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해피 피트-떴다, 애니 물랑루즈!

송씨네 2007. 1. 1. 16:39

 

여러분은 남극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아마도 펭귄이겠지요?

짧은 다리에 반대로 팔부분은 마치 날개짓을 하는 듯한 형상을 띄고 있고요.

여기 멤피스라는 수컷 펭귄이 노마 진이라는 암컷 펭귄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서로 저마다 그들만의 하트송을 부르고 구애를 합니다.

그것이 성공하면 그들은 짝짓기를 하고 새생명을 품게 되지요.

태어난 알은 수컷이 대신 품게 됩니다. 부화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깐요.

그동안 반대로 암컷 펭귄들은 바다로 나가 먹이를 찾아나서야 합니다.

드디어 멤피스와 노마 진 사이에 태어날 아기 펭귄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태어나자마자 추체할 수 없는 스텝을 밟고 있는 이 녀석...

이 녀석의 이름은 멈불입니다. 앞으로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처해질지는 그도 알고 있었나 봅니다.

하트송은 커녕 음치인 멈블은 펭귄계에서도 왕따로 취급받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펭귄나라의 또다른 종족들을 만나게 되면서 희망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물고기가 줄어드는 이유가 바로 외계인(인간)들의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추우시죠? 그래도 이한치한이라고 한번 우리 남극으로 떠나 볼까요?

 

 

 

 

사실 이 작품은 개봉되면 보려고 했다.

아니, 개봉이전부터 끌려서 아예 유료 mp3로 OST를 다운받다 듣기도 했다.

다양한 음악을 만날 수 있는, 그것도 애니메이션이라면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다.

개봉이 되었는데도 이 작품은 교차상영하는 극장도 많고 영화 특성상 우리말 더빙보다는 배우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우리말 자막을 찾다보니 영화보는 시기를 계속 놓치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나서의 느낌도 너무 재미있고 의외로 강렬했다.

그렇다면 해피피트가 우리에게 보여준 그 강렬함은 과연 무엇일까?

이 작품은 분명 애니메이션이지만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컷이 알을 품고 암컷은 물고기를 잡으러 떠나는 모습, 그리고 노래로 서로 구애를 하는 장면등은 실제러 펭귄 세계에서는 존재하는 일이다.

애니메이션이고 실사영화이건 간에 문제점(물론 일부이지만...)은 너무 고증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방식으로 해석하다보니 영화와 다른 옥의 티가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허구의 위험성에서 벗어나 보인다.

그 점이 이 작품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였다.

 

또 하나는 음악이 된다는 것이다.

펭귄들의 삶에서 노래는 그냥 우리가 들으면 울음소리에 불과하지만 헐리웃은 이것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이것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그냥 창작곡은 어쩌면 인지도가 부족할터이니 기존의 노래를 약간 계사하는 것이 어찌보면 더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팽귄들의 이른바 '히트송'은 대부분 힙팝. 락. 발라드. R&B 등의 기존에 알고 있는 곡들로 재창조 되었다. 그것이 이 작품이 주는 또다른 재미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떠오르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물랑루즈'가 되겠다.

'물랑루즈'와 '해피 피트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하나는 기존의 팝음악을 재해석 했다는 점과 니콜 키드먼이라는 배우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해피 피트'에서 노마 진 역할의 목소리가 바로 그녀라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결코 가볍지도 무겁지 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외계인들의 습격이 되겠다.

이게 무슨 '엑스파일' 같은 소리냐고?

물론 여기서 말하는 외계인은 펭귄들의 입장에서 본 외계인이다.

그러니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그들(펭귄)과 다른 생김세의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외계인이라는 명칭은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왜 인간이 외계인 취급을 받는 걸까?

영화에서 인간들은 펭귄들의 식량인 물고기를 대량으로 잡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원양어선은 남극의 물고기들을 싹슬이하고 있고 그것도 모잘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남극을 파괴하고 환경오염도 일으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펭귄들의 생태 보고서나 구애방식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 인간들의 환경파괴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독수리들이 발찌를 끼고,  러브레이스라는 펭귄이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로 오히려 생활하기 힘든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인간의 잘못을 인간이 이야기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일로 보여진다.

환경오염의 피해는 동물들만이 입는 것이 아니라 파괴 만행을 저지르는 인간들에게도 온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곧 개봉될 또다른 애니메이션인 '부그와 엘리엇'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PS. 펭귄들의 하트송들이 궁금하다면 엔딩 크레딧을 볼 것을 권한다.

물론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많은 인력이 투자되었기에 그만큼 엔딩 크레딧의 러닝타임도 장난이 아니게 길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곡들이 이 작품에 사용되었는가를 알게 된다면 아마 크게 놀랄 것이다.

또한 펭귄들의 텝댄스 역시 엔딩 크레딧에 숨어 있다. 놓치지 않고 보길 바란다.

 

아, 그리고 혼자서 1인 3역을 한 로빈 윌리암스에게도 박수를...

특히 그가 부르는 특이한 버전의 'My Way'도 놓치지 마시길...

그가 영화배우보다는 성우로 데뷔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대목이다.

 

그리고 내가 궁금한 것 하나...

인간이 등장하는 장면은 실사인지 3D인지 궁금하다.

이게 진짜 3D라면 정말 엄청난 기술발달이며 실사라면 실사와 3D를 적절히 혼합했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