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진정한 감동을 느끼려면 엔딩 크레딧까지...

송씨네 2006. 4. 1. 15:17

 

 

 

 

 

 

우리는 극장에서 수많은 영화를 접한다.

영화가 끝나면 이 영화를 위해 애쓴 사람들에 대한 노고에 감사하고자 엔딩 크레딧 올라온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과연 엔딩 크레딧을 관심있게 보는 것인가?

오늘은 바로 이 엔딩 크레딧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우선 이 이야기를 하기전에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자 필자는 3월 25일부터 오늘 4월 1일까지 영화 포탈 무비스트(http://www.movist.com/), Daum 영화(http://movie.daum.net/), nkino(http://www.nkino.com/)에 의견을 묻는 글을 올렸고 영화/극장 마니아들로 구성된 네이버 대한민국 레퍼런스 카페 회원(http://cafe.naver.com/cinex)과 싸이월드 EBS 시네마 천국 애청자 클럽(http://ebscinemania.cyworld.com)에도 이와 같은 글을 올렸다.

 

클릭 횟수는 많았지만 실제 삼십여분 정도 되시는 분들이 댓글과 꼬리말로 의견을 주셨다.

 

이들 의견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극장들의 엔딩 크레딧 상영실태와 네티즌들이 뽑은 베스트 엔딩 크레딧을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간단히 맛배기로 설문조사 결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엠파스 랭킹으로 역시 같은 날짜(2006/3/26~4/1)로 과연 한국인들은 엔딩 크레딧을 즐겨보는가라는 설문을 해보았는데 예상외로 39명중의 28명이 엔딩 크레딧을 본다고 응답하였다. 전체의 72%이다.

 

2006-04-01 기준 투표현황 
대결 여러분은 앤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시나요?
등록일 : 2006-03-26 총투표자 39 / 의견 9
28명 (72%) 11명 (28%)
당근... 앤딩 크레딧 끝까지 본다! 너무 바빠서... 안타깝게 그냥 자리에서 일어난다!

 

 

 

필자가 최근 들어 영화를 보고 나서 과연 사람들이 엔딩 크레딧을 볼까 궁금해 했는데 아주 극소수만이 엔딩 크레딧을 보고 있고 대다수는 퇴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설문조사 결과에는 의외로 엔딩 크레딧을 본다는 의견이 많았다.

물론 이 설문은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렇기에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우선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왜 당신들은 엔딩크레딧을 보냐고...

그리고 보지 않는 사람들은 왜 보지 않는가라는 의문말이다.

 

일단 엔딩크레딧을 보시는 분들의 의견부터 보자. 좀 많다...

중복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빼고 싶지만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자는 의미에서 중복된 의견들도 소개한다.

 

 

 

 

 

 

 

 

그러면 이번에는 반대로 피치못할 사정으로 보시지 못하는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자.

 

 

 

그렇다면 네티즌들이 뽑은 베스트 엔딩 크레딧은 과연 뭘까?

각 영화 포탈 사이트로 댓글과 꼬리말을 달아준 네티즌들이 최고로 꼽은 영화는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이었다.

 

★'브로크백 마운틴' 엔딩 너무 좋음. CGV에서 불안 켜서 좋았음. (다음 영화/ㅊㅈㄱㅇㅇ 님)

★'브로크백 마운틴'의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는 두 곡의 음악은 영화의 감동을 절반이나 책임지는 거대한 힘을 지녔죠. (무비스트/gdk86 님)

★영화를 보는 내내 애써 감정절제하며 눈물을 참았었는데.. 앤딩크리딧보면서 흘러나온 노래의 가사를 읽고 참았던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아마 앤딩크리딧을 유심히 안보시고 나가시는 분들은 느끼지 못했을 감동일겁니다... (무비스트/ocean17 님)

★엔딩 크레딧 기억에 남는 영화는 최근에 브로크백 마운틴이요. 엔딩 크레딧 나오면서 나오던 노래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영화 전체 내용을 노래로 요약해 주는 것 같고...(nkino/요조숙녀™ 님)
★브로크백 마운틴... 2곡의 가사가 정말 가슴 뭉클했습니다. (네이버 대한민국 레퍼런스 카페/호이 님)

★브로크백 마운틴~ 마지막 가사까지 번역해주시는 센스~너무 좋았어요..^^ (네이버 대한민국 레퍼런스 카페/phjlcj 님)

★엔딩크레딧을 보고 감동을 받은 유일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네이버 대한민국 레퍼런스 카페/오스틴 님)

 

 

 

이 작품 '브로크백 마운틴'은 수입사인 백두대간 측이 아예 작정하고 엔딩 크레딧을 자르지 말아달라고 각 극장에 서신을 보내기도 하였다. (관련기사 클릭!) 이 영화를 배급한 CJ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CGV는 당연히 이 작품을 자르지 않고 온전히 상영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엔딩 크레딧 속의 노래 두 곡이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하였다.

