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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하는 작은 콘서트-돋움 음악회...

송씨네 2007. 4. 22. 13:31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비가 조금씩 오락가락 내리던 밤에 서울 삼성동의 '한국 문화의 집'에서는 작은 콘서트가 열렸다.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는 닉네임이 전혀 손색이 없는 최고의 싱어송 라이터인 정태춘 씨의 미니 콘서트가 있던 자리였다.

 

왜 이 작은 콘서트를 내가 취재했을까?

물론 정태춘 씨 라는 이름도 눈에 띄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콘서트가 개최된 이유이다.

'돋움공동체'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발달 장애 아동 돕기를 위한 콘서트이다.

기금마련이니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라고 벌써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부담스러워 하실 것이다.

하지만 이 콘서트, 음악회의 입장 요금은 무료이다.

다만, 입구 앞에 놓여 있는 모금함에 작은 정성을 나누면 된다.

 

이 콘서트를 주관한 이상만 씨의 자녀 역시 발달 장애를 가진 경우이다.

발달장애...

흔히 우리는 자폐증 혹은 자폐아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바로 그것이다.

왜 그는 이 콘서트를 하고 있는 것일까?

콘서트가 끝나고 작은 음식점에서 그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songcine :  사실 우리가 자폐증 혹은 발달 장애를 이야기하지만 대략 알기로는 의사표현을 못하는 아이들을 자폐증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 들의 특성은 뭔가요?

 

이 상만 대표(이하 '이 대표') : 우리가 정서적으로 주변상황에 적절히 반응하거나 외부자극에 적절히 반응하는 기능이 결여된 장애를 말하는 것입니다. 정서적으로 보면 의사소통을 한다던지 관계를 형성한다던지의 소통과 관련이 있는데 그런면에서 기능이 평소에 약하거나 결여되어 있는 것입니다.

 

 

 

songcine다른 인터뷰 내용을 보다보니 자폐아동의 경우 약물치료나 놀이치료는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하셨는데요. 저는 처음에 억지로라도 교육에 참여시키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고 인터뷰 준비하기 전까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들에게서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점과 이들을 너무 억지로 정상인으로 만드는 강요가 문제라고 이야기 하셨는데요. 그외에 무엇이 이들을 힘들게 만든다고 보시는지요?


이 대표 : 이 장애를 보통 스펙트럼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s)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장애 정도가 우리가 예를 들어 다리가 그냥 불편하다면 그 관계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죠. 다리가 불편한 분들도 통칭되어 질 수 있는 것이지요. 

 

자폐아는 증상들의 폭이 넓게 나타나요.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부터 그것이 불가능한 것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무엇은 좋다, 무엇은 나쁘다라고 얘기할 수 없는 것이고요.  교육이라는 것이 사실 우리가 학습이 가능할 때 가능한 것인데 자폐라는 것은 외부와의 자극이나 상대방과의 관계를 형성하는데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학습이라는 것이 불가능해요.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학습능력이 남아있는 친구들도 있지만 일률적으로는 모두에게 약물치료와 놀이치료를 적용 할 수는 없는 것이죠.

 

우리 사회가 장애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큼의 능력이 되지 않으면 사회에서는 그 사람을 문제로 받아들이거든요. 교정해야 사회로 편입시키는 것으로 인식을 하고 있고요. 장애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거든요. 억지로 학습프로그램에 집어넣어 그아이들을 본인도 뭐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아요.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죠.


songcine : 폭력이 심해지는지요?

 

이 대표 : 폭력보다는 오히려 자해를 많이 하죠.
자신의 뺨을 때리거나 욕구가 좌절되었을 때 우리와 같이 정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니 그들은 특이한 방법으로 자신의 얼굴에 상처를 내거나 몸을 부딪치거나 그런 행동이 생기는데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되겠고 이런 인식을 가져야 행복한 관계를 갖지 않을까 싶습니다.

