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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의 미래'... 후쿠시마에서 체르노빌과 한국의 원전을 걱정하다

송씨네 2014. 12. 1. 00:16

몇 년전이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혼슈[本州]의 북동쪽 해안에서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엄청난 지진은 쓰나미로 이어져 마을을 덮쳤고 많은 재산피해와 사상자를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더 큰 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개의 발전소의 원자로가 멈추었고 후쿠시마의 발전소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3월 12일과 14일에 제1원자로와 제3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 격납고에서 각각 압력이 가해진 수소 가스 축적으로 인한 폭발이 일어났으며 3월 15일에는 제2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격납고에서 3번째 폭발이 발생하게 됩니다.

후쿠시마의 주민들이 대부분 대피하고 여전히 방사능 수치가 높아 모든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상황입니다.

 

생활의 터전을 잃었고 목적도 잃어버린 주민들...

그들은 자신과 같은 사건을 겪었던 곳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다큐 '후쿠시마의 미래'입니다.

 


후쿠시마의 미래

Fukushima: Is There a Way Out? 
8
감독
이홍기
출연
-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69 분 | -
글쓴이 평점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방사능으로 3연타를 맞이하게 된 도시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습니다.

반경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임시 조립식 가옥에서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그들이 언제쯤 다시 돌아갈지는 확실치가 않습니다.

다큐는 이들의 모습을 생생히 전하면서 이곳이 삶의 터전이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비춰줍니다.

그리고 사람들 중의 일부는 자신과 같은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하는데 바로 러시아의 체르노빌 현장을 둘러보기로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의 우쿠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에서 핵폭주로 방사능이 노출되면서 역시 많은 주민이 대피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방사능 오염을 막기 위해 많은 이들의 현장에 뛰어들었지만 아까운 인재들이 세상을 떠나는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그리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 후쿠시마에서 살던 이들은 그 현장을 찾으러 병원과 학교, 그리고 이제는 굳게 문이 잠겨진 그 위험한 도시로 향하게 됩니다.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늘어났던 모습이 비춰지며 과거 그 마을을 살았던 사람 뿐만 아니라 자식, 그리고 심지어는 손주들까지 대를 이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들 할말을 잃게 됩니다.

한 소녀가 그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과 슬픔을 노래하고 있고 후쿠시마 사람들은 그들의 슬픈 노랫소리에 같은 생각과 모습으로 화답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이홍기 감독은 전작 '순천'을 통해 늙은 뱃사공 부부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아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기도 했는데요.

어쩌면 이 작품은 같은 다큐이긴 하지만 더 직접적이고 고통스러운 모습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큐의 러닝타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GV의 내용은 전혀 부족함이 없이 풍성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전이고 입소문이 덜되어서 빈자리는 많았지만 오히려 적은 인원이 다양한 질문을 쏟아낼 수 있다는 것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GV를 함께한 환경영화제 전 프로그래머이자 원전 관련 프로젝트 영화를 구상중인 황혜림 씨의 이야기도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당장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과연 일본의 먹거리만 위험한 것인가라는 질문도 흘러나왔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국내 원전도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사고가 벌어지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의 사용기간을 연장할 것인가, 그리고 만약 수명을 다하더라도 원자력 발전소의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의문도 나왔습니다.

먹거리면에서도 안심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는데요. 심지어는 우리 땅에서 자라는 버섯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황혜림 님의 충격적인 발언에 관객석이 술렁거리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 '후쿠시마의 미래'는 여러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만큼 국내 관객에게도 하루빨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내년 2월 개봉을 염두하고 계시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 작품이 빠른 시간에 개봉되어 많은이들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공포영화나 스릴러를 보며 괴성을 지르고 놀라기도 하지만 이것 만큼 더한 공포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이 다큐를 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평가였습니다.

정말 현실적인 공포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작품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관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우리의 자세도 분명 논의되고 토론이 되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글은 경기도 다양성 상영관인 G 시네마와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