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투사부일체] 조폭만 아니라면 유쾌했을지도 모를 영화!

송씨네 2006. 1. 23. 00:08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이다...
 
조직에 몸과 마음 바쳐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의 주인공 계두식...
학업에도 열중해야 할 그가 너무나 바쁘신 일정에 상두가 대출(대신 출석)을 하게 되는데 형님에게 딱 걸려버렸으니...
이제 남은 것은 제대로 교생 실습나가서 성공하는 수 밖에 없다.
첫날부터 대통령처럼 호의받으면서 출근하시다가 지각을 해서 개구멍으로 첫출근을 하려던 찰나...
하여튼 첫 출근부터 아이들은 시끄럽게 떠들고 왜이리도 학교에 뭔가 냄세가 나는 것 같은데...
조직의 발전과 나라의 발전과 본인의 발전을 위해 교생 윤리선생님이 된 두식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런지?
 
엘리트를 만들기 위해서 학교에 입학한 조폭 부두목을 기억하는가?
계두식과 그의 일당들이 4년만에 조직을 재정비하고 돌아왔다.
물론 그 조직원들 중 형님(김상중)과 대가리(정운택), 상두(정웅인)는 그대로이고 약간 조직을 좀 더 괜찮게 정비를 했으니  두사부일체가 아닌 '두'의 'ㄷ'에 지붕하나 더 얹어 넣은 '투사부일체'가 되겠다.
상황은 반대로 이제 두식이 교생이되었고 반대로 형님은 아직 졸업을 못한 관계로 보톡스 핑계를 대고 아이들과 같이 수업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거기다 자기 부하가 교생이니... 참으로 난처하다.
 
1편의 성공을 뒤로하고 2편에서는 여전히 이들 조폭들이 날뛰고 있고, 또한 우리나라의 교육문제를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심각하면서도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가난하여 어쩔 수 없이 선생님과 원조교제를 하는 여학생 미정과 아이들을 못살게 굴고 남의 돈이나 뜯어내는 일진회 아이들, 그리고 재단 이사장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아이를 건드리는 것에 불만의 품고 교장의 뺨을 때리는 조폭보다 더 악날한 이사장...
상황은 1편보다 더 심각하고 1편이후 4년이 지났음에도 한국의 교육정책은 더 나빠지고 있었다.
소재면에서는 선택을 잘하였다고 생각이 되어진다. 지금도 이슈화 되고 있으니깐.
더구나 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학법 문제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꼬집고 비판하고 있다.
사립학교의 투명치 못한 관행과 문제점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 일부 정치인은 이 작품을 절대 범상치 않은 작품이라고 여길만도 하다.
1편의 배우들이 모두 다시, 재등장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면에서 케스팅 역시 성공적이라고 봐야한다.
또한 최윤영, 전창걸, 춘자 등의 좀처럼 스크린에서 보기 힘든 사람들이 우정출연을 해준 것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문제라면 지나친 폭력성이다.
조폭영화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더욱 잔인하고 과감해지고 있으며 조폭을 미화하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그들은 실제로 의리는 있을지 몰라도 잔인한 사람들이며 비도덕적인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런 점에서 볼 때 조폭이라는 소재를 다르게 변형시키고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더구나 1편에서의 소재를 그대로 차용시키는 것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가령 1편에서 상두와 두식이 망가지면서까지 '호랑나비'를 열창한 것은 인상적인 장면이지만 2편에서는 대가리와 상두가 망가지면서 장윤정의 '짠짜라'를 부르는 장면은 보는이에게는 웃길지는 몰라도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분명 1편을 되풀이하는 현상 밖에는 되지 않는다. 이는 '가문의 영광'에서 김정은이 '나 항상 그대를'을 부를때와 속편인 '가문의 위기'에서 공형진이 같은 노래를 같은 곳에서 부르는 장면과도 같다. 패러디라는 것은 어느정도 인정이 되지만 같은 출연진이 똑같은 상황에서 또 패러디를 한다는 것은 창작의 의지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폭력적인 장면이나 되풀이는 이 작품의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한편으로는 플러스로 작용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이들 조폭들은 쉴세없이 맞는다. 더구나 네 명의 주연배우중 김상중이 얻어맞는 장면에서는 솔직히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연기파 배우가 이 한몸 불사르면서 망가져보겠다는 의지를 보자면 그것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또한 극중에서 일진회 패거리 중 한명으로 등장한 하동훈(하하)는 진짜 많이 맞지 않았나 싶었다. 교장선생님으로 등장한 박용식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요가 전도사로 알려진 최윤영의 경우 자신의 장점인 요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엽기선생으로 등장하여 엄청나게 망가진 연기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풍자와 유머를 전편에 이어 만들어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나 코믹과 지나친 폭력씬에 치우치다보니 교육문제에 대한 풍자는 사실 그렇게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가령 납골당에서 벌어지는 상대조직(재단학교의 비리문제에 얽혀있는 조직)과의 싸움부분에서 왜 굳이 평화로워야 하고 조용하게 의식이 치루어져야 할 납골당에서 혈투를 벌이는가는 솔직히 의문이었다.(참고로 실제 이 장면이 촬영된 곳은 뜻밖에도 대학 캠퍼스이다. 대학교라서 그나마 다행인거다.)
더구나 국화 꽃잎을 날리는 장면은 멋있다기 보다는 오히려 대결구도에 있는 그들의 모습을 방해하는 소품으로 밖에 생각이 안든다. 또한 두식이 맡고 있는 학교 학생들이 나타나서 조직들과 싸우는 모습은 과거 '신라의 달밤'을 연상케하는데 이 작품의 경우 솔직히 조직원과 아이들의 싸움은 감동적이지도 않고 무모해보이기만 해서 별로 좋은 장면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럴지 몰라도 앞의 영화와는 달리 '투사부일체'에서는 상대조직원들이 순순히 물러가는 장면으로 처리가 된다. 그리고 나서는 그 조직의 두목이 '고삐리들 다 죽일일 있냐고'물러나는 모습에서 분명 영화긴 하지만 그래도 얘내들은 그나마 신사적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름대로 공들인 작품임에는 찬사를 보내지만 조폭이라는 소재는 결코 찬사를 보낼 수 없다.
조폭이라는 소재를 빗겨나간 상태에서 학교의 비리나 문제점을 이야기 했다면 적어도 덜 비난 받았을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이 되어진다. 조폭이 가정의 평화와 학교의 평화를 지키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건 분명 영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