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국가대표-스포츠 영화의 매력과 미덕은 이것이다!

송씨네 2009. 8. 5. 22:20

 

 

 

'미녀는 괴로워'로 그야말로 김용화 감독은 '빵~' 터지는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일본원작 만화를 우리나라 감각에 맞게 고치고 성형중독과 더불어 가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여러 메시지를 전하던 그는 김아중이라는 스타를 탄생시켰지요.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국내 스키 점프 선수들의 애환을 담아내겠다고 합니다. 바로 영화 '국가대표'입니다.

 

 

[이 영화는...]

'아침마당'에 한 사내가 출연합니다.

'보고 싶은 얼굴'이라고 해서 사람 찾아주는 그런 시간 있잖아요...

'밥'이라고 불리우는 이 청년의 한국 이름은 차현태...

어렸을 때 여동생과 미국으로 입양을 간 현태는 알파인 스키 부분에서 국가대표로 활동할 정도로 대단한 청년이었죠. 무작정 어머니를 찾으러 왔지만 그게 쉽지만 않습니다.

이 때 나타난 어린이 스키 교실 강사 출신의 종삼은 계속 그를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어머니를 찾으려면 국가대표로 알려지면 좋지 않냐는 이야기와 더불어 차라리 자신을 버린 나라 한국을 이렇게 원망하는 것보다는 괜찮지 않냐고 이야기 합니다. 더구나 국가대표에서 금매달을 따면 병역면제에 아파트 주고, 연금 주고... 를 강조합니다.

이렇게 하여 고깃집 아들 재복, 나이트 웨이터 흥철과 소년가장 형제인 칠구와 봉구가 합세하면서 나름대로 팀이 갖춰집니다. 한편 저 바다 건너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옥장판 팔아오던(?) 종삼의 골칫덩어리 딸 수연이 찾아옵니다. 그러니깐 다단계에 빠졌다는 얘기죠...

어쨌든 이들은 이렇게 모였다만 마침 이들이 활동해야 할 무주는 동계 올림픽을 준비하는 곳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의 훈련은 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낡은 놀이공원의 롤러 코스터를 점프대 삼아서 해야하는 훈련은 고되고 힘들기만 합니다.

불협화음, 오합지졸의 최악의 팀이 과연 최강 드림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물론 영화의 극적인 재미를 위해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이 추가가 되었습니다.

가령 주인공 현태가 입양아 출신이라는 점과 구성원들이 오합지졸로 팀웍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내용이라던가는 영화의 극적인 재미를 위해 조금 첨가한 것이 있지만 영화의 내용처럼 우리나라에는 정말로 다섯명의 국가대표가 존재한다는 것이며 이들은 영화의 내용처럼 힘든 훈련과정과 더불어 국가대표 출전외에는 별다른 소득원이 없기 때문에 실제 직장에 다니거나 알바로 수입원을 모으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영화속 자비로 경기에 출전한다는 이야기는 그렇게 과장된 이야기 같지는 않다는 것이죠.

어쨌든 영화속에서는 우리는 웃으면서 이 영화를 봤겠지만 하지만 웃고 싶어도 울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상황은 그동안 너무 많은 스포츠 영화와 드라마에서 봤던 이야기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여자 핸드볼 팀도 그랬고, 얼마전 개봉한 '킹콩을 들다'의 여자 역도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인기 스포츠를 다루고 있는 영화들이 많아졌고 영화에서는 그들의 모습이 약간 과장되고 코믹하게 그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웃고 있어도 웃지 못하는 국내 비인기 스포츠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영화에서 이들은 금매달을 따지 못합니다.(스포일러가 될만한 내용은 아니라서 밝혀둡니다.)

물론 실제로 이들 국가대표 스키점프 팀은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불구하고 매달을 따오는 저력을 보여줍니다. 만약 금매달을 따는 상황을 보여주었더러라면 억지 감독을 유발시킨다는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김용화 감독은 그것이 두려워서 금매달을 따는 감동적인 상황을 보여주지 않았는지도 모르는 일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만큼의 감동을 줍니다. 입양아와 소년가장, 그리고 맹해보이는 지적 장애인도 있고 아버지에게 맨날 야단을 맞을 정도로 심한 반대에 부딪치는 인물들도 있습니다. 멋있게 날렵하게 하늘 위를 나는 그들의 모습이 멋있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루저라고 불리우는 이들이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껴진다는 것이죠.