 

 

 


songcine :  저도 성당에서 자원봉사를 통해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같이 살아가고 있지만 이 친구들의 마음은 순수하지만자시의 의지를 조절하지 못하여 남들이 보기에는 돌발행동을 일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주위의 시선만큼이나 무서운 것은 없다고 보는데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시면서 이런 시선에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사람이 많은 곳에서의 돌발행동은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대표 : 방법이 없어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어쩔수가 없죠. 설명을 해도 이해를 못해요. '멀쩡한 아이가 왜 그러냐, 아이들 좀 똑바로 키워라!'라고 이야기하죠. 아파트 생활을 하다보니깐 뛰어다니거나 하면 난리가 나죠. 아파트로 이사하고나서 주민분들에게 우리 아이는 이런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미리 말씀드려도 한계가 나타나므로 그런 시선은 감수할 수 밖에 없죠. 그들이 자신의 문제처럼 받아들이기전까지는 감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돌발행동은 완력으로는 안되고 기다리거나 그럴 수밖에없죠.

아이들이 자라면 더 힘들고요. 정말로 힘든 문제입니다.

(※블로거 주 : 이상만 대표는 결국 자신의 자녀를 시설로 보냈다. 사람들은 처음에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키워보지 못한자로써는 아마 그 기분을 모를꺼라는 이야기였다.)

 

 

 

 

songcine :  음악회와 발달장애... 사실 처음 이 행사를 접하시는 분들은 과연 무슨 관계가 있는가 물어보실껍니다. 기금 모금과 더불어 발달장애 아동(혹은 이 단체의 존재)을  알린다는 목적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쉽지 않을텐데 어떻게 모임과 음악회를 준비하셨는지요?

 

이 대표 : 처음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해는데 정상으로 만들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것도 아니고 꾸준히 있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종교와 나라와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이런 아이들을 태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을 정상으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는 해결된게 아니죠. 우리사회가 받아들이고 그럴때 까지는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내 아이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었다는 것과 정상인이 아니라고 구분짓는 것 또한 내 자신이 장애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들을 안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겠구나,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돈과 조직도 없는 상태에서 이 문제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음악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도 작곡가이다보니 음악 하시는 분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음악회를 시작하게 되었고 서울에서 3년전부터 시작하고 그랬죠.

 

songcine :  장소 섭외와 뮤지션과의 연결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1999년에는 음악회가 잠시 중단되었다고 하는데 왜 중단이 되었는지요?

 

이 대표 : 말씀드린대로 무작정 시작해서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고, 가정적인 어려움이 있고 이러한 일이 하루만에 해결될 문제도 아닌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집안에도 힘들어했었고 몇 년을 쉴 수 밖에 없었어요.

 

 

 

 

 

(좌측부터) 정태춘 씨의 섭외를 도왔던 최병선 씨(총무담당), 그리고 가수 정태춘 씨, 돋음 공동체의 이상만 대표...

 

 

 

songcine :  강제적이 아니기에 이들 관람객들의 지갑을 열게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요. 더구나 무료공연이라고 이야기를 하셔서 그런지 더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매달 음악회 때마다 관객들은 어느 정도의 반응을 보이는지요?

 

이 대표 : 많이 힘들어요. 많이 모이면 30 ~ 40 만원정도 기금이 모이기도 하고 적게 모으면 20만원 미만으로 기금이 모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은행에서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월 만원씩 모금을 해주시고요. 그런 것들로 간신히 음악회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현재 복지제단을 만들려고 해도 재정적으로 아직 힘들어서 아직 보류중입니다. 아직 널리 알리지 못해서 좀더 많이 알려야할 것 같습니다
.

 

songcine아마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궁금한 점들이 콘서트에 나오시는 뮤지션 분들이 무보수로 출연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런 결정도 쉽지 않을텐데요. 특히 오늘(4월 20일) 공연한 정태춘 씨의 경우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분이 아니라서 그 의미는 더 크다고 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대표 : 네, 맞습니다. 무보수(노 게런티)로 출연하십니다.
세상에 천사들이 많아요. 저도 세상에 부정적이고 원망도 많이 했는데 서울에서 돋움 음악회를 준비해주는 선후배들도 그렇고 이런 제안을 했을 때 악기와 자비를 들여 연주해주시는 분들...
한번도 거절당한적이 없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천사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songcine : 작년 장애인의 날에도 저는 장애인분과 인터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나본

장애인 분들의 공통점은 힘든 가운데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자폐아동을 위해 애쓰시는 돋음 공동체와 자폐아동과 살고 계시는 부모님들의 노력을 보면 희망도 보일 것 같습니다. 돋음 공동체에 후원, 자원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신다면?

