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특집]2006 한국영화계를 말한다!

송씨네 2006. 12. 30. 01:57

연말이 다가왔다.

떠들썩하게 2006년을 이야기한지도 어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다 지나간다.

 

영화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 한 해 였다.

영화 전문 블로거로 내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했다고 느껴지지만 아쉬움이 많았던 한해였다.

올해 한 해를 돌아보며 한국 영화계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영화 포탈이나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베스트 10은 틀에 박혀버렸고 그들만의 순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소개할 베스트도 내가 생각하는 영화계 이슈들이다.

하지만 10(십)이란 숫자에 얽매이는 것 보다도 좀 특별한 베스트를 만들고 싶었다.

이런 저런 중복되는 뉴스를 하나로 통합하다보니 여덞가지 뉴스가 나왔다.

올해 한해를 되돌아보며 내년의 영화계도 생각해 봤으면 한다.

참고로 내가 쓴 이 글은 영화 포탈 '씨네 서울'(http://www.cineseoul.com/)에 연말 특집으로도 기고한 글이다.

 

 

 

영화계 뉴스 베스트와 더불어 해마다 하고 있는 영화 편집장들과의 인터뷰를 같이 소개한다.

올해는 안타깝게도 영화주간지 4개사 중에 씨네 21의 남동철 편집장 님만이 답변에 응해주셨다.

올해가 세번째 인터뷰인데 답변하기 어렵고 시간도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답변에 응해주신 남동철 편집장 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다가 오는 2007년 한국영화계에는 좋은 소식만 있길 바란다.

한국영화 파이팅~!

 

 

 

<<송씨네가 뽑은 한국영화계 뉴스 8>>

 

 

 

 

 

1. 괴물 신기록 달성

 

역시 봉테일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었다. 올해 1월은 작년 12월에 개봉, 이월된 '왕의 남자'의 흥행 성공이 주요 뉴스였다. 이는 전반기 최고의 뉴스로, 그리고 올해 최고의 뉴스가 될 뻔했다. 그러나 승자는 '괴물'의 승리였다. 11월 8일 전남 목포의 한 극장에서 마지막 상영을 하였고 1300 만명의 관객을 돌파하였다. 한국에서 SF는 안된다는 편견과 괴물, 괴수는 밤에만 출몰한다는 공식을 무너뜨렸으며, 한강은 또다른 관광상품으로 개발중이다.

 

하지만 '괴물'은 일본 에니매이션 '기동경찰 페트레이버'의 세번째 극장판인 '폐기물 13호'의 괴물과 닮았다는 표절논쟁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또한 오프닝에 등장한 독곡물 방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두고 '반미영화'라는 이야기도 나오기도 했다. 물론 오프닝에 등장한 방류 사건은 실제 있었던 사건이기에 충분히 이슈화가 된 것은 당연하기도 하다.

 

송강호, 박혜일, 배두나의 연기도 일품이었지만 아역 배우 고아성과 노장 변희봉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그저 CG만 일품인 영화로 남았을 것이다.

어쨌든 괴물은 한국영화사에 또다른 획을 그어준 작품이다.

 

 

 

 

 

2. 통신사 할인카드 운영 축소, 통신사 - 멀티플렉스 극장들과의 대립

 

7월 1일 부터 이동통신사 3사의 할인 카드를 쓸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일부 극장이지만 대부분이 CGV나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프리머스 등의 이른바 빅 4 극장들이라는 점에서 큰 파장을 몰고왔다. 1999년 부터 시작된 통신사들의 영화관 할인은 점차 많은 극장과 이동통신사에서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서울시 극장협회는 2000년 부터 통신사들과 같이 요금을 부담하기 시작했고 해마다 약 200 원 씩 극장들이 부담하는 부담금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800 원을 부담하고 있고 심지어 2,000 원의 절반인 1,000 원을 부담하는 극장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문제는 극장은 통신사에게 돈은 돈대로 부담하고 통신사는 정작 맴버쉽 카드에서 포인트를 차감하는 것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기에 극장들은 피해보면서 그들을 도왔다는 결과이다.

