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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역이 지저분한 이유는 노점상?

송씨네 2006. 2. 27. 01:17

자그마한 디카폰과 디카로 찍은 도시의 모습은 처참했다.

그 모습을 찍음으로써 필자는 욕도 먹고 칭찬도 받았다.

그런데 얼마전 부천의 간이주자장 문제를 올리고 나서 일부 부천 시민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과 제보가 올라왔다.

 

 

 

 

 

 

역시 가장 많은 의견은 부천역과 송내역을 비롯한 일부 전철역 주변의 거리가 지저분하고 그것의 주범은 노점상이라는 의견들이다.

필자가 주말에 낮과 밤에 부천역 주위를 돌아보면서 과연 이들의 의견이 맞는가 살펴보기로 했다.

 

 

 

 

 

 

 

오후 4시 부천역...

날씨는 화창하지는 않지만 조금 흐린 날씨에 바람이 불어서 문제였다.

 

 

 

부천의 대표적인 쇼핑몰이었던 지지아나 자리...

지금은 로얄쇼핑으로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이 근처는 노점상이 매우 많다.

기본적으로 분식류를 파는 노점상이 대부분이고 악세서리나 기타 도넛이나 과일등을 파는 노점상들도 볼 수 있다.

 

 

 

 

 

아직 저녁이 되지 않아서 그럴까 주말임에도 바닥은 그나마 청결한 편이다.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착각이었음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바로 쉼터로 만든 원형 철제 벤치 사이로 쓰레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주 기술적으로(?) 틈을 노려서 버리거나 혹은 사람들이 잘 볼 것 같지 않은 밑바닥 부분만 집중적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예상외로 노점상들이 버린 쓰레기들은 보이지 않았다. 떡볶이나 닭꼬치 소스를 흘리고 다니는 흔적도 보이지 않고...

 

 

 

 

 

 그러나 이른바 악의 축은 따로 있다. 대리운전 홍보물도 아니고, 성인 오락실 홍보물도 아니며 예상을 뒤엎고 바로 고시원 홍보 벽보가 이 거리를 어지럽히는 악의 축으로 꼽히게 된 것이다.

 이 고시원 광고들은 주로 나무를 비롯해 벽이 될만한 요소에는 무조건 부착이 되어 있다.

 

 

 

 

 

휴대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공중전화 박스가 애물단지로 전략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은 언론에서 보도가 되었다. 신촌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런 공중전화 박스들은 공연 홍보물을 부착하는 곳으로 인식이 되어버렸고 보시다시피 이렇게 안 지저분한 박스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노점상은 과거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편이다.

부천시의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이지만 바로 노점상들을 가로 막은 것은 이 철제 장애물이다.

물론 깨끗해졌고 환경이 좋아졌을지는 몰라도 노점상들은 불만이다.

이른바 용역 깡패를 동원한 강제 철거가 문제가 된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노점상 ‘과잉 단속’ 논란

몸싸움 등 곳곳서 폭력행사 … 원미구 “조사중”

부천시 원미구가 고용한 용역업체 노점상 단속반원 100여명이 단속과정에서 노점상인들을 집단 폭행하고 노점마차를 부수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는 주장이 제기돼 ‘폭력단속’ 시비가 일고 있다.
최근 부천노점상연합회는 지난 4일 오후 3시께 원미구 직원 4명과 원미구로부터 용역을 받은 Y 장애인협회 용역단속반 100여명이 부천 북부역 주변의 노점상 강제철거 단속을 벌이면서 장사를 하고 있던 10여개 노점마차를 뒤엎고 이에 항의하는 노점상인 16명을 집단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단속현장에서 부상한 노점상인 도모(40)씨는 “단속에 항의하자 수십명이 집단폭행, 눈부위와 옆구리를 크게 다쳤다”며 “심지어 이를 말리는 시민들까지 폭행했다”고 말했다.
신장투석환자인 노점상 양모(55·여)씨도 “여성 단속반원에게 머리를 잡히고 주변에 있던 단속반원들에게 폭행당했다”며 “치과에 가보니 앞니가 부러지고 윗니 대부분이 금이 갔다”고 밝혔다.
이덕준 부천노점상연합회 지역장은 “노점상 단속권을 따낸 Y협회는 한편에서는 노점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노점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단속에 나섰던 Y단속반 관계자는 “공무원과 함께 불법 노점상 단속에 나선 것인 만큼 폭력은 행사하지 않았다”며 “단속과정에서 노점상 일부와 몸싸움 정도의 충돌만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미구 관계자는 “노점상 강제 철거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일일이 단속반원을 통제할 수 없었다”며 “폭력 행사 여부는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부천포커스 1월 12일자 기사중에서...-

 

 

 

 

 

저녁 8시로 넘어가면 쓰레기는 더욱 더 넘처나는 시간이다.

