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굿모닝 프레지던트-국민에게, 그리고 청와대 그 분에게 바칩니다~!

송씨네 2009. 10. 25. 08:52

 

 

 

늘 느끼는 것이지만 장진 감독은 참으로 영리한 사람입니다.

연극적인 구조를 영화로 끌어내리는 것은 사실 쉽지 않지만 그것을 잘해내는 감독들 중의 한 명입니다.

물론 그것 때문에 일부 관객들은 이런 장진 감독의 영화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지만요.

 

장진 감독이 신작을 내놨습니다. 

세 명의 대통령 이야기...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 대통령 이야기...

그리고 지금 청와대의 반응이 궁금한 이 영화... 그 분께서는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을까요?

영화 '굿모닝 프래지던트' 입니다.

 

 

 

[이 영화는...]

 

레임덕이라는 소리는 듣기 싫은 대통령이 있습니다.

슬슬 퇴임을 준비하고 젊은 대통령을 기다리는 김정호 대통령은 월드컵 복권 기념사업 출범식에 참석합니다.

그리고 정치적 쇼가 다 그렇듯 재미삼아 복권 OMR 카드에 번호를 입력하지요.

영부인께서 드라마 막방에 눈물흘리고 계실때 쯤에 김정호 대통령은 자신이 244 억원의 1등 금액에 당첨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차, 1 등 당첨된다고 하면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말을 이제야 기억합니다.

편안한 노후를 보내보려던 김 대통령의 소망은 이루어질지요?

 

또 한 명의 대통령...

김정호 대통령의 대를 이을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권 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인 차지욱입니다.

젊은 나이에 부인와 사별하여 아들 하나와 단 둘이 살고 있지만 그것에 내색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저기서 그를 괴롭히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일본은 대한민국 해상에 침입을 하고 있고, 북한은 이런 이들에 공격을 감행하고 미국은 결단을 내리라고 자꾸 강요합니다.

거기에 아버지의 이식수술에 대통령의 몸을 빌려달라는 의문의 청년이 나타나 괴롭힙니다.

사랑의 그림자인 이연(김정호 전 대통령의 딸)의 모습에도 가슴이 철렁입니다.

 

그 사이 다시 정권은 바뀝니다.

장관직을 역임했던 국내 최초의 여자 대통령 한경자의 등장 역시 예사롭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데 있었죠. 영부인이 아닌 영부군이 된 창면이 바로 그 주인공이죠.

한경자 대통령이 장관이던 시절에도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살았던 그에게 부인이 대통령이고 영부인의 일정을 자신이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의도하지 않은 땅투기 의혹으로 한경자 대통령은 상당히 곤란한 위기를 겪게 됩니다.

탄핵의 위기를 겪은 여자 대통령, 그리고 이를 압박하는 야당 정치인들의 공격까지...

 

정치는 쇼라고 이야기하지만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쇼일까요?

아무튼 대통령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긴 아닌가 봅니다.

 

 

 

 

 

 

 

영화에서도 등장한 이야기이지만 정치는 쇼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 쇼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국민을 생각하고 쇼를 할 것이냐가 가장 고민 일 것입니다.

쇼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요. 

의외로 큰 결정이 필요한 광복절 특사(사면)같은 것도 있고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밖에 나가서  시장 가서 떡볶이, 어묵을 시식하러 가주면 됩니다.

그런데 참 묘하죠?

영화 속 대통령과 현재 지금 나랏일 맡고 계신 분은 은근히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점도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세 명의 대통령은 정치적 쇼라는 것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쇼라고 할지라도 국민들이 뭐를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 정권의 나라를 대표하시는 분들은 소통을 좋아하시지 않는 것 같내요.

 

장진 감독은 정치적 목적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말은 사실인 것 같지만 한 편으로는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장진 감독의 스타일이 은근히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많이 만드시는 분이라서 말이죠.

영화속에서는 MBC와 YTN 로고의 화면이 많습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생하는 방송국들에게 힘내라고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보수쪽의 모습도 보이죠. 가령 김정호 대통령이 보고 있던 신문은 동아일보라는 것도 그렇고요.

엔딩 크레딧에는 다양한 진보, 보수 신문사들이 협찬사로 등장합니다.

정치적인 해석을 피해달라는 말은 이처럼 해석되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보수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같은 보수라도 욕을 먹고 욕을 먹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 영화는 분명한 것은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야당과 여당도 있지만 한 정당이 오랫동안 정권을 잡지 않으며 그렇다고 그 정치색을 굳이 노리려고 했던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우리는 왜 이런 대통령이 실제로 나올 수 없는가 의문을 갖습니다.