 

이 대표 : 저희들 계좌로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음악회에 나오셔서 좋은 음악도 들으시고 성금을 보태주셔도 도움이 됩니다. 저희 카페-'돋움 공동체'(http://cafe.daum.net/Dodum)에 오셔서 많은 의견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songcine : 모여진 기금은 어떻게 쓰여지는지요?

 

이 대표 : 보호시설의 자폐아들은 1년내내 시설에 갖쳐있는데 인력이 적어서 외출을 하고 싶어도 1:1로 관리할 수 없으므로 그게 힘듭니다. 그래서 저희는 나들이 행사를 하고 있어요. 거기에 기금이 필요하고요.

장기적으로 보면 재단설립으로 인한 기금이 필합니다. 자폐아들이 시설이 보내질 수 밖에 없는데 가족과 인연을 끊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저희는 '공동 육아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그런 면에서 성금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songcine : 장애를 극복하시는 분들과(정신적, 신체적) 그의 가족분들에게 용기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 대표 : 저는 우리아이들이 정말 천사라고 생각합니다.

그 아이들이 있음으로써 온전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깨달았습니다.

그 아이들은 어려움이 아니라 오히려 저에게는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를 받아들이면 그 순간 이후부터는 편안해집니다. 가정에서도 주변을 의식하지 마시고 편안하고 단단하게 살아갔으면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세상은 따뜻해지고 사랑이 넘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이웃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들은 위험한 아이들이 아닙니다. 혐오스러운 아이들도 아니고요. 소통하는 방법으로 몰라 표현한다는 것이 우리와 소통하는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고 주변에 조금 눈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지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눈길한번 더 주시고 친하게 미소지어 주신다면 그들도 어느 정도 그 상황을 잘 알기에 서로가 즐겁게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그 아이들의 표현 방법을 받아들이고 배운다면 행복한 세상이 되겠지요.

 

songcine : 정부나 사회단체 바라시는 점이라면?

 

이 대표 : 일단 가정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닥칩니다. 이 아이에게 24시간 붙어있어야 하고 부모님 개인의 삶도 없어지고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힘든 세상에 이들에게 매달리기 힘들며 치료든지 정서적인 활동을 하더라고 개인교사를 붙어야 하기 때문에 교육비도 많이 듭니다. 정부에서 해결해주시지 않는다면 가정에서 감당하기 힘든게 현실입니다.

 

교육프로그램 제도와 예산을 확보해주셔야 하고 이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호센터나 시설이 필요합니다. 맡길 곳도 없고 결국은 수용시설에 보낼려면 서류를 꾸며 무연고로 받아들여서 '내 자식이 아니라고 선언'해야 독거시설에 보내질 수 밖에 없고 이것은 불합리한 제도로 부모들은 최책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고 이들에 맞는 전문양육시설이 필요합니다.

 

이는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 등의 기관이 신경을 써주셔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이들의 다음 공연은  5월 18일 열릴 예정이다.

정태춘 씨와 같은 포크 발라드부터 국악, 가요, 합창, 판토마임, 힙팝, 락 등등... 다양한 종류의 음악과 공연과 뮤지션들이 이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자신의 영리 목적이 아닌 자폐아들을 생각하고 이들 가족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커뮤니티로 돋움 공동체는 운영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운영될 예정이다.

 

우리는 '말아톤', '맨발의 기봉이' 같은 영화를 보며 과연 저런 사람이 실제 존재하는가 의문을 갖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발달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있다.

100% 완치는 기대할 수 없으며 상태가 좋아진다는 것도 기대할 수 없다.

기적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말아톤'의 실제 모델이 된 배형진 씨도, '맨발의 기봉이'의 엄기봉 씨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많은 이들이 그들의 보이지 않는 후원자들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깊어가는 봄에 가벼운 마음으로 음악회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모금함에 작은 정성 담아주는 것은 잊지 말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