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송씨네의 이런 뉴스, 저런 뉴스

오쇠리는 아직도 전쟁중...

송씨네 2006. 4. 11. 00:31

 

 

 

 

 

김포공항 인근 주민이 소송을 걸어왔다. 때는 1988년...

서울과 경기 부천 사이에는 오쇠리라는 동네가 있었다.

오쇠동이라는 동네도 있지만 여기는 서울 강서구가 행정관할이며 오쇠리는 경기도 부천시 고강동이 행정구역상 오쇠리로 포함되어 있다.

 

김포공항에서 지나다니는 비행기 소음으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보았고 피해보상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무려 18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오쇠리는 달라진 것이 없다.

음... 달라진 거가 있긴 있는데 그 많던 주민들이 어디론가 사라졌고 지금은 약 80 여가구가 남아아 있다.(물론 이것은 추정치이다. 한 봉사단체가 올해 설날에 약 50 가구에게 생필품을 지원했다고 되어있으니깐 말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오쇠동 주민들의 삶을 이야기해본다.

 

 

 

 

 

 

 

 

 

2006년 3월 31일...

3월의 마지막 날...

시간은 자정을 넘기고 주말을 향해 가고 있다.

김포공항을 넘어가면 부천시 이정표가 보이고 그리고 바로 마주보게 되는 곳이 이 곳 오쇠리이다.

1997년 9월... 오정구 작동 이전 단지가 만들어지면서 많은 주민이 이 곳을 떠났다. 하지만 그 후로도 80여대 세대는 이 곳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거기서 절반 못미치는 인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들이 얼마나 많이 살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낮이 되건 밤이 되건 이 작은 마을은 마치 유령이 사는 마을처럼 황폐하며 인적도 드물다.

그러나 분명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나마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았더라면 이 마을은 정말 암흑 아닌 암흑의 마을로 불리워졌을 것이다.

 

2002년 11월 25일에는 이 곳 마을에 살던 어린이 4명이 화제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면서 오쇠동은 점점 마을의 기능을 잃고 있었다. 당시 사고는 방화로 추정된다고 나와 있을 뿐 아무런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 상태로 사건이 흐지부지 마무리 되었다. ( 관련 기사 클릭! )

 

방화로 추정되는 이유에는 많은 이야기가 나돌고 있으나 남아있는 주민을 철거시키기 위해 빈집에 일부러 불을 지르게 되었고 실수로 인해 거주자 집까지 불에 탄 것이 아닌가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하여튼 이런 점 때문에 오쇠동 주민들은 철거의 공포에 떨고 있다.

 

이들은 철거 팀이 항상 철거하겠다고 엄포를 놓는지라 이제는 겁도 안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오쇠동은 최근 철거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2000년 즈음에는 20002년 월드컵 이전에 14만6천여평에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만들려고 계획했으나 결국 이 계획은 무산되었다. 더구나 앞에 이야기한 화제 사고로 인한 여론은 부천시와 한국 공항공사를 난처하게 만들었고 지금 현재로써는 골프장 문제는 일단 백지화 상태이다.

 

주민들의 보상이 완료되는대로 그들은 골프장 만들기에 착수할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이 곳을 지키고 있으며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3일 후...(4월 3일)

다시 오쇠리를 방문했을 때 한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주민의 이야기는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우선 남아있는 가구에 대한 보상지원 금액으로 1가구당 4인 기준으로 600 만원 정도가 책정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전세나 월세를 구입하기도 힘든 금액이라고 한다. 더구나 600 만원으로 많은 식구들을 한 방에 몰아넣는다는 것 자체가 자식이나 부모들에게 무척 죄송스럽다는 것인데 이런 와중에 주민들을 거의 강제적으로 내쫓으려는 관계 당국(부천시)과 대한항공, 공항공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오쇠동 마을 중 불이 켜진 곳 중에서는 아직도 일부 장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상적인 영업은 힘들며 이들 역시 하루 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형편이라고 한다. 실제로 겉으로 보면 영업을 안하는 상황이지만  실제로 약 10개정도의 가게들이 불이 켜져 있는 상황이었다. 문만 닫아놓았를 뿐이지...

 

주민들이 느끼는 소음의 강도는 최근 국제선 청사가 철수하면서 그나마 나아졌다고 하지만 국제선 청사가 있었를 때는 오쇠동 주민들의 대부분이 청각 장애를 일으키고 청각이 둔해지는 상황을 경험했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과거 오쇠리 농협 건물이 이들 오쇠리 마을 주민들의 임시 본부로 사용중이며 이 곳 역시 아직까지 불이 꺼지지 않은 상태이다. 사진에는 어두워서 잘 나오지 않았지만 옥상에는 타이어로 된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다. 이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오쇠리 주민들의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지금 남아 있는 오쇠리 주민들은 현재 삶을 포기한 상태라고 한다.

그전까지는 그나마 여러 메스컴에서 이들의 어려운 상황을 취재하는 일이 많았으나 지금은 이 곳을 취재하는 언론들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발길이 끊겼다고 이야기한다. 주민들도 이제 힘겨운 싸움에 슬슬 지쳐가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무려 18년을 버티고 있으니 이제는 지칠때까지 지칠만도 하다.

 

 

 

 

 

필자의 집은 오쇠리에서 걸어서 20분 정도면 나타는 도시에 있다.

오쇠리 주민들은 공항 소음만 없었다면 오쇠리는 참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도시라서, 시골이라서 다를 것은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삶의 터전을 빼앗긴 주민들의 물질적, 정신적인 고통은 어떻게 보상해줄 것이냐고 묻고 싶다.

 

이 글을 읽는 일부중에는 분명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니, 작동의 단지도 만들어졌으니 돈을 어느 정도 받고 떠나면 되지 않는가?'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도 말했듯이 오쇠리 주민들은 이 곳이 그들의 고향이나 다름없고 생활의 터전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적은 보상비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 곳을 떠날 수만은 없다. 떠날 때는 떠나더라도 이들에게 완벽한 보상대책이 없는한 이 곳을 절대 떠날 수 없는 것이다.

 

봄이 성큼 다가온 지금...

오쇠리에는 아직도 겨울이다.

그냥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마져도 이들에게는 마치 시베리아 강풍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들의 삶의 터전이 확실히 마련될 때까지 이들의 기나긴 싸움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PS. 현재 오쇠리 주민(김포공항) 이외에도 포항, 원주, 광주 등의 공항 밀집 지역의 주민들도 소송을 준비중이거나 소송이 걸려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들에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물론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지만 분명한 것은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사탕발림식, 주먹구구식의 방식은 버려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