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단돈 4 천원으로 떠나는 영화여행... 예술영화관 <영화 공간 주안>...

송씨네 2007. 6. 10. 13:58

 

 

 

얼마전 일부(아주 극히 일부...) 극장이 영화 관람 요금을 올렸다.

현행법상 영화 관람료의 인상은 각자 극장의 개인 자율로 맡겨져 있다.

하지만 현재 극장의 요금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극장 업계는 힘들다고 항상 이야기하고 배급사와 극장들의 수익배분에 팽팽한 대결은 지금도 알게 모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5월 인천에 작은 예술전용 극장이 문을 열었다.

일부 인터넷 언론은 그냥 작은 단신 정도로만 이 극장의 오픈 소식을 소개하였다.

하지만 이 극장은 기존의 극장들과 다른, 너무나도 다른 극장이였다.

 

우선 거대자본의 힘으로 움직이는 극장이 아닌 지자체의 힘으로 극장을 만들었다는 점이며 두번째는 영화 요금이 상상을 초월하는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되었다는 사실이다.

여러분은 하루 종일 한 편당 4 천원으로 최신 예술영화를 볼 수 있다면 믿겠는가?

믿기기는 힘들겠지만 남구학산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영화 공간 주안'에서는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songcine : 영화공간 주안의 탄생 배경은 어떤지요?


최은선 매니저 (이하 '최') : 인천도 마찬가지고 수도권에 제대로된 예술전용관이 없잖아요. 그런 것에 발맞추어 예술영화관과 함께 시민영화관 개념으로 해서 추억의 80년대 걸작선, 소수의 마니아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시작했습니다.

 

 


songcine : 사실 이 곳은 처음에는 맥나인이란 멀티플렉스로 출발했다가 이후 프리머스 주안이 이 곳을 인수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영화공간 주안이 되었고요. 과거에도 남구학산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시사회는 주로 이 곳에서 개최를 하셨더군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극장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 : 그런 부분은 별개의 문제라고 봅니다. 남구청이라는 지자체에서 취지를 갖고 시민영화관을 설립한 것이고 거기에서 운영체가 필요한데 남구청이라는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할 수 없고 전문적인 분들이 필요해서 남구학산문화원에서 파견 나와서 근무를 하는 것이고요. 다른 극장과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songcine :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전국지방자치 단체로써는 처음으로 상업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극장으로  서울 성북구 '아리랑 시네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공간 주안은 지방자치 단체 중에는 두번째이고, 단지 다른 점이라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곳들 중에서 예술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는 국내에서 최초라고 생각됩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극장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가장 큰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되시는지요?


최 : 글쎄요. 예전에는 인천에 계신 분들이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서울 종로를 비롯한 타지역으로 가셨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좀 더 좋은 작품을 보실 수 있고 관공서에 운영하다다보니 일반 극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보실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영화공간 주안' 매니저 최은선

 

 

이 곳은 스폰지와 진진의 작품들을 주로 상영한다.

특히 스폰지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영화사 스폰지의 작품들을 주로 배급하고 있다. 압구정 스폰지 하우스를 '압폰지', 종로 스폰지 하우스를 '종폰지'라고 이야기하듯 이 곳의 별칭은 '주폰지'가 되어버렸다.

이런 별칭이 붙었다는 증거는 사실상 이 곳의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이다. 

 

 

 

songcine : 얼마전 최근 화두가 된 것이 영화관람료 인상문제였습니다. 실제 일부 멀티플렉스들은 조금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영화공간 주안이 오픈을 앞두고 나온 이야기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첫회 상영이건건 마지막회 상영이건 무조건 4,000원이라는 가격을 균일가로 받는다는 점인데요. 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습니다. '가격이 착하다'(?) 라고 말이죠. 사실 배급업체와 극장의 수익을 생각한다면 관객들은 좋을지 몰라도 극장쪽은 손해가 심할텐데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배급업체와 수익배분 비율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최 : 그건 공개해드리기 곤란합니다. 매우 민감한 부분입니다.


