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우리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팝콘을 먹는다...

송씨네 2007. 5. 20. 02:27

 

 

블로그는 문화 전문 블로그이자 영화 전문 블로그이다.
내가 지금 영화를 보는 이유는 영화가 좋아서이다.

그게 전부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나를 괴롭게 만드는 것이 있다.

예술영화를 보려면 서울까지 올라가야 하고, 걸핏하면 오르는 영화 관람요금에 속이 상하기도 하다.

 

얼마전 영화 관람요금 인상을 신중히 검토중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당연히 극장쪽에서는 프라임 타임이나 다름없는 시간대는 종전 8,000 원에서 9,000 원 가량 가격이 오를 것이다.

 

영진위가 관람요금을 인상하려는 이유중의 하나가 영화 발전 기금이란 것 때문이라는 것은 뉴스를 접한 이들이라면 잘 알 것이다.

얼마전 한 미 FTA 합의를 본 상태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 바로 스크린 쿼터 문제이다.

스크린 쿼터는 결국 축소되었고 영화인들의 반발은 심해졌다.

그러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바로 '영화 발전 기금' 신설이다.

하지만 정부의 기금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니 국민들의 세금에서 뽑아내자는 것인데 명분있는 이름이 있어야 가능한 상황이니 바로 이 '영화 발전기금'은 이 기금의 해택을 받는 영화인들이나 그들에게 세금을 내는 국민들이나 찝찝함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구나 극장들은 할인통신사와의 할인율에 대한 계약을 해지했고 곧 신용카드들과의 일부 할인율 축소 및 폐지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영화보기 더 힘들어지는 것은 뻔하다.

 

 

오늘 이야기할 이야기는 극장들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이다!

 

극장에서 말하는 매점은 두 종류이다.(물론 용어만 다를 뿐이지 똑같은 얘기이다.)

하나는 '스낵 바'(Snack Bar)와 '스위트 바'(Sweet Bar)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스낵'처럼 고소하고 '스위트'(달콤)함으로 극장 매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음 글에 조금은 충격적일지도 모르겠다.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CGV는 약 3 개월 전 팝콘과 탄산음료와 같은 일부 매점 매뉴가격을 조정하였다.

2,500 원에 맛보던 팝콘(소)는 2,700 원에 음료 역시 200 원~300 원 가량 올랐다.

그러던 CGV는 이번에 다시 가격을 조정하여 팝콘은 3,000 원, 음료는 2,000 원으로 가격을 대폭 인상하였다.

그리고 인상된 내용의 가격표가 붙은 매뉴 안내판을 새로 바꿔 달았다.

 

바로 이렇게...

 

 

 

CGV의 이번 인상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인데 아무도 이것을 이야기한 사람들이 없었다.

언론에서도 이런 소식은 그냥 작은 뉴스에 불과했을지도...

소리 소문없이 인상되었고 관객들은 그렇게 기억속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CGV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체 극장 수익 중에서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영화 상영으로 인한 수입이 아닌 매점 수입으로 밝혀졌다. 매점 수익이 47%, 영화 상영으로 인한 수익은 겨우 20%라고 한다.

 

그렇다면 매점에서 팝콘과 같은 간식으로 인한 수익이 어느 정도인가가 궁금한 사람들이 있겠는데 천원짜리 팝콘 자동판매기에서 파는 팝콘을 예로 들면 실제 원가는 100원이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만약 3,000 원짜리 팝콘 콤보 세트를 구입했다면 이 중 극장이 2,000 원 정도의 순이익을 챙긴다고 한다. 물론 물가 변동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지만 3 개월만에 팝콘 가격과 탄산음료의 가격을 다시 올린 이유는 어떻게 설명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건...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아닌가?

얼마전 공정거래위원회는 빙과류 4사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물론 과징금도 물었다.)

2005년 5월~7월, 2006년 3월~5월... 무려 6개월 사이 두 번씩이나 입을 맞춰 가격 담합을 벌였다는 것이다. 700 원이던 콘 아이스크림이 800 원으로, 그리고 다시 1,000 원으로 올랐던 것이다.

 

 물론 멀티플렉스 극장들간의 매점 매뉴 가격인상에 대한 담합에 대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가격이 갑자기 오르는 이유는 너무나도 궁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매점의 매뉴들이 인상되는 것은 극장들의 자율이며 누구도 테클을 걸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무도 이 문제를 그냥 당연한 것처럼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번 사건처럼 CGV 외에도 의심이 가는 업체는 또 있다.

바로 롯데 시네마이다.

얼마전 MBC의 보도 프로그램 '뉴스 후'(http://www.imbc.com/broad/tv/culture/newswho/)는 매점 업체의 비리 의혹을 지적하였다. (2007년 3월 31일자 방송에서...)

롯데 시네마는 CGV나 메가박스 등의 다른 멀티플렉스들과 달리 매점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위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친인척이 운영하는 매점이라는 점이 그 첫번째 의혹이며, 하나도 아닌 두 개의 업체가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또하나의 의혹이다.

CGV가 팝콘을 비롯한 매점 매뉴를 인상하기 이전에 이미 롯데 시네마의 경우 다른 타 멀티플렉스에 비해서는 매뉴들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물론 500 원~1,000 원 정도의 차이지만...)

물론 의혹만으로 가격이 비싸졌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의혹을 만드는 것은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러면 팝콘 안먹으면 되는 것 아니야!'...

맞다, 안먹으면 된다!

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 매점의 매뉴들의 유혹은 벗어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CGV가 국내에 처음으로 '카라멜 팝콘'을 들여온 이후 매점의 매상은 엄청나게 올랐다.

이에 메가박스는 몇 달전 '버터갈릭 팝콘' 매뉴를 들고 나오면서 극장들간의 팝콘 매뉴 개발에도 신경을 쏟게 되었다.

 

이와 반대로 사정상 매점을 운영할 수 없는 일부 극장의 경우 팝콘 기계 대신에 다른 방안을 강구하였으니 커널스 팝콘이 되겠다.

커널스의 경우 물론 일부극장에서는 즉석 팝콘과 같이 파는 경우도 있지만 매점 코너의 협소함으로 인해 팝콘기계가 들어오기 힘들경우 일부 극장들이 많이 애용하는 것이 바로 밀페된 용기에 판매하는 팝콘이 되겠다.

 

하지만 팝콘을 보는 시선은 그렇게 곱지만은 않으니...

최근 많이 이야기 되는 내용이 있다. 바로 트렌스 지방이다.

전자렌지 팝콘의 경우 24.9g의 트렌스 지방이 있는데 하물며 극장에서 파는 팝콘이라고 트렌스 지방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보장은 없다.

 

 

 

 

팝콘을 비롯한 먹거리의 가격이 요지부동을 치는 사건이 벌어짐에도 불구하고...

건강문제로 걱정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극장에서 아직도 팝콘을 찾고 있다.

팝콘을 찾고, 안찾고는 본인의 사정이다.

그래도 여러분이 극장을 나설 때 당신 옆에 있는 친구는 연인도 아닌, 동무도 아닌 팝콘이 아니겠는가?

 

 

 

 

★자료발췌

 

*KBS 비타민 홈페이지 (http://www.kbs.co.kr/2tv/enter/vitamin/notice/index.html)

*쿠키 뉴스 인터넷판 (2006년 8월 31일 기사 중에서...)

*김세윤(前 FILM 2.0 기자, 現 프리렌서 기자) 저서 '헐크 바지는 왜 안찢어질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