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홀리데이-그들의 외침이 관객들에게 설득력이 있을까?

송씨네 2006. 2. 5. 23:28

 

 

 

1988년...

올림픽을 얼마 앞두고 도시의 청결함을 보이려고 판자촌, 달동네 들이 철거가 되기 시작된다.

하나의 좀도둑에 불과한 지강혁이 사는 마을도 높으신 분 덕분에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된다. 용역 깡패들과의 싸움과 전경들과의 충돌이 벌어지던 와중 강혁과 동네에서 친하게 진해던 동생 주환이 한명을 인질로 잡고 철거단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이 때 이번 철거작전에 책임자인 안석이 등장하여 공포탄과 실탄을 발사하게 되고 결국 주환이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강혁은 폭행죄와 절도죄, 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교도소에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또 다시 안석과 마주치게 된다. 교도소장으로 말이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법...

하지만 안석 역시 강혁을 가만히 두지 않으려고 한다.

돈많은 사람은 몇 억을 탈세하고도 징역 몇 년이면 나오지만 돈없고 가난한자들이 작은 물건 훔치면 그 댓가는 참으로 지나치게 많아지는 이상한 세상...

강혁과 같은 감방 사람들은 결국 탈주를 결심한다.

 

 

 

필자가 태어나고 7년 후에 88올림픽이 열렸다.

그리고 그 때는 몰랐지만 당시 사회를 떠들석하게 했던 지강헌 일당의 납치극도 있었던 것이 바로 이 때이다.

영화는 사실에 근거하였고 실존 인물 지강헌을 한글자만 이름만 바꾸었을 뿐 그대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안석은 알만한 사람은 잘 알겠지만 유일하게 가공된 인물이다.

영화는 가난한 사람은 혹독한 댓가를 치루고 잘 사는 사람은 편하게 대우하는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당시 문제가 되었던 보호감호법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하였다.

다행히도 영화가 제작되었을 즈음에 보호감호법이 폐지가 되었다.(2005년 6월에 폐지)

지강헌은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결국 후세에서는 비록 영화의 몇 글자 안되는 자막으로 표시되었다하더라도 영화에서나마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영화속 여섯명의 탈주범들...

그들은 분명 범법자이다. 사기치고, 성폭행하고, 물건을 훔치고...

하지만 높으신 분들의 아들들은 금방 감옥에서 출소하고 아무일 없었던것 처럼 또 다른 비리와 악순환이 계속되어진다.

그러나 그들이 훔친것은 몇 푼되지 않았고 단지 살기위한 몸부림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뿐인데 세상은 그들에게 가옥한 형벌을 주게 된다. 그들은 사람같지 않은 생활을 살았으며 작은 방에서 감시를 받으며 살아왔다. 결국 이들의 분노는 탈주로 이어졌던 것.

 

최근 영화의 특징이 조폭이 등장하고 폭력으로 일관한는 점에 이 영화는 조폭이 아닌 그냥  평범한 범법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 평범한 범법자들은 결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 사회를 공격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좋게만 봐줄 수는 있을까?

영화는 지강헌 일당을 영웅처럼 묘사하지 않았다고 제작사 측은 이야기한다.

그러나 영화를 봄에 있어서 그들의 억울함은 인정이가지만 그들이 꼭 인질극을 벌이고 서로를 배신하면서까지 이 사회에 경종을 울리려고 애를 쓴것인가라는 의문이다.

 

가령 광팔과 대철은 여섯명의 인물 중에서는 웬지 평범한 범법자와는 거리가 조금 멀어보인다.

그들은 우선 조폭이었다는 점이 그것이고 또한 강헌 일당을 배반하고 수감전 자신의 부하에게 이제는 반대로 도움을 요청하는 신세가 되어 버린다. 물론 강혁 일당은 광팔과 대철의 이런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영화의 어찌보면 또하나의 주제일 수도 있는 사나이와의 의리에서 약간 빗나갔다는 느낌과 더불어 여전히 조폭이라는 소재는 사라지기 힘든 소재임을 알 수 있다.

 

이 영화의 제목 '홀리데이'...

알만한 사람들은 잘 아는 사실...

바로 비지스의 히트 곡이라는 것이며 이 노래는 이미 우리에게 친숙하다는 것이다.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 영화 '홀리데이'를 생각할 때 같은 노래더라도 느낌은 무척 다르다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영화에서는 나름대로 지강혁 일당의 인간적인 모습을 묘사하려고 애를 섰고 인터뷰와 그밖의 자료를 통해 사실감을 나타내려고 애를 섰다. 물론 시대적 고증 역시 80년대 상황에 맞추려고 노력한 점이 많이 보인다. 가령 극중 상호가 즐겨먹던 초코파이의 경우 80년데에 만들어진 제품 포장지를 고증을 통해 그대로 재연했다는 점과 더불어 80년대 패션스타일을 어색함이 없이 잘 재연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

다만 이 작품이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 몇가지가 있다. 우선 강혁 일당이 탈주를 시도하다가 자동차와 충돌을 일으키고 공사장 가드휀스(혹은 안전휀스)에 부딪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때 당시 플라스틱 가드휀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보통 철제 안전휀스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나온 것은 플라스틱 가드휀스이다.

또한 강혁과 민수가 도박장을 급습하는 장면을 보게 되더라도 돈과 수표를 가방에 집어넣는 장면에서 수표의 경우 2000년대에 생긴 은행 로고가 그려진 수표를 포착하게 된다.(바로 이 영화의 협찬사인 우리은행의 로고가 그려진 수표이다.)분명 이 영화는 1988년도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요즘나온 수표라니...

 

이렇게 아쉬운 장면들과 고증이 있는 반면 배우들의 연기는 그럭저럭 높이 평가한다.

이성재는 항상 노력하는 연기자여서 그런지 지강혁 역활에 매우 크게 신경을 쓴 것 같았고, 최민수는 그동안 터프가이 이미지로 낙인이 찍힌데다가 토크쇼나 기타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건방진(?) 모습들로 인해 그의 인지도가 떨어지긴 했으나 영화에서는 터프함과 더불어 금니를 드러내면서까지 망가진 모습은 그동안 최민수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싸이코틱한 이미지와 최민수는 잘 어울려보인다.(그에게서 정상적인 연기를 요구한다는 것은 영화의 참패만 불러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오랜만에 영화에서 본 여현수 역시 반가웠고, 장세진, 이얼, 조안 등의 다양하고 맛깔나는 감초들이 비중있는 역활들을 맡은 점 역시 인상적이다.

 

이 영화는 알다시피 CGV에서 상영관 철수라는 극단의 조치까지 치뤄질 정도로 말이 많았던 작품이다. 결국은 제작사와 배급사의 오류가 문제가 되었고 CGV도 결국 재상영을 시작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껄끄럽기만 하다. 자사에서 제작된 혹은 배급된 영화만이 자사 극장에서 많은 스크린 수를 자랑하고 반대로 상태편에서 만든 영화들은 상영장을 줄이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영화를 보는 것은 관객이지 제작사나 배급사, 극장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 그들 마음대로 횡포를 부린다면 결국 손해보는 것은 관객들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나는 이 영화늘 CGV에서도, 롯데시네마에서도 보지 않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우리는 영화에서 그 대사를 기억하고 있다.

돈있는 사람들은 허세부리고 없는 사람은 기가 죽는...

'홀리데이' 상영문제가 발생했을 때 한간에는 이런 용어도 나왔다.

유전상영 무전종영

이런 용어가 앞으로는 나오지 않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