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만큼이나 오토바이는 대부분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교통수단입니다.
작고, 자동차에 비해 가벼우며 장거리 여행에도 적합하죠.
그 때문인지 의외로 자동차 만큼이나 오토바이가 등장하는 로드무비는 많은 편입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캐나다에서 건너온 영화 '원위크' 입니다.
몇 년 전 '원스'로 음악영화의 가능성을 보였던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서 올해 선을 보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벤은 평범한 교사입니다. 물론 그의 과거는 평범하지 않았죠.
어린시절 노래가 좋아 선생님 앞에서 노래를 불렀지만 퇴짜를 맞았습니다.
글 쓰는 것이 좋아서 출판사에 여러곳에 의뢰를 하지만 이 역시 퇴짜를 맞게 되지요.
그러나 사랑까지 퇴짜를 맞지는 않았습니다.
벤은 사랑하는 사만다와 약혼을 하고 결혼을 앞둔 시점입니다.
그런데 벤은 병원에서 암진단을 받게 되죠. 살 가능성은 희박...
벤은 돌아오는 길에 한 어르신이 애지중지 하던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만다에게 몇 일간 여행을 떠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결혼식도 코 앞이고 더구나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데 말이죠.
그렇습니다, 그는 어린 아이들처럼 병원이 두렵습니다.
항암치료가 두렵고 세상을 떠난다는 그 현실이 두려운 것이죠.
그렇게 기약없이 벤은 오토바이를 몰고 캐나다 전역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리틀 러너'로 알려진 마이클 맥고완 감독에 국내에서 선보이는 두번째 영화인 이 작품은 상당히 평범한 한 남자의 평범한 로드무비입니다.
물론 그의 과거는 평범함을 거부했지만 세상은 그를 거부하였지요.
그냥 돌아가는데로 평범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그에게 오토바이를 통한 여행은 평범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죽음을 앞둔 그에게 오토바이를 몰고 달리는 여행은 결코 평범한 여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로드 무비라는 것이 보통 한 명에서 두 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미스 리틀 선샤인'이나 '다즐링 주식회사' 같은 예외도 있지만요.) 거기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새로운 자아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는 캐나다 전역을 돌면서 그는 많은 사람들과 조형물을 만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물건들과 맞딱뜨리게 된다는 것이죠.
주화부터 시작해서 공룡, 벽화 등등의 다양한 것들을 만나게 되죠.
그 속에서 많은 이들과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들과의 대화는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모텔에서 만난 암환자는 암치료에는 대마초가 직빵이라면서 그것을 권하지만 사실 정말 중요한 것은 치료던 뭐던 살고 싶은 의지만 있으면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나 싶습니다. 죽음을 맞이한 개를 발견하면서 친해진 목장 여주인도 만나고 모텔에서 간만에 호텔에서 숙식을 취하고 그곳에서 만난 여인과은 잠시 사랑을 나누지만 그는 거기서 오히려 자신이 그동안 잊고 살았던 노래 부르기와 글쓰기에 대한 재능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윈드서핑 하다 만난 연인들을 보면서 희망을 느끼기도 하죠. 그리고 사만다와 진정 사랑했는가를 반성하게 되고요.
아이스하키 리그에 우승한 우승팀의 우승컵에 키스도 하면서 우승팀의 기(氣)를 얻기도 하고요.
오토바이가 로드킬 당한 동물에 걸려 곤두박질 치고, 중간에 멈춰서기도 하며 심지어는 운전미숙의 자량에 대박살이 나는 수모를 겪지만 그것이 그에게는 큰 장애물이 되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해설자가 나레이션을 까는 방식으로 벤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벤이 자신의 이야를 남의 이야기인 것 뭐냥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영화의 마지막에 그 나레이션을 하는 사람의 정체가 공개됩니다.
그리고 벤의 이야기는 책으로 내놓게 되었다는 화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몇 가지 추측이 가능합니다.
벤은 모텔에서 만난 암환자였던 사내처럼 암을 극복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거나 혹은 죽음을 맞이했으나 행복한 유작을 만들고 세상을 떠났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물론 그게 어떤 것이든 상관 없습니다. 벤의 그 여행이 가치있는 여행이었음에는 틀림없으니깐요.
벤 역을 맡은 조슈아 잭슨은 드라마 FOX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 '프린치'로 사랑받고 있는 배우입니다.
국내에서도 그의 작품이 방송되고 있으면서 그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지요.
그는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벤 역할을 무리 없이 연기했습니다.
어느 배우가 그랬던 것러럼 조연부터 출발해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데요, 그의 모습이 최근 TV와 영화를 통해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주목되는 배우라고 생각됩니다.
이 영화의 특징이라면 역시 아름다운 캐나다의 자연과 거기에 덧붙어 등장하는 음악들일 것입니다.
영화의 분위기는 무거운데다가 스팩타클한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영화는 실망적일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만 요즘 가을을 맞이해서 쏟아지는 영화들 중에서는 그나마 무난한 편이라고 보여집니다.
가을에는 이런 감성무비가 더 좋기 때문이죠. '원스' 같은 작품이 성공한데에는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들과 풍경들 때문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엔딩크레딧의 가득한 음악들의 소개는 인상적이나 국내에는 OST가 발매가 안된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심지어는 아마존에도 보이지 않내요. 영화의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OST인 만큼 어떤 경로든 이 작품의 OST가 발매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희망은 있을까요? 이런 영화를 보면서 항상 묻게 됩니다.
방금전 병마와 싸우는 한 남자가 왈츠를 배우는 과정의 다큐를 보았습니다.
몸이 마비되어 더이상 몸이 움직지지 않을 위기이지만 그는 거기서 내일의 희망을 얻습니다.
내일은,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희망은 있겠지라는 생각말이죠.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로드무비가 그렇듯 그들은 희망을 한아름 자신의 가슴에 안고 돌아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지요.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이 필요한 이 순간 잔잔한 캐나다 영화인 '원위크' 추천합니다.
PS. 주인공 벤은 자신이 마시던 음료 종이컵의 테두리에 써져 있는 지령에 따라 움직였습니다만.
만약 '꽝, 다음기회에...' 같은 절망적인 메시지였다면 벤의 여행은 지속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삶이라는 것은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마치 포춘쿠키의 행운의 메시지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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