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일기는 일기장에....

포토 에세이-지하철에 대한 짧은 단상...

송씨네 2006. 5. 25. 00:20

 

는 지하철을 이용한다.

 

버스 보다는 지하철이다.

종로에 갈 일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버스 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지하철에는 예상외로 재미있는 풍경이 많다.

디카폰으로 찍고 디카로 찍다보니 다양한 사진들이 보였다.

 

 

내가 생각하는 지하철...

당신이 생각하는 지하철...

지하철에 대한 짧은 이야기이다.

 

 

 

 

 

 

2005년 3월...

지하철 3호선 종로 3가 역에서...

 

 

종로는 극장이 많다.

그리고 노숙자도 많다.

얼마전 내가 노숙자들과 함께한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했을 때를 기억한다면 이들의 삶을 어느정도 이해 할 것이다.

이 날은 작은 연주회가 있었다.

서울 지하철 공사(지금의 서울 매트로)가 매년 열고 있는 지하철 문화마당 행사중의 하나였다.

러시아 밴드로 기억하는데 이들은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감칠맛 나게 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러시아 혁명가까지...

노숙자와 행인들...

서로의 구분이 필요없는 흥겨운 하루였다.

 

 

 

 

 

2005년 10월...

지하철 5호선 화곡역에서...

 

나는 지하철에서 막차를 놓친 적이 두 번이 있다.

여의도 역과 신도림 역...

택시운전을 하시는 아버지에게 나는 전화로 그렇게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화곡역에서의 막차는 그나마 위로 올라가면 버스를 탈 수 있기에 문제는 없었다.

밤 12시 5분...

막차는 그렇게 떠나고 있었다.

 

 

 

 

 

2005년 10월...

지하철 1호선 신길 역에서...

 

서울에는 스크린 도어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2004년 통계에 의하면 지하철 자살사고는 85건이라고 한다.

신길역을 시작으로 현재 일부 역에는 스크린 도어가 설치되었고 설치하고 있으며,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화재 사고나 기타 사고로 위험해질 수 있는 것이 또 스크린 도어이기도 하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 세상을 포기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아직 이 세상은 희망이 있는데 말이다.

 

 

 

 

 

2005년 12월...

지하철 3호선 을지로 입구 역에서...

 

작년 겨울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불우한 이웃을 돕자고들 한다.

을지로 입구역도 노숙자가 많은 곳들 중 하나이다.

내가 노숙자 자원봉사자 취재를 했던 곳이기도 하고...

나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이들은 믿지 않는다.

물론 대부분 정말 삶이 어려운 사람들이지만 앵벌이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지라...

나는 사진 두 장을 찍고 이 모금함에 동전과 지폐 몇 푼을 집어 넣었다.

매우 보잘것 없는 몇 푼을 말이다...

 

 

 

 

 

 

2006년 3월...

지하철 1호선 종각 역...

 

 
손님여러분께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철도공사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하여 열차운행 횟수가 평소보다 감소됨에 따라 서울매트로에서는 열차 증회 운행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점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6. 3 종각역 장

 

 

 

지하철 총파업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다.

모두가 손해를 보았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1~4호선은 운행이 거의 힘들게 되었다.

또한 지금도 KTX 여승무원들은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시민도 힘들고 노조도 힘든 이 전쟁...

정부는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인가?

 

 

 

 

 

 

 

얼마전 지하철을 작정하고 탔다.

버티고개 역으로 갔다.

나는 버티고개 역과 인연이 있다.

2002년으로 기억되는데 아는 대학교 영화 관련학과 학생들과 졸업발표때 보일 단편영화를 찍을 예정이었다.

버티고개 역은 우리들의 아지트였고 기자재 보관소였다.

 

버티고개 역은 그 이후에도 단편이건 장편이건. 혹은 뮤직비디오이건 간에 장소 협조를 자주 해주곤 하였다.