그만큼 엔딩 크레딧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이 이야기하는 숨은 보석, 진주와 같은 엔딩 크레딧은 과연 뭘까?

(※참고로 댓글과 꼬리말 의견중에는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글도 있으니 주의바란다.)

 

 

 

 

 

 

 

 

 

 

엔딩 크레딧의 역활은 앞에 많은 관객들이 이야기 했지만 영화를 봄으로써 이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영화의 OST나 촬영장소, 스텝들에 대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만약에 바로 이런 엔딩 크레딧 자료를 시간이 없어 보지 못할 경우 최근 각 영화포탈에서 전체 혹은 일부의 엔딩 크레딧 자료를 올리고 있으니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하지만 그래도 OST라던가 마지막 영화의 에필로그에 해당되는 장면들이 영화에 삽입되는지라 마지막까지 놓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자, 이번에는 필자가 추천하는 독특한 엔딩 크레딧이 되겠다.

 

우선 김상진 감독의 작품인 '주유소 습격사건'을 보게 될 경우 영화의 마지막에는 이들 양아치 4인방의 그 후 모습이 나와 있다. 성공한 음악가로, 야구선수로, 작가로 변모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지막에 흐뭇해지는 느낌이 매우 좋았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의 경우 에필로그에 해당되는 부분이 바로 출연진(배역)의 인터뷰이다. 브리짓 측근들의 인터뷰이면서도 과연 이들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이야기하는 대목이기도 한데 1편과 2편 모두 톡톡튀는 앤딩이 인상적이다.

 

'미트 페어런츠' 시리즈 역시 마지막 에필로그에 많은 비밀들이 숨겨 있다. 2편의 경우 장인만큼이나 1편에 비해 더 똑똑해진 사위를 에필로그에서 볼 수 있으니 이 역시 눈여겨 볼 영화이다.

 

신재인 감독의 '신성일의 행방불명'은 잎에 '매트릭스' 시리즈처럼 속편을 일부 공개하는 독특한

앤딩을 보여준다. 앤딩 자막이 다 올라가고 끝이라고 생각하고 나가려는 순간 느끼한 목소리의 나레이션이 흘러나오면서 2편과 3편을 살짝 홍보한다. 시나리오는 완성되었으나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어려운 상황을 이런 예고를 통해 재치있고 슬기롭게 넘기고 있다.

 

작년에 개봉된 컬트 영화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안내서'의 경우 역시 엔딩 크레딧까지 재미있는 작품이다. 수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 있다.오죽하면 이 영화를 상영하는 필름포럼 측에서 상영관에 엔딩 크레딧까지 관람해달라고 부탁을 했을까!

 

일본 감독 사부의 '포스트맨 블루스' 역시 결말을 보지 않는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우편배달부와 불치병에 걸린 소녀의 최후가 안타깝지만 그렇게 불행한 결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원악 사부 감독도 엽기적이고 컬트적인 감독이라서 이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엔딩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엔딩 크레딧의 지존이라면 역시 성룡의 영화들이다. 재미있는 점은 과거 성룡영화의 엔딩 크레딧의 NG 퍼레이드와 지금의 NG 모음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 성룡영화의 NG 장면이 무술이나 스턴트 장면 중 사고를 당하는 NG가 대부분이라면 최근 성룡영화는 헐리웃 진출작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대사로 인한 NG가 많다. 요즘에 나온 성룡영화와 예전에 나온 성룡영화의 NG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래가 있는 엔딩 크레딧인데 앞에 이야기한 '스윙걸즈' 이외에도 거린더 차다 감독의 영국 영화인 '슈팅 라이크 베컴'의 경우도 역시 노래와 춤이 어울러지는 엔딩 크레딧을 볼 수 있다. 출연진과 감독, 그리고 전 스텝들이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엔딩은 참으로 익살스럽고 다정한 모습이라 역시 보기가 좋은 영화이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의 관람은 관객들만 지켜져서는 안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극장들의 의지이니깐 말이다.