 

 

 

노년의 김정호 대통령은 잠시나마 당첨금을 노후자금에 쓰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자금을 결국 약속대로 국민에게 돌려주기로 하죠.

그러나 돌려준다고 하더라도 쇼라는 소리를 듣고 그렇지 않고 가지고 본인의 소유물로 갖는다면 그동안 쇼했다고 그래도 욕을 먹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이고 국민들의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오히혀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방안이었던 것이죠.

젊은 대통령인 차지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어묵과 떡볶이만 먹었다면, 그리고 정체불명의 청년에게 이식의사를 밝히는 척만 했다면 이 역시 쇼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쇼를 포기하고 진짜 진심을 보여주죠.

그러나 지금 이 나라에 계시는 분은 떡볶이만 드시고, 쌀라면만 드십니다.  그게 끝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뭐든지 잘먹는 식신 대통령(?)은 아니깐요.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실천하는 대통령입니다. 그러나 실천하는 대통령이 없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대리만족을 느끼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해피엔딩의 영화와 다른 현실은 시궁창인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점에서 장진 감독의 이 영화는 유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영화라는 것이죠.

 

마지막 이야기의 한경자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앞의 차지욱 대통령이나 김정호 대통령과 그 본질은 다르지만 국민이 행복하려면 그 대통령도 행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의 스캔들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힐러리 클린턴과 빌 클린턴은 그럭저럭 잘 살고 있지만 그 스캔들 하나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을 생각한다면 나라가 행복한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이 행복하고 집안이 행복해야 나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3인 3색의 대통령을 보는 점에서 이 영화는 또 다른 재미를 주지요.

이미 '하이킥' 시리즈 이전에 '이산'처럼 온화한 임금 뿐만 아니라 이웃집 동네 할아버지 같은 인상을 주고 있는 이순재 선생님은 여전한 코믹한 연기를 보여주시지만 의외의 조합은 사실 고두심 씨와 장동건 씨이죠.

장동건 씨가 코미디를 한다는 점에서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그것은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더구나 장진 감독의 특징이 그렇듯 한 번 손을 잡은 배우는 계속 손을 잡는 것이 장진식의 페르소나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장진의 페르소나 만들기 방식은 장동건, 고두심 씨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얼마전 '정재영 씨를 놔줘라'라는 리뷰를 섰다가 크게 된통 일부 네티즌들에게 혼이 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습니다만 영화팬으로써의 의견은 드린 것이죠.

이것이 참고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에는 정재영 씨가 등장하지 않죠.

하지만 박해일, 공형진,  한채영 씨 등의 의외의 출연진들이 보입니다.

물론 한채영 씨를 제외하고는 앞의 두 분은 특별출연입니다만 의외로 장진 감독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 배우라는 점에서 주목할 점이죠. (한채영 씨는 얼마전 '연극열전' 중 '서툰 사람들'에서 인정을 받아 장진 감독의 새로운 페르소나가 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장영남, 주진모, 정규수 씨 처럼 연극무대 시절부터 늘 함께해온 장진 감독의 페르소나들도 물론 이 영화에도 등장하지만 새로운 베우들과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앞으로 장진 감독 영화에서 고두심, 장동건 같은 명배우들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잠시나마 해봅니다.

 

 

이 영화는 장진 감독 영화로는 유일하게(물론 그 기록은 언젠가는 깨지겠지만요.) 전체 관람가 영화를 받은 영화입니다.

이에 대해 너무 정치 풍자의 강도가 약해서 이런 등급을 받은 것이 아닌가라는 장진 감독의 우스겟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정도라면 장진 감독이 최선을 다했다고 보여집니다.

'거룩한 계보'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던 장진 감독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이 영화는 장진 감독 중에서는 역시 유일하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으며 기존 감독들이 보여준 조폭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조리실장의 눈으로 본 세 대통령의 모습은 이미 그 결론이 중반부에 나온것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정말 좋은 대통령은 국민에게 행복함을 선사하는 대통령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강자보다는 약자에게 먼저 다가가고, 나라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가족이 행복하고 집안이 행복해야 나라 역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깐요.

 

영화를 보고 나서는 웃게되지만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는 슬퍼지는 이 영화...

저만 그럴까요? 뉴스를 보시면 다시 서글퍼지는 요즘입니다.

그 분께서는 이 영화를 보실려나 모르겠네요.

극장에 가셔서 그 분이 이 영화를 보러 가시는 것 자체가 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쇼를 하시지 않고 국민에게 진정성을 보여주신다면 국민들도 더 이상 그것을 쇼로 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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