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유령신부

송씨네 2005. 10. 19. 08:25
생선 통조림 공장 아들 빅터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랑...
상대는 빅토리아라는 여성으로 귀족집안이지만 곧 몰락 직전을 앞두고 있다.
빅토리아 쪽은 돈때문에, 빅터 집안은 출세의 욕심으로 결혼을 서두르는데...
그런데 웬걸... 이 소심한 신랑 빅터!
결혼 서약서를 달달 외워도 시원치 못할판에 촛불은 왜이리도 자주 꺼지는지...
암기력 부족에 콧바람이 센 관계로 목사에게 퇴짜를 맞고...
어둑한 밤 완벽 100% 암기 성공...
그런데 그 연습용으로 외운 서약문에 누군가가 Yes라고 외치는데...
아무리 도망갈려고 해도...
♪천걸음을 가도 만걸음을 걸어도 난 언제나 제자리걸음...
버려진 무덤에서 튀어나온 유령신부와 결혼을 해야 할 몸...
한편 빅토리아 식구들은 빅터가 돌아오지 않자 갑자기, 별안간 나타난 의문의 사나이 바키스의 구애를 승락하는데...
이 양반...
젊음은 지킬 때 지키는 거라지만 지가 박카스도 아니고 바케스도 아닌이상...
그런데 수상하다...
과연 빅터의 결혼은 성공리에 끝마칠 수 있을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서서히 간판이 내려갈 쯔음 이번에는 그가 참여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 '유령신부'가 곧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여전히 팀 버튼 사단 중에 빠질 수가 없는 조니 뎁은 물론이요, 역시 팀 버튼이 아끼는 여배우 중 한 명인 헬레나 본햄 카터도 이 작품에서 열연을 펼쳤다.
사실 이 작품을 보기 전에 모두들 팀 버튼의 전작인 '크리스마스 악몽'을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을 보고나서도 이 작품이 생각이 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악몽'의 경우 팀 버튼은 제작에만 관여했을 뿐 감독은 하지 않았다.)
이 작품도 팀 버튼 냄세가 날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단 판타지적인 소재라는 점의 공통점과 해골이 주인공이라는 것, 또한 뮤지컬 같은 연출법이 바로 그것이다.
디즈니 만화의 특징이 늘비슷한 모양새와 더불어 뮤지컬 같은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애니메이션에서 뮤지컬적 구조가 빠진다는 것은 극적구조의 허전함과 재미의 반감이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에 아무래도 그 패턴을 버리지 못하는 듯 싶다.
할로인 마을에서 인간세상으로 넘어온 잭이 '여기가 어디지?'(What's This?)라면서 외쳐대던 '크리스마스 악몽'을 보더라도 극적인 상황을 위해 뮤지컬 구성이 많았던 것도 그런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도 원작의 느낌을 살리고 뮤지컬적인 구성을 잊지 않은 것을 보면 판타지와 애니메이션에 뮤지컬은 이제는 필수요소가 되지 않은가 싶다. 
 
팀 버튼의 영화를 보면 얼마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징그럽고 무서운 것들을 아름답게 동화처럼 만드는 재주를 지닌 감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령마을의 선술집에서 벌어지는 뮤지컬 적인 장면도 그렇고 앙상한 뼈다귀 밖에 남지 않은 강아지 유령, 그리고 어린 꼬마 남녀 한 쌍의 유령까지보게 될 것 같으면 징그럽다기 보다는 귀엽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유령신부의 몸안에 항상 붙어사는 구더기 케릭터 역시 마찬가지... 기존 영화에서 구더기는 참으로 징그러운 존재였지만 이 작품에서는 결코 그렇지가 않다.
어른들이 보기에 팀 버튼의 작품들은 이해하는데 어렵지도 않고 유치하지도 않지만(아니, 조금 유치할 수도 있다.) 어린학생들이 보기에는 해골이라던가 구더기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겨질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마스 악몽'에 비해 진화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약해진 것도 없는 변동사항이 거의 없어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크리스마스 악몽'은 지금 봐도 잘 만든 작품이라서 과연 더 이상 더 잘 만들기란 힘들다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 작품 '유령신부'에서는 실망하기에도 그렇다고 기대하기에도 뭐한 정말 애매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팀 버튼의 스타일로 생각한다면 이 작품의 마무리가 생각보다 약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도 많은 작품이다. 또한 생각보다 짧은 러닝타임인 것이 영화의 집중도를 높이는데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재의 다양성과 크기가 적다는 점에서 아쉽다. 더 길게, 더 다양하게 만들기에는 스톱 모션의 한계가 있는 걸까?
정교한 기술답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이정도의 노력도 정말 칭찬해줄만 하긴 하지만 뭔가 부족한, 아쉬운 생각에 좀처럼 극장문을 나오기가 싫어졌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2% 부족한 작품이 아닌, 90%의 진가를 발휘하지만 10% 가량이 부족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