 

7월이 시작되고 예상되었던 대란은 없었다. 대거 흥행작이 여름에 몰린 점을 감안 그냥 돈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새로운 달이 넘어 갈 수록 신용카드가 없는 청소년이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일부 대학생들에게는 이 축소 운영이 큰 문제점이 되었다. 극장들은 정유사의 포인트(케쉬백)을 적극활용하거나 제휴 신용카드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중이지만 아직도 이들을 잡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3. 스크린 쿼터 축소... 릴레이 시위에도 불구하고 대폭 축소

 

1월 26일 한덕수 부총리는 스크린 쿼터를 현행 176일에서 거의 절반 수준인 73일로 축소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많은 영화인들이 반발하고 시위가 이어졌다.

그리고 안성기 씨를 시작으로 176일간의 1인 릴레이 시위가 벌어졌다. 최민식 씨는 자신이 받은 훈장을 반납했고 이준기, 장동건 씨가 참가한 날은 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 시위 시간이 연기되거나 장소를 옮기는 등의 헤프닝을 겪었다.

 

뜨거운 관심속에 알려졌던 스크린 쿼터 1인 시위는 그러나 시간이 갈 수록 점차 시민들에게 멀어졌다.

영화인들이 스크린 쿼터 축소를 이야기하는 것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난과 더불어 FTA의 또다른 이슈라고 할 수 있는 농민들과의 공조를 염두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농민들과 연합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나 여전히 반응은 차갑다. 한국영화가 경쟁력이 높아졌기에 더이상 감싸주어서는 안된다는 의견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노무현 대통령도 거들고 나서면서 스크린 쿼터의 축소는 당연사실화가 되었다.

 

결국 7월 1일 예정대로 스크린 쿼터 축소는 시작되었고 7월 31일은 176일 간의 모든 시위와 집회가 막을 내렸다.

 

 

 

 

 

 

4. 작은영화의 성공, 작은 극장 부활...

 

시네코아가 6월 30일 폐관하였다.

2004년 코아 아트홀이 문을 닫고 결국 나머지 상영관인 시네코아도 문을 닫고 말았다.

시네코아의 폐관 소식이 알려지자 이 곳에 추억을 가지고 있던 영화 마니아들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네코아에 임대 형태로 운영되던 스폰지 하우스가 시네코아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예술영화 시장에 청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는데 이누도 잇신 감독의 일본 영화 '메종 드 히미코'가 4 만명을 돌파하였다는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예술영화는 만 명만 넘어가도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상업영화에 비해 인기도 없고 인지도도 적다는 평가를 방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작은 극장에서, 몇 개 안되는 수의 상영관에서 상영되는 이들 영화들이 큰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기적임과 동시에 한국 관객들의 영화 관람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메종 드 히미코'의 성공으로 주연인 오다기리 조와 감독인 이누도 잇신이 한국을 찾았으며 자회사이자 배급사인 스폰지에서 주최한 '일본 인디 필름 영화제'는 연일 만원 사례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스폰지하우스는 압구정동에 2호점을 오픈하는 등 스폰지 하우스의 행보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스폰지 하우스는 이후 부산과 홍대에 3호, 4호점 오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이 외에도 CGV와 씨네콰논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영화 중에서는 '후회하지 않아', '사이에서' 등의 작은영화들이 인기를 끌었고 연장상영에 들어가기도 하였다. 재미있는 점은 이 두 영화의 배급이 CJ 엔터테인먼트라는 점에 있다.

CGV 상영관을 이용하면서 기존 인디상영관 외에 몇 곳의 상영관을 더 운영,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나름대로의 홍보전략으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또한  일본영화 중에 또 관심을 끌었던 작품으로 '유레루', '박치기', '린다 린다 린다' 등 그것인데 3편의 작품을 배급한 CQN(씨네콰논)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제일동포가 운영하고 영화를 만들며 배급하는 시스템이다. 일본인들이 만든 영화를 우리나라에 배급하고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만든영화를 일본으로 수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CQN의 경우 위의 세 작품을 제외하고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이상일 감독의 신작인 '훌라 걸'의 배급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CQN도 제 2의 도약을 준비중이다.

 

 

이렇게 노력하고 재도약을 하는 곳들이 있긴 하지만 예술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여전히 힘들다.

여균동 감독의 신작 '비단 구두'는 겨우겨우 상영관을 구했지만 흥행에 실패하고 몇 달후 KBS 프리미어 영화 특별전으로 어렵게 만나기도 하였으며, 배창호 감독의 '길' 역시 우여곡절 끝에 상영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예술영화들이 상영관과 상영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대기중이다. 

