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글은 얼마전에 본 영화라서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바로 리뷰를 올리려던 이야기였지만 앞에서 보셨다시피 심하게 제 몸이 망가진지라 글을 더 이상 남길 수가 없었지요. 어쨌든 그랬다는 얘깁니다. 야구치 시노부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코미디로 담아내는데는 귀재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껍니다. 돈을 얻기 위해 산전수전 위기를 이겨내는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비밀의 화원'1이라던가 '워터 보이즈'나 '스윙 걸즈'에서 수영과 관현악부라는 평범한 소재를 그것도 반대로 남녀가 반대로 그것을 해낸다는 상황에서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수영'에 '수'자도 모르던 그들이, '관현악'에 '관'자도 모르던 그들이 조금식 자기성취를 이루어낸다는 것이 그의 영화의 공통점이죠.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좀 연령대를 높였습니다. 분명 청춘은 청춘인데 말이죠, 하늘위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때 마침 공항 CGV에서 이 영화를 하더군요. 공항이 배경인데 김포공항 앞의 CGV에서 이 영화를 개봉하지 않는게 오히려 더 이상할지도 모르니깐요. 공항에서 본 공항 이야기, 햇병아리들의 첫 취항 이야기를 뒤늦은 감이 있지만 해보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기내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기내방송 장면이 흘러나오고 한 남자가 허둥대고 있습니다. 순간 비행기는 추락합니다만... 다행히도 시물레이션 훈련중입니다. 이렇게 스즈키는 우여곡절 끝에 훈련을 마치고 실전에 투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먹성좋은 여승무원 에츠코도 첫 호놀룰루 행 국제선 투입준비를 앞두고 있습니다. 항상 그녀의 곁에는 정로X을 달고다녀야 할 정도로 식성이 좋은 그녀입니다. 더구나 두려움이 없는 강한 그녀에게는 아무런 시련은 닥처올 것만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첫 취항을 준비하는 그녀는 여러 문제점이 발생됩니다. 이대로 울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 편 새들의 공격으로 일부 파손당한 비행기로 인해 부조종사 스즈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시물레이션 상황이 실제가 되어버린 것이죠. 긴급히 회항을 결정하지만 하필이면 공항에는 태풍으로 인해 제대로 도착할 수 있울지도 의문입니다. 어쨌거나 힘들기는 고참이건 신참이건 마찬가지이며 땅이며 하늘이며 모두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안전하게 착륙을 하게 될까요? 공항에서 이 영화를 봤다고 말씀드렸지만 공항에서 보는 비행기를 다룬 영화는 정말 색다른 기분이 듭니다. 더구나 이 영화를 꼭 봐야만 했던 이유는 저 역시 공항에서 잠깐이나마 기내식을 나르던 일을 해봤기 때문입니다. 비록 날지는 못해도 기어다니는 모습은 너무 많이 봤으니깐요. 영화의 시작은 앞에 말씀드렸지만 간단한 그리고 실제 항공사에서 종종 보여주게 되는 기내방송 안내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정신없이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지죠. 청소를 하러 오고 사람들은 정신없이 새로운 덮게들을 씌웁니다. 그리고 케터링 서비스 사람들이 와서 기내식을 나르며 밑에서는 정비사들이 열심히 정비를 하게 되지요. 그 사이 살수차가 달려와서 새로운 물을 공급하고 반대로 정화조 차량이 달려와서 손님들이 남기고간 여러가지 것들을 쓸어내립니다. 비행기의 문이 오픈되고 사람들은 탑승을 하게 되지요. 영화에서처럼 저도 힘든 상황을 많이 겪어봤습니다. 손님이 탑승한 가운데 기내식을 뒤늦게 나르는 상황도 있었고 귀한 기내식 음식을 쏟아서 다시 그 음식을 세팅하여 담아내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는 날에는 그 날 저는 죽는 날(?)이나 다름이 없지요. 사실 힘든 것은 이만저만이 아니죠. 정비사들은 함부로 연장을 분실해서는 안되고 비행기 내부에 넣고 다니는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작은 사고 하나가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니깐요. 이런 저런 문제점은 그래서 어느 파트를 떠나서간에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런점에서 야쿠치 시노부는 자료 조사를 철저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행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나 에피소드들이 단순한 웃음을 넘어서서 한 번 쯤 벌어질법한, 그리고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죠. 기내의 많은 케릭터가 등장하지만 역시나 빛나리 아저씨(!)의 활약상이 돋보이죠. 