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킹콩을 들다-희망의 바벨을 들고 역전의 금매달을 따다!

송씨네 2009. 7. 11. 23:29

 

 

 

스포츠를 드라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역전의 드라마라니, 드라마 같은 역전이니 반전이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요.

최근에 그래서 그럴까요? 얼마전부터 영화에는 스포츠 이야기는 자주 우리가 접하는 소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드라마들도 최근 그렇게 하고 있는데 스포츠 드라마는 잘 안됩니다.

반대로 스포츠 영화들은 승승장구하고 있고요.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몇 년 전 개봉된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스포츠 영화로는 드물게 좋은 반응을 얻습니다.

독립영화스러운 영화만 만들던 임순례 감독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었지요.

 

박건웅 감독의 '킹콩을 들다'를 뒤늦게 보았습니다.

이후 개봉작 중에서는 스키 점프 선수들을 다룬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역시 스포츠 영화가 대세인 듯 분명합니다. 적어도 충무로에서는 말이죠!

 

 

 

[이 영화는...]

88 올림픽 역도 선수인 이지봉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합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역도 바벨을 놓치고 말죠.

그리고 부상... 다행히도(?) 그는 동매달을 땄지만 선수생활을 그만 두어야 하는 선고를 받습니다.

그 후 나이트 웨이더가 되지만 어쩌면 그가 다시 가야 할 곳은 역도인지도 모릅니다.

그는 보성으로 가서 중학교 역도부 감독을 역임하기로 합니다만 어영부영, 설렁설렁, 대충대충 역도부 감독을 맡게 되지요.

그러나 사격부에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영자의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꾸기로 합니다.

오합지졸, 천방지축 역도부를 이끌기로 하지만 순탄치는 않습니다.

첫경기를 엉망으로 만들고 역도부는 더 심기일전으로 다음 전국체전에서 값진 금매달들을 따내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시련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역도라는 경기를 잘 모릅니다.

우리 기억에서 역도 하면 과거 올림픽 금매달 리스트인 전병관 선수라던가 지금도 우리 기억에 남아 있는 역도요정 장미란 선수 정도가 떠오를 정도이니깐요 역도는 우리에게 어떤 경기일까요?

 

지봉은 이렇게 이야기하죠. 그 무게에 맞는 역도(바벨)을 들어 올려서 들면 성공하는 것이고 들지 못하면 실패하는 경기라고 말입니다. 단순한 게임입니다만 그러나 다른 경기보다도 위험한 경기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바벨을 잘못들면 허리 혹은 팔이 나갈 수 있는 경기이니깐요. 지봉은 팔굼치에 큰 상처를 보였고 더구나 심장에도 무리가 오기 때문에 의사는 선수 생활을 포기라하고 이야기 합니다.

그가 왜 어영부영, 설렁설렁, 대충대충 역도부 선수들을 가르쳤는가에 대한 이유는 거기에 나왔던 것이죠.

자칫 잘못하면 위태로울 수 있는 그 경기를 그들에게 출전시키게 한다는 것은 나쁘다는 것은 지봉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첫장면을 기억하시는지요?

영화의 첫장면은 영자가 성인이 되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회에 출전을 앞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고등학교 역도부 시절 지봉이 아닌 다른 역도부 감독에게 당한 체벌의 후유증이 약간 남았던 영자는 결국 그 후유증이 남게 되면서 힘들게 선수 생활을 하고 있었죠. 그리고 비행기에서 학창시절 같이 운동하던 친구들에게 지봉의 물건들을 받게 되지요. 전국체전에 슬픈 가운데에서도 이를 악물고 경기에 나선 것처럼 지봉이 남긴 마지막 물건을 보면서 그녀는 다시 이를 악물게 됩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내용이었습니다.

모두들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역도부를 찾았고 그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성취를 하게 되지요.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지봉과 동료 선배 후배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들은 성취감을 맛볼 수 없었을테니깐요.

 

하지만 후반에는 좀 아쉬운 감이 들었습니다.

큰 시련을 겪은 선수들의 모습 뒤로 그들의 행동이 너무 작위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억지 감동을 얻어내기 위한 수작으로 일부 관객에게 오해받을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억지 감동을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렇게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따름이었지요.

 

 

 

 

영화는 실화입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실화임을 나타내는 자막들을 선보입니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역도부 선수들의 몇 몇은 실명으로 등장한다는 점까지도 동일하죠.

실제 이야기에는 '정인영, 윤상윤, 김용철 선생님의 지도아래 2000년 전국체전에서 14개 금메달을 휩쓴 순창의 중고등학교 역도부를 모델로 하고 있다는 것, 정인영 선생님은 이듬해 뇌출혈로 작고하셨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범수 씨가 연기한 지봉의 역할은 바로 이 세 명의 선생님들의 인물들을 합친 인물이라는 것이죠. (특히 고인이 되신 故 정인영 선생님에 더 가깝다고 봐야겠지요.)

거기에 영화는 마지막에 관객들에게 또 한번의 감동을 줍니다. 영화속 그들이 보여준 경기 장면과 실제 사진 장면을 비교하여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는 실화가 맞다는 것을 다시한번 인식시켜준다는 것이죠.

(엔딩 크레딧에 그 모든 장면이 있으니 저처럼 영화 늦게 보신 분들은 꼭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이범수 씨는 우리가 코믹 배우라고 처음에는 알고 있다가 오히려 차츰차츰 반대로 그가 전문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외과의사 봉달희'를 통해 알게 되고 '고사'나 '짝패' 등과 같은 다른 작품을 통해서도 이범수가 코믹배우가 아닌 진정한 많은 것을 고뇌하는 배우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죠.

 

이범수 씨 만큼이나 고생을 한 배우는 조안 씨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억하실려나 모르겠지만 '여고괴담 3'에서도 그녀는 남들과 다른 모습이 아닌 특수분장을 해서 살찌고 못난 얼굴로 영화에서 초반부에 등장해야만 했습니다. 누구나 아름답고 싶은 욕망이 있을텐데 그녀는 또 한 번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연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킹콩을 들다'에서도 살을 찌우면서 연기를 하게 됩니다. 거기에 못난이 분장을 하고 나와야 했으니 말이죠. 오히려 저는 그 어떤 모습보다도 그 점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조안 씨와 박용우 씨가 잘되길 바라는 사람의 한 명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범수 씨나 조안 씨 보다도 진정한 또 하나의 주인공들은 조안 씨가 맡은 영자를 제외한 남은 역도부 5 인방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영 역의 김민영, 민희 역의 이윤희, 현정 역의 전보미, 여순 역의 최문경, 수옥 역의 이슬비 등의 이들 배우는 아마도 다른 작품에서는 그야말로 스타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지닌 배우들이라는 것입니다. '여고괴담' 시리즈들이 스타들의 등용문이었던 것 만큼 이들의 활약상도 두고 볼 일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명대사를 찾는 코너에서 이 대사를 찾아보았습니다.

영화 속 지봉이 영자를 비롯한 역도부원 아이들에게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어쩌면 희망을 잃고 사는 이들에게도 힘이 되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이 이야기로 끝을 맺을까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하지만 동메달을 땃다고 해서 인생이 동메달이 되진않아.

그렇다고 금메달을 땃다고, 인생이 금메달이 되지는않아.

매순간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그자체가 금메달이야!

 

여기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최선을 다해 내 맘속의 희망의 금매달을 쟁취하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제 이야기 같기도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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