 


songcine :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이 최신 영화들이 아니거나 혹은 필름이 돌고 돌아 결국 거의 마지막에 상영되는 단계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고요. 하지만 극장에 상영작을 보면 최근작 위주의 상영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수입배급사인 스폰지와 거의 같은 라인업으로 움직인다는 점은 주목할 점입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요?


최 : 근본적으로 배급사에서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하기 힘듭니다. 많이 도와준 부분이 있죠. 배급사들 측에 감사드리고요. 라인업이라던가 가격적인 부분을 많이 도와주셨죠.

 

 


songcine : 영화공간 주안에서 주로 배급되는 작품이 스폰지와 진진 쪽의 작품들로 알고 있습니다.특히 스폰지에서 배급한 작품들의 경우 서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주배급 영화사를 결정할 때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또한 영화공간 주안 이외에도 많은 대형 멀티플렉스들이 이런 스폰지나 진진 등의 예술영화 배급사들과의 접촉이 활발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최 : 제 개인적인 생각은 (주 배급처인)스폰지 측에서 영화 공간 주안을 많은 배려를 해주시는 것은 저희들이 초기상태이고 배급하시는 분들도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고 자신들이 우선 좋은 영화보급에 앞장서시는 분들이기에 저희를 통하여 방향을 잡으신 듯합니다. 배급한 곳에서 설립자인 저희 남구청에 도와주셔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된 것 같은데요. 가격이나 배급들이 같이 조화를 이루어야 되는 것이지 하나만 잘된다고 잘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songcine : 한간에 떠도는 소문에 인천에 역시 예술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CGV 인천 쪽에서 가격이 너무 저렴하고 라인업이 최신작으로 움직이다보니 상당히 곤란한 모습을 보이면서 영화공간 주안에서 상영중인 일부 상영작에 대해서는 상영일자를 연기하거나 가격 조정을 부탁했다는 소문도 있는데 사실인지요? 실제로도 일부 작품은 상영기간이 축소되거나 당초 상영일로 부터 일주일 연기되어 상영된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요. 이 외에도 극장을 운영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최 : 그건 아니고요. 저희도 관공서에서 운영하지만 관객들이 오지 않는 영화는 계속 상영할 수 없기에 갑작스럽게 종영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인터넷 포탈 카페 요청을 고려해서 재상영하거나 검토를 하는 편입니다. 압력이 없을 수는 없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CGV 이야기는 사실 무근입니다.

 

배급부분에는 진진이나 스폰지측에서 도와주시기에 큰 어려움은 없으며 지자체에서 운영하기에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하는 입장이라서 부족한 점들, 인테리어나 시설부분 노하우가 아직 부족한데 한 순간 좋아질 수는 없는 것이라 시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songcine : 그렇다면 가장 궁금해지는 것이 과연 오픈 초기에 비해 관객들이 많이 늘어났는가라는 의문입니다. 관객수는 증가하고 있는 편인지요? 그리고 점차 입소문이 늘어서 많이 관객들이 증가할 가능성도 보이는데요?


최 : 네, 증가하고 있습니다. 문화 맴버쉽 카드도 있는데 약 500분이 계시고 초기에는 상태는 상영관당 5~6분 정도였는데 지금은 50분 정도 좌석을 채우고 있고, 저희 극장은 시민영화관 개념도 있기에 고전영화 무료상영은 합쳐서 1,500~2,000명 정도 오셨고요.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써는 긍정적입니다.

 

 


songcine : 좋은 영화가 저렴한 가격에 상영이 된다는 점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월요일은 휴관에 늦게 열고 일찍 극장문을 닫는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보통 멀티플렉스들도  8시, 9시에 조조 상영을 하는 경우도 있고 심야상영도 많이 활성화되는 마당에 월요일 휴관과 더불어 단축 운영을 하는 점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아무래도 지방자치단체 특성상 제약이 큰 것 같은데요. 이런 규정을 정하신 이유는 뭔가요?