 

과거에 비하면 최근 대부분의 모든 극장은 엔딩 크레딧을 자르지 않고 영화를 끝까지 보여준다.

엔딩 크레딧을 자르지 않는 대신 불을 켜두는 극장도 있지만 이정도는 그나마 양반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일부 극장은 아직도 엔딩을 자르는 극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상영관 직원이나 청소부들이 눈치를 주면서 자진 퇴장을 요청하는 경우도 보여지고 있으니 말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예술 전용극장인 하이퍼텍 나다, 씨네큐브, 필름 포럼, 씨네코아 등이 대표적으로 엔딩 크레딧을 자르지 않는 모범적인 극장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CGV나 메가박스 등과 같은 대형 멀티플렉스들 역시 이들 극장만큼은 아니지만 엔딩 크레딧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같은 CGV라도 엔딩을 자르는 극장이 있으며 자르지 않는 극장이 있다. 얼마전 필자가 이야기(내용 클릭!!)한 CGV 체인간의 규칙이 통일되어야 함을 다시한번 지적하고 싶다. 

 

 

 

약속대로 일부 네티즌들이 이야기한 엔딩 크레딧 잘 자르는 극장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 '시리아나' 보다가 어이없이 앤딩 크레딧이 잘렸던 롯데시네마 진주점...(대한민국 레퍼런스 카페/달기 님 의견)

 

⊙'왕의 남자' 상영 종료후 앤딩을 잘라버린 CGV 목포 ... (Daum 영화/샐가 love 형주 님 의견)

 

⊙엔딩이 올라옴에도 청소부 아주머니의 등장이 있었던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점...(Daum 영화/달의아이 님 의견)

 

⊙소규모 도시에서 살아 소외 당하는 것도 기분나쁜데 영화까지 잘라먹었던 CGV 김천... (맥스무비/hrj95 님 의견)

 

⊙부산 시민들로부터 엔딩 크레딧 잘 자르는 극장으로 소문난(?) 부산 대영 시네마...(대한민국 레퍼런스 카페/냐냥 님, 맬로 님 의견)

 

 

올라온 의견을 보면 같은 체인점인 극장이라도 어느 극장은 잘 자르고 어느 극장은 자르지 않는 극장이 있다. CGV의 경우 목포점과 김천점이 CGV 측이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위탁으로 운영됨에 따라 이런 불성실한 상영태도를 보여준 듯 싶다. 앞에도 이야기 했듯이 통일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선 이들 네티즌들의 의견이 올라온 극장에게는 필자가 따로 해당 사이트의 고객 상담 코너에 확실히 항의를 할 예정이다.

 

그런데 참 다행인 점이 있다.

대한민국 레퍼런스 카페 회원인 변태 도기 님의 글이다.

 

요즘은 다들 35mm 영사 방식이 '플레타' 방식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엔딩 크레딧을 다 틀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는... 물론, 그 와중에도 끊는 고집 있는 기사님들이 계시기는 하지만서도... 그래도 멀티플렉스들은 다들 한 개관에 한 사람이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엔딩 크레딧까지 다 끝나야. 영화 끝났구나 알고 정리하러 가지 않나요? 오히려...
엔딩 크레딧 뜨자마자 들어와서 청소하면서 비키라고 귀찮아 하는 청소부 아줌마들과, 퇴장로 알려준다며 쓸데 없이 안내하던 극장 스탭들이 오히려 안 나가고 있으면 눈치 주면서 계속 서 있더라구요. 그런 사람들이 더 무서워요 ^^

 

차츰 극장들의 영사 방식이 최신식으로 바뀌면서 엔딩을 자를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극장이 있다.

지금은 사라진 스카라 극장과 아직도 단관 상영관인 드림 시네마이다. 이 두 극장은 엔딩 크레딧을 잘 자르는 극장으로 유명하다.

더구나 시사회는 더 잘 자르기로 악명이 높다.

모든 영사기사님에게 항의를 할 수 없는 것이지만 다음 시사회 시간에 맞추기 위해 멀쩡한 영화를 자르는 행위는 솔직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앞으로 이런 극장들이 생기질 않길 바란다.

엔딩 크레딧을 볼 권리는 관객에게 있다.

관객은 또한 그 권리에 맞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영화를 만든 이들에 대한 예우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PS. 위에 사진들은 실제 상영된, 상영할 예정인 영화들의 엔딩 크레딧이다.

혹시 무슨 영화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맞춰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