 

또한 스폰지 하우스가 예술영화를 배급, 상영하는 관계자들에게도 희망적인 소식이만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스카라 극장은 허물어지고 주차장으로 변했으며 명보극장은 영화와 관련없는 회사에 건물을 일부 임대하였다. 앞의 시네코아의 경우 지하 1층은 연극 '점프' 팀이 차지하였다.

낙원상가의 필름포럼의 경우도 관객수는 늘지 않고 시사회 중심으로 극장이 운영되며 아트 시네마는 곧 방을 비워줘야 한다. 예술공간으로 알려진 '미로 스페이스'가 부활한다는 소식도 들려오지만 아직도 충무로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5. nkino 운영중단, KBS 독립영화관 폐지

 

영화 주간지 KINO가 폐간된 이후에도 열심히 영화포탈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nkino가 운영중단을 선언하였다. 6월 22일 부터 운영을 중단한다는 태상준 nkino 편집장의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몇 일 후 이 글은 사라져버림으로써 nkino를 운영했던 CJ 측의 음모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도 들기도 했다.

재미있는 점은 블로거 기자단에 이 기사를 송고한 이후 실제 CJ 측에서 기사를 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사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고 이렇게 심각하게 이슈화 할 줄은 몰랐다는 이야기였다. 

 

nkino의 운영중단에 대해 무비스트 서대원 편집장이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글을 올리는 등 역시 많은 네티즌들이 이번 사건역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태상준 전 편집장은 현재 티켓링크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하지만 나머지 nkino 기자들을 비롯한 스텝들은 원하지 않은 이별을 하였기에 그 안타까움은 이루어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예견된 사건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이 최근 영화주간지 FILM 2.0에 설문조사에 의하면 영화 홍보사나 기타 영화관련 회사들은 영화전문 포탈 보다는 네이버 영화나 다음 영화같이 종합포탈에서 운영하는 영화 섹션에 홍보를 강화하고 집중한다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많은 영화포탈들은 앞으로 종합포탈 사이트들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여기 안타까운 소식이 또 있다.

인디, 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소개했던 KBS 독립영화관이 11월 가을 개편에서 폐지되었다.

물론 이전부터 폐지 결정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많은 영화인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KBS는 잠시 폐지 유보를 결정짓는 듯 하였으나 갑자기 다시 태도를 바꾸어 폐지를 확정하였다.

2002년 EBS 단편영화 극장 폐지 이후 또다시 '인디영화 죽이기'라는 비판의 여론에서 KBS는 당분간 살아남기는 힘들 듯 하다.

 

이렇게 거대 자본들은 최근들어 작은 문화, 작은 목소리에 귀을 기울이기는 커녕 귀를 막고 다니는 상황에 놓여지게 되었다. 시네코아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경우는 어쩔 수 없다지만 nkino와 KBS 독립영화관의 폐지는 거대자본들이 소수 문화를 무시하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임을 생각할 때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보여진다.

 

 

 

 

 

6. 대박영화의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멜로성 조폭영화와 퀴어영화의 붐...

 

올해 뜬 영화들의 성향을 본다면 여전히 조폭 코미디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문의 영광 3-가문의 부활', '투사부일체' 등의 조폭 코미디가 관객 동원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판도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멜로물이 도전장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해바라기', '열혈남아', 비열한 거리' 등 조폭 코드는 사용하되 가족애와 애절한 사랑에 중점을 두는 멜로성 조폭영화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몇 년전 박신양과 전도연 주연의 '약속', 심혜진과 한석규 주연의 '초록 물고기'를 통해 부드러운 조폭영화를 만난 경험이 있다.

 

또한 올해 특별한 영화들 중 하나라면 동성애를 다룬 이른바 '퀴어 영화'가 의외의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앞에 이야기한 '메종 드 히미코'와 '후회하지 않아' 외에도 '왕의 남자', '브로크 백 마운틴'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눈에 띄게 늘었고 큰 성공을 거두기까지 하였다. 이는 다른 세상을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관객들의 눈도 한몫하고 있지만 그만큼 나와 그들은 다르다는 편견이 많이 사라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 역시 이런 멜로성 조폭영화와 퀴어 영화가 늘것으로 전망되지만 한쪽 장르가 잘되면 갑자기 '우르르~!' 똑같은 장르로 이동하는 우리나라 영화 시장을 보면서 내년에는 그런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갖아본다.