 

 

 

쓰레기 불법 투기 엄금(규격봉투) ※감시카메라 작동 中...

 

이런 위협적인 맨트가 거리에도 일부 보일 정도로 쓰레기 투기는 심각하다. 물론 이 쓰레기들 중 대부분은 노점상들이 버린 것도 있을 것이다. 그나마 규격봉투를 사용하면 양반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으니 필자가 노점상들을 감싸주고 싶어도 이런 모습을 볼 때면 노점상들도 싫어진다.

 

 

 

 

필자도 한국사람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틈'을 좋아한다. 구석진 곳, 어두운 곳 어느 곳에 틈이 보이면 무조건 쓰레기를 버리고 보는 사람들... 담배꽁초와 전단지들... 그리고 알 수 없는 쓰레기들...

 

 

 

필자가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닌 곳은 여태까지 세 곳이다.

서울 신촌과 필자가 일하는 공장 뒤편 주차장, 그리고 여기 부천역...

역시 시급한 대책은 노점상보다는 이른바 찌라시라고 불리우는 전단지들의 범람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시간대로 보면 낮시간대는 불법 벽보 부착물이 주종을 이루고 저녁시간은 성인오락실의 홍보물이 주종을 이루며 유흥가들이 밀집된 지역들과 길가로 들어서면 점점 나타나는 것은 대리운전 전단지들이다.

 

 

 

전번 기사에 대해 필자는 일일히 답변은 못했지만 일부 글에 대하여 필자의 입장을 이야기하였다. 본인의 입장은 이렇다.

사실 쓰레기를 만드는 주범은 노점상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다.

불법 부착물을 붙이고 함부로 담배꽁초를 버리고 구석진 곳에 쓰레기를 버리고...

본인들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노점상만 탓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물론 노점상들도 잘 한 것은 없다. 그들이 일하는 포장마차 밑은 좀 지저분한 편인데 쓰레기 때문에 지저분 한 것이 아니라 정리를 하지 않아 밑부분이 지저분하다는 것이다. 이는 위생과도 연결되는 문제이다. 따라서 주위 환경을 깨끗이 하는 것도 물론 시민들의 몫도 있지만 노점상들도 깨끗이 해야한다는 점에서는 그들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노점상 철거만이 대책은 아니다.

노점상들 중 대부분은 사업실패나 혹은 생계수단 문제로 좌판을 깔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정부도 실직자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는 마당에 시에서는 거리미관을 해친다고 무조건 철거하는 것은 옮지 않다고 본다. 적어도 이들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고 철거를 하던지 하라는 것이다. 또한 협박, 폭력을 동원하여 강제 철거를 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폭력으로 시작된 전쟁은 결국 폭력으로 끝을 맺을 수 밖에 없다.

말이 안통한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주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리고 서로 양보한다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노점상이 문제가 아니라 전단지를 뿌리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서울 종로를 가도, 연대를 가도 노점상은 많다. 하지만 노점상들이 거리의 미관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불법 부착물과 홍보 전단지가 거리의 미관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부천시만의 문제도 아니고 서울시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단지의 무분별한 배포를 금지시켜야 함은 물론이요 환경을 어지럽히는 전단지 배포자(의뢰자)의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

아울러 게시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시나 구청에서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거리 게시판을 많이 설치하여 불법 홍보물 부착자들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이 기사가 작성되고도 역시 다양한 댓글로 제보와 의견이 올라올 것이다.

많은 반론이 올라올 것이고, 필자 역시 그 글에 또 반론을 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이 것을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동네 시장에 가면 나물을 파는 어르신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은 용돈삼아 장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하지만 역시 생계유지로 하시는 분들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만약 이런 사람들에게까지도 거리미관을 해친다고 그들을 쫓아내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이들에게 노점상 철거 용역업체가 들여닥친다면?

그 뒤에는 이 글을 읽는 네티즌들 상상에 맡기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