드라마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에서 수인(김태희)이 초조하게 전철을 기다리던 장면도,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서 세 주인공(송강호, 배두나, 신하균)이 서로 스치듯 에스컬레이터에서 첫대면을 하던 곳도, 최근 영화 '도마뱀'에서 조강(조승우)이 아리(강혜정)을 그리워며 슬픈 표정을 짓던 그 곳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땅위로 올라왔다.

남산타워가 잘 보이는 곳인데 사진으로는 도저히 잘 잡히지가 않는다.

 

버티고개 역의 지상에서 바라본 남산타워 모습...

 

 

 

 

 

 

최병교 부역장 님을 만나 버티고개 역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몇 년전 그 고마움을 전달하였다.

그는 버티고개 부역장을 맡은지 1년이 조금 넘은 상태이다.

 

 
songcine : 버티고개 역이 개통된 시기가 언제인가요?
 
최병교 부역장(이하 부역장 님) : 착공일이 1994년 10월 20일에 시작하여 2002년 3월 20일 준공이 완료 되었고, 약 7년 5개월이 걸렸습니다.
 
 
songcine : 버티고개 하루 이용자수는 얼마나 되는지요?
 
부역장 님 : 15,400명 정도가 되겠습니다.
 

 
 
songcine  : 버티고개가 최근 영화나 드라마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는데 얼마나 많이 이용하는지? 작년을 기준으로 말씀하신다면?
 
부역장 님 : 보통 분기별로 따져보면 4~5개 팀 정도가 우리 역에서 촬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ongcine : 이들이 촬용도중 특별한 일이 있다면...
 
부역장 님 : 특별한 경우는 없었고, 촬영을 하다보면 기구(장비)가 많아서 기자재등을 기계실 등에 보관을 대신 해주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야기하자면 영화나 드라마, CF 촬영허가는 도시 철도 공사이건 서울 매트로이건 모두 까다롭다. 하지만 도시 철도 공사가 협조가 잘 되는 편이다.)
 
songcine : 버티고개는 천장에 레이져를 쏘는 미니 레이저 쇼도 있고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사선 방향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는 누가 낸 것인지?
 
부역장 님 : 레이져 쇼의 경우 요즘은 특별히 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하는 편입니다.
대부분이 도시철도공사 아이디어이고, 시공은 건설업체와 협약이 되어 있는 것이고, 레이져 쇼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songcine : 재작년(2004년 5월)에 생긴 사선 엘리베이터의 반응은 어떤가요?
(버티고개 역의 엘리베이터는 국내 지하철 역에서는 최초로 생긴 사선 엘리베이터이다.)
 
부역장 님 : 시민들 반응은 매우 좋습니다. 경사형 엘리베이터라고 하는데 도시철도공사와 서울 지하철공사(현 서울 매트로) 모두 통틀어 버티고개 역 한 곳만 설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2호선 이대 역과 4호선 남태령 역도 생긴 것으로 알고 있으나 확인은 하지 못하였다.) 우선 시민들의 반응이 엘리베이터를 탔어도 경사가 완만하기 때문에 상당히 좋아하고 있습니다.
 
 
songcine : 앞으로 버티고개 역은 어떻게 운영될 예정인가요?
 
부역장 님 : 버티고개는 수송인원도 말씀드렸다시피 소규모 역입니다. 하지만 시설은 엘리베이터도 많이 보안이 되었고 고객을 위해서 편의시설에 관한 보안을 많이 강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민의 입장에서 일하고 고객만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수익창출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중에 있습니다. 저희는 공공 서비스인 만큼 시민들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민의 발 지하철...

 

지하철에는 희노애락이 담겨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같은 잡상인을 두 번 보았다.

버티고개로 출발하기 전에,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 노선도가 그려진 스카프였다.

그는 하나도 물건을 팔지 못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들은 항상 슬퍼할 수만은 없다.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라고 하던 어떤 노래 가사처럼 그들에게도 좋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얼굴에 어두움보다는 행복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벼랑끝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보다는 작은 행복을 찾고,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촬영에 협조해주신 버티고개 역에 감사드리며 특히 최병교 부역장 님에게는 인터뷰가 이제야 실림을 이해해 주시길... 너무 오래 기다리시지 않았나 싶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