 

그의 영화에는 장애를 가진 이들이 한 두 명 정도 등장합니다.

이범수 씨가 조로증에 걸린, 그러니깐 일찍 늙은 병에 걸린 인물로 등장하는 '오! 브라더스'라던가 불안정한 모습으로 등장하였던 한나의 아버지(임현식 씨)가 나오는 '미녀는 괴로워'도 그렇고 그의 영화에는 어딘가 모자라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조롱의 의미로 그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 이들도 하나의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국가대표'의 지적 장애가 있는 봉구가 일반인처럼 멋있게 날아오르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잡아내는데 고생한 연출진의 노고도 잊지를 말아야겠지만 배우들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겠지요. 하정우 씨의 활약상은 물론이요, 김지석, 김동욱, 최지환 씨 등의 활약상도 잊지 말아야겠지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나름대로 벼르고 있었다던 성동일 씨의 활약도 돋보였으며 '사랑해, 말순씨', '효자동 이발관', '괴물' 등을 통해 사랑을 받았던 이재응 군이 그동안의 공백을 깨고 다시 활동을 시작한 점도 눈여겨 볼 점이라고 봅니다.

 

다만 수연 역을 맡은 이은성 씨는 연기력 보다도 인물의 정체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만들어지는 케릭터라고 보여집니다. 과연 이 감동적인 상황에 피라미드(불법 다단계)에 빠진 코치의 딸로 등장할 필요가 있었는가라는 의문입니다. 다른 방식으로 케릭터를 활용했으면 좋았을 아쉬움이 들고요. 다만 난대없이 등장한 김수로 씨의 까메오는 관객들을 즐겁게 만든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영화의 영화음악은 아시다시피 '러브홀릭'의 이재학 씨의 작품입니다.

이전 '미녀의 괴로워'에서 '마리아'를 김아중 씨 버전으로 탄생시킴으로써 히트를 쳤던 그는 이번에는 자신의 노래를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얼마전 싱글로 활동하면서 보컬 이지선 씨는 독립을 했고 '러브홀릭스'로 이름이 바뀌어서 활동하게 되었죠. 타이틀 곡이었던 'Butterfly'는 '러브홀릭스'가 활동하는 소속사 플럭서스의 가수들이 모여서 만든 음악이었는데요. 연말에 나온 이 음악은 사실 매장당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곡이었죠. 영화 준비와 더불어 음악 제작에 착수했고 작년 연말에 디지털 싱글 형태로 선을 보이게 된 것이죠. 영화에 삽입하면서 이 곡의 존재를 다시 알리게 되었는데요. 영화의 주요 장면과 엔딩크레딧에 삽입되어 더 큰 감동을 줍니다.

가사 내용이 사실 이 영화의 내용과도 딱 맞는지라 이재학 씨의 선택은 옮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선수들 하나하나가 점프를 하는 장면에서 너무 과도하게 음악이 사용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옥의 티를 굳이 뽑자면 바로 이것이겠지요.

아울러 'Ain`t Nothing Wrong With That'도 경쾌하게 사용되었지요. 아시다시피 은반 요정 김연아 양이 등장하던 한 우유 CF 삽입곡으로도 알려진 곡이죠. 이 곡을 끝까지는 아니더라도 광고보다 더 길게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인상적이죠.

 

 

 

 

분명한 것은 최근 개봉된 '킹콩을 들다'와 더불어 스포츠 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더 높일 수 있는 그런 계가 되었음에 틀림이 없을테고요.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질 것이라는 기분좋은 전망을 갖아봅니다. 무주에서 평창으로 아직 우리는 갈길이 멉니다. 스키 점프 선수들을 비롯해 비인기 선수들 (얼마전 '무한도전'이 다룬 봅슬레이 선수들도 있겠지요.)에 대한 관심도 갖아야 할 것 같고요.

 

영화처럼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Butterfly... 무조건 날아오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자, 날아봅시다... 희망을 향해서 말이죠.

 

 

 

 

 

 

 

 

트위터 시작했습니다.

요즘 트위터가 대세인 듯 싶습니다. 짧막한 잡설을 자주 이 곳에서 해보려고 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로도 해주세요.

 

http://twitter.com/songcine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