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몬스터-B급 감성 충만한 공포 스릴러! 정말로 괴작일까?

송씨네 2014. 3. 17. 01:35

 


몬스터 (2014)

Monster 
6.9
감독
황인호
출연
이민기, 김고은, 김뢰하, 안서현, 김부선
정보
스릴러 | 한국 | 113 분 | 2014-03-13
글쓴이 평점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가 여기 있습니다.

아마도 감독의 전작들을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요?

아니면 이런 영화가 정말 처음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B급 감성이 충만한 영화. 영화 <몬스터>(영문원제 Monster)입니다.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가판을 늘어놓고 장사를 하는 소녀가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복순(김고은)으로 할머니가 살아계셨을 때 까지도 평생 고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는 자리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이 동네에서 소문난 바보였던 것이죠.

한편 또 다른 외진 숲길에 작은 통나무 집에는 한 사내가 살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태수(이민기)로 작은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만드는 도자기는 매우 특별하지요. 아주 아주 특별합니다.

태수에게는 형 익상(김뢰하)가 있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그렇게 친한 편은 아닙니다. 형제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너무 어색한 관계죠.

익상은 전 사장(남경읍)으로부터 자신의 비밀이 담긴 휴대폰 동영상을 회사 직원이 가지고 있으니 그 휴대폰을 빼앗아 달라는 요청을 듣게 됩니다.

익상은 그 부탁들 다시 태수에게 하게 되고 태수는 그 소녀 연희(한다은)가 있는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졸지에 언니를 잃은 여동생 나리(안서현)는 구사일생으로 태수에게 도망쳐오게 되고 복순과 은정(김보라) 자매가 사는 시골마을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러나 태수는 복순과 은정 자매를 공격하고 은정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되면서 복순과 나리는 태수를 찾아가 단판을 벌이기로 결심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황인호 감독으로 그의 이력을 보게 되면 실로 놀라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하나같이 그가 쓴 시나리오가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지요.

시골마을에 표류하게 된 조폭과 귀신의 살떨리는 동거를 그린 <시실리 2km>(To Catch a Virgin Ghost/2004), 다중 인격장애를 가진 여친과 데이트를 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두 얼굴의 여친>(Two Faces of My Girlfriend/2007), 그리고 감독과 각본을 모두 맡은 영화 <오싹한 연애>(Spellbound/2011)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지요.

더구나 호러 장르에 코미디를 넣고, 스릴러 장르에 코미디를 넣는 몇 안되는 감독이라는 점에서 특이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드시리라 봅니다. 

 

이 작품 <몬스터>는 기본적으로 스릴러가 중심이 되는 영화지만 생뚱맞는 유머코드를 중간중간 심어놓았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신정원 감독의 영화 <차우>(Chaw/2009)를 떠오르게 만들죠. 그러고 보니 신정원 감독 작품에 앞에 소개한 <시실리 2Km>가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황인호 감독과 신정원 감독은 스릴러나 공포 안에도 B급 감성의 코미디를 넣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감독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몬스터>는 이런 식입니다.

마치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처럼 복순이 힘들 때면 하늘 저너머로 할머니의 음성이 들린다던가 그렇게 태수에게 쫓기면서 복순과 나리는 티격태격 말도 안되는 것으로 싸우기도 하고 남이 먹다버린 자장면 하나에 목숨을 거는 모습 또한 보여줍니다.

심지어는 태수와 익상, 거기에 그들의 이상한 어머니 경자(김부선)이 끼면서 그야말로 막장을 넘나드는 상황까지 나오게 됩니다.

관객들이 많이 당황하는 이유가 스릴러로 가려고 하면 갑자기 뜬금없는 유머코드가 등장해서 사람을 어이 없게 만든다는 것인데 그 때문인지 이 영화는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이 영화를 저는 몇 달전 블라인드 시사로 미리 보고 왔는데 B급 감성이 충만하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오락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물론 황인호 감독의 전작 중에 각본작인 <도마뱀>(Love Phobia/2006)은 최악이었지만요.)

적당히 피도 튀기면서 긴장감과 더불어 웃음을 주는 이런 B급 영화가 저에게는 딱 맞는다는 것이죠. 의외로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저처럼 이런 B급 영화에 더 열광하는 분들이 많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몬스터>는 생각하기 의견이 나뉠 수 있는 영화라고 저는 생각됩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이민기 씨에게 스릴러라는 옷은 의외로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고요. 훈남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것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데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했었더라면 이런 어색함은 없었을텐데 말이죠.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변신을 해야 그 어색함에서도 곧 탈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대로 <은교>(Eungyo/2012)에서 팜므파탈의 연기를 보여준 김고은 씨는 지적장애인(한가지 알아둘 것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미친놈(그게 아니라면 미친년) 혹은 바보라는 표현은 좀 줄이는게 좋지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박흥식 감독의 <협녀>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니 기대를 해봐야겠지요.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일등공신은 김부선 씨 였습니다.

생뚱맞은 등장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 영화에서 공포와 스릴러 분위기를 약간 코미디로 전환시키는 인물이 익상이 끌고 다니는 조폭 일당들과 더불어 바로 음식점 여주인으로 등장하는 경자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이미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The Spirit of Jeet Keun Do-Once upon a Time in High School/2004)를 통해 음식점 아줌마 연기의 최고 경지에 오른 그녀의 모습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 작품에서 그녀는 태수와 익상의 싸움을 붙이기도 하고 말리기도 하는 어떻게 보면 독특한 인물입니다. (그렇게 된 사연이 있지요. 물론 스포일러입니다.)

 

<몬스터>는 묘한 스릴러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황인호 감독이 한 커뮤니티에 남긴 글을 보니 이 작품에 대한 의도는 확실해 보이고 그의 스타일은 어느 정도 인정은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아마 계속 관객들에게는 먹히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점에서 황인호 감독은 이제는 슬슬 관객들과 소통을 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딜을 제안해야 하는 상황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140자로 말해봐!

미친년과 미친놈이란 흥미로운 대결 구조를 가지고 만든 영화입니다.

전형적인 싸이코패스와 별개로 지적장애의 여성이 등장합니다.

파괴된 가족관계와 한편에서는 혈연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가족이 탄생한다는 점에서 극과 극의 이색적인 스릴러가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