 

최 : 져럼한 가격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사실 가장 큰 문제가 관리비라던지 인건비가 문제이거든요. 규모가 커지면 저렴한 비용이 될 수 없고요. 좋은 영화를 상영할 수 없을 뿐더러 저희도 가격을 올려야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더구나 평일 아침은 손님이 적은편인데 이렇게 불필요한 비용 발생을 줄이기 위해 단축운영과 월요일 휴관을 시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곳은 시네마테크의 역할도 빼놓지 않는다.

고전영화를 무료로 상영하는 행사도 갖고 있고, 매월 마지막 주는 '하품학교'라는 이름으로 고전영화를 한 편씩 감상하고 영화평론가와 자유롭게 토론도 갖는다.

사실 '하품학교'라는 이름을 보고 지루한 영화를 보는 그냥 평범한 상영회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하품학교의 의미는 매우 심오하다.

하품은 졸리거나 피곤할때 나오는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그 하품은 때로는 우리에게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준다는 것이다. 신선한 산소같은 영화를 이야기하고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하품학교'의 취지였던 것이다.

 


 

songcine : 세 곳이 일반상영관이고 나머지 한 곳은 고전영화, 또 한 곳은 공연장으로 쓰여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예술영화의 경우 배급사를 이용해서 필름을 공수받으면 되지만 과거 고전 영화같은 경우는 한국 영상 자료원 같은 곳의 협조가 필수인 것 같은데요. 고전영화의 필름은 어떻게 공수를 하시며 어떤 방식으로 상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최 : 말씀하신대로고요,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요청을 하기전에 기획위원회에서 추천을 받아 한국 영상자료원에 요청을 하여 영화를 상영하는 것입니다. 전문 위원들의 회의를 거쳐서 선정하고 있습니다.

 

 


songcine : 앞에도 말씀 드렸지만 나머지 한 곳은 공연장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곳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을 하실 예정이신지 궁금합니다. 아직 '영화 공간 주안' 홈페이지에도 공연장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 같은데요.

 

최 : 영화 공간 주안은 3개의 개체로 되어 있는데 '영화 공간 주안'과 '컬처 팩토리', 그리고 '주안 미디어 센터'가 있습니다. '주안 미디어 센터'에서 한국영화 걸작선을 하고 있고요. '컬처 팩토리'는 다목적 홀이며 학산문화원 소속입니다. 대관의 의미가 강합니다. 오전에도 행사가 있을 정도로 바쁘고요. 심리극이라던가 구청행사 등의 공연장소 활용하고 있습니다.

 

 

songcine : 마지막으로 영화공간 주안의 발전방향과 더불어 인천 시민분들, 그리고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영화마니아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최 : 많이 찾아와주시는 것이 저희들에게는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것이고요. 초기상태이지만 힘을 얻고 있는 것이 인터넷 카페 운영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시고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장소를 알고 해야하는데 홍보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을 빠른 시일안에 극복하려고 생각중이고 한번 오신분들이 다시 자유롭게 찾아오시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 저희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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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을 보는데 대략 15,000 원 이상이 든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화 한편보면 만원이 왔다갔다하고, 팝콘과 음료를 사먹으려면 또 돈이 든다. 거기에 식사를 하려고 하면 15,000원 이상이 든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보이는 격이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영화를 보고 토론도 갖으며 생각할 수 있는 곳이여야말로 가장 좋은 극장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면에서 '영화 공간 주안'은 또다른 대안으로 다가온 것은 분명하다.

 

 

 

 

 

이 곳에도 사실 라이벌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싸워야 하는 극장들은 같은 예술영화 전용관이 아니다.

주안역의 대형 멀티플렉스와 거기서 얼마 안떨어진 새로운 멀티플렉스들이 그것이다.

 

 

권투 선수였던 홍수환은 7전 8기의 정신으로 싸웠다.

사실 '영화 공간 주안'의 자리는 좋은 곳임에도 근처 다른 극장들로 인해 맥없이 무너졌다. 대진표가 좋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노력만 있다면 안 될 것은 없다.

많은 예술전용관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영화공간 주안 홈페이지 http://mjuan.jasm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