 다양한 음식들을 골라먹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크게 비싸지 않다.
이런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지역 주민들과 식당,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여기서 센스 하나 이야기하자면 여기는 커피나 머핀, 쿠키 같은 간단한 음식도 판다.
그런데 여기에 담기는 용기가 마치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스러운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런 행사 가면 꼭 나오는 매뉴가 커피이지만 보통 싸구려 인스턴트 커피를 생각하기 쉽고 그냥 달랑 종이컵 하나에 담아가지고 오는 정도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비록 값싼 커피 한 잔이라도 어떤 용기에 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고 본다.
그런점에서 커피에 뚜껑을 얹어 파는 것은 탁월한 센스 감각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송어들을 뒤로 하고 두번째 날 찾아간 곳은 대관령이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방문한 12월 20일과 21일 기간 동안 평창에 많은 눈이 내렸다.
눈이 소복히 쌓인 거리를 거닐기에는 좋은 날씨이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도시보다는 이런 시골에나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대관령으로 향하던 날도 눈이 많이 내렸다.
우리가 향한 곳은 바람마을-의야지...
이 곳은 얼마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풀로 덮인 곳에서 썰매를 타시던 곳이다.
거기에 조금만 넘어가면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촬영 장소도 보인다.
그러나 이런 것만 이야기한다면 이 마을을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마을이야 말로 최근 침체된 농촌 경제에 커다란 빛이 될 그런 곳일테니깐...
이 곳의 특징은 앞에 이야기한 평창 진부면의 평창 송어 축제가 참여인원수가 많고 행사 기간에 제한이 있다면 반대로 이 곳 바람마을의 경우는 순전히 마을 주민들로만 테마파크가 구성되어진다는 것이고, 4계절 언제나 이용이 가능하도록 주기적으로 행사를 갖는다는 것이다.
가령 양털깎기나 양몰이 쇼, 티셔츠 만들기 등의 행사들이 그것이다.
봄에는 딸기잼을 만들기도 하며 겨울에는 진부면 송어축제처럼 눈썰매장이나 4륜 ATV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양을 이용한 테마파크이다.
양을 기르면서 이를 관광수입으로 올리는 마을이 없다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바람마을은 바로 그것을 역이용하였다.
'웰컴 투 동막골'에 등장한 풀밭 썰매를 실제 관광코스로 이용하고 이는 결국 전직 대통령도 부담없이 즐기는 하나의 관광상품이 되었다.
바람마을 역시 현재 축제를 준비 중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점으로 올해까지 벌어질 '하늘, 바람, 눈의 나라' 축제는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문의전화 : 033-336-9812 / 인터넷 : http://www.isnowpark.com, http://www.windvil.com)
소를 타고 경기를 펼치는 로데오처럼 양을 타고 놀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며, 얼음 호텔 역시 이 때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이 행사를 준비중인 김영교 씨는 특히 얼음호텔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대관령이 얼음이 늦게 녹는다는 점에 착안 아마 얼음호텔은 오랫동안 운영이 될 것이라면서 이 프로젝트에 더욱 더 많은 자부심을 나타냈다.
독설닷컴의 고재열 기자님 말처럼 평창은 최근 위기를 겪었다.
동계올림픽 후보에 두 번 오르면서 두 번 모두 실패한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평창은 동계올림픽을 기다리면서 이 들 두 행사에 더 힘을 쏟는다면 동계올핌픽 개막후 두 배의 관광수입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울러 이번 계기를 통해 농촌을 비롯한 작은 도시에서도 진부면과 대관령면의 경우를 통해 농촌경제가 살아야 지방경제가 살고 나라경제가 살 수 있을 것이라 감히 말해본다.
부디 두 지역의 지방행사들이 성공리에 개최되길 나 역시 빌어본다.
이 글을 쓰는 나는 덕분에 감기 몸살을 얻고 가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
바로 이 세상이 아름다워 질 수 있는 비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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