가발이 벗겨질라 말라하는 상황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비행기 안에 좌석마다 배치되어 있는 비행기 모델에 대한 소개 및 위급시 조치사항을 설명한 팜플렛에 수많은 엎어진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모습과 흡사한 사내를 발견하고 망연자실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상적인 장면이기도 합니다. 배우들의 활약상도 돋보이긴 하지만 '워터 보이즈'의 츠마부키 사토시나 '스윙걸즈'의 우에노 쥬리를 제외하자면 이번 작품에서는 우리에게 그렇게 익숙한 배우는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기억하실려나 모르겠내요. 얼마전 소개한 곽재용 감독의 '사이보그 그녀'에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낸 아야세 하루카가 이번에서는 시종일관 활짝 웃으며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신의 물방울'로 익숙한 타나베 세이이치도 있지만 국내에 소개된 그의 드라마가 아직은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여전히 인지도가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분명 야쿠치 시노부는 전작들과는 다른 차별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면서 성장하는 나름대로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소년 소녀들이 그 주인공이라는 것이죠. 좌충우돌하면서 위기에 봉착하지만 그들은 그 위기를 겪어내지요. 남자도 수중발레가 가능하며 여자들도 마음만 모은다면 충분한 관현악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 음반들을 명반으로 뽑지만 스윙걸즈 맴버들이 참여한 라이브 앨범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다듬지 않은 순수함이 좋다는 것이죠. 야쿠치 시노부가 보여주는 영화스타일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약간 좀 다릅니다. 물론 그들은 뭔가를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초짜들은 아니며 단지 중급의 단계를 지나서 고급의 단계로 넘어서는 상황에서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죠. 스즈키와 에츠코는 신참에서 벗어나 차츰 고참으로의 성숙 단계를 걸치게 됩니다. 영화의 말미에는 그들이 그렇게 되고 있음을 다시한번 관객에게 각인시키고 있고요. 거기에 감독은 또 하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쉬운 것은 없지만 노력하면 못해낼 것이 없다는 삶의 진리입니다. 아, 그 점에서는 전작과는 같은 점을 지니고 있군요. 어쨌든 많은 영화들이 젊은이들의 희망과 좌절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야쿠치 시노부 스타일 같은 영화가 분명 더 좋습니다. 재기발랄한 그의 또 다른 작품들이 기대됩니다.
아울러 드리는 말씀, 사실 공항점에서 봤던 이 작품은 화질이 너무 좋아서 디지털로 착각을 했지만 필름으로 틀었다고 하더군요.
하루 두 번만 틀었다고 하니깐 화질이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극장 직원분의 이야기...
그런데 말이죠. 기왕 공항에서 벌어진, 하늘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만큼 좀 더 많이 길게 장기상영을 했으면 좋았을 아쉬움이 들더군요.(지금은 공항 CGV에서 이 영화는 상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항이라는 소재에 더구나 김포공항에도 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된 일본의 ANA 항공사와 CGV 공항이 잠시 전략적으로 이밴트도 벌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공항이라는 이런 좋은 장점을 가진 극장과 항공사가 여기 있는데 왜 마케팅을 제대로 펼칠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이 영화가 2008 년도 영화라서 그런 것일까요?
마지막으로... 영화의 앤딩 크레딧을 휘날리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Come Fly With Me'도 꼭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흥겨운 재즈 분위기의 팝이 앤딩 크래딧 속에 삽입되어 맛갈라는 앤딩을 보여주고 있으니깐요.
앞써 말씀드린 등장인물들의 그 후 상황은 덤으로 선사하고 있으니깐요.
8/4 추가...
그동안 너무 아파서 이 영화의 영화 정보를 올리는 것을 잊을 뻔했죠.
퇴원하자마자 이 영화의 영화 정보, 제 분신(!) 올렸습니다!
트위터 시작했습니다.
요즘 트위터가 대세인 듯 싶습니다. 짧막한 잡설을 자주 이 곳에서 해보려고 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로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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