 

 

 

 

 

7. 배급전쟁 가시화-'홀리데이'를 거부한 CGV와 '투사부일체'를 거부한 롯데시네마의 대결

 

사실 몇 년전에도 보이지 않는 배급전쟁은 늘 있어왔다.

하지만 올해처럼 공격적인 배급 전쟁은 드물었다.

양윤호 감독의 '홀리데이'가 CGV 체인에 걸리지 않았던 것이 사건의 발달이었다.

개봉한지 갑자기 4일만에 상영관 목록에서 빠져버리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영화사는 CGV 측에 해명을 요구하였는데 이 영화를 배급하는 롯데 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롯데 시네마에 '투사부일체' 상영관 확대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일어났고 '투사부일체'를 배급하는 CJ 엔터테인먼트 측은 자회사인 CGV와의 관계 때문에 결국 상영관 수가 줄어들고 상영중단이 되어 버렸다고 이야기화 된 것이다.

결국 양측의 오해 확인과 사과로 사태는 마무리지었지만 이런 배급전쟁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없다는 보장은 없다.

 

최근 영화계 시장을 보면 과거 강우석 사단의 시네마 서비스 중심이었던 배급 방식이 쇼박스, CJ 엔터테인먼트, 롯데 엔터테인먼트로 나뉘어져 작은 파이를 두고 서로 큰 조각을 먹으려고 싸우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다. CJ와 시네마 서비스가 최근 공동 배급방식을 사용하는 것도 새로운 변화로 느껴지지만 그만큼 시대가 바뀌면서 영화 배급 시장의 파워 변화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이에 기가 죽는 것은 소규모 영화 배급사와 외국 영화사들이다.

 

CJ가 드림웍스와 배급협정을 맺은데 이어 파라마운트와도 배급협정을 맺음으로써 이런 배급전쟁은 의외로 더욱 약해질 수도 반대로, 더 심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졌다.

또한 강우석 KnJ 대표는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내년의 목표를 시네마 서비스의 부활로 정하였다.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은 분명 생태계만의 문제는 아닌 듯 싶다.

 

 

 

 

 

8. 더이상의 불펌은 없다? 영파라치 제도 신설과 그에 관한 음모들...

 

저작권 문제가 민감하게 작용함으로써 만화, 음반 등의 시장은 현재 초긴장 상태이다.

하지만 영화 부분도 저작권 문제에서 벗어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P2P 시장이 커지면서 불법다운로드로 최신영화를 보는 네티즌들이 증가하였으며 서울의 일부 거리에서는 대놓고 불법복제된 DVD 타이틀을 판매하고 다니는 실정이다.

 

최근 영화포탈 시네티즌이 한 법무사와 공동으로 영파라치 신고 센터를 운영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2월 부터 시작된 이 영파라치 신고센터의 접수 건수는 상상을 초월하기 시작하였고 많은 화제를 몰고오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신상 정보 공개 논란과 신고당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지적이 올라오고 있다. 청소년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보상합의금을 5만원 가량으로 낮추었지만 5만원도 학생들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시네티즌 측은 청소년 적발건 수는 의외로 적으며 대부분이 P2P 관련업체(다운로드가 아닌 업로드 형태의 파일유포)라고 주장하고 있어 어느쪽의 의견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문광부는 시네티즌에 제도를 완화할 것을 요청했으며 정부에서도 시네티즌이 하고 있는 '영파라치' 제도와 별개의 또다른 영파라치 제도를 검토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사이버상에서 업로드 하는 사람과 다운로드 하는 이들은 모두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저작권 침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한 불법 DVD를 파는 노점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사실 이들을 단속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개봉일 전에 공개된 외국영화의 경우 잘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유포된 CD, DVD로 인해 걸어보지도 못하고 상영일을 미루거나 상영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다.

어찌보면 스티븐 소디버그의 신작 '버블'이라던가, 지아 장커 감독의 '세계' 같은 작품이 일주일정도 걸리고 바로 공중파와 케이블로 방송이 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겠는가?

또한 iMBC.com 의 '다운타운' 같은 합벅적인 다운로드 사이트까지 생기는 상황도 왔다.

저작권 침해 문제와 불법 다운로드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좋은 영화를 우리가 빠른 시일안에 볼 수 있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씨네 21에 묻겠습니다!

 

songcine : 올해 씨네 21이 이루어낸 성과라면 무엇이다라고 자체평가를 내리신다면?

 

남동철 편집장(이하 '남 편집장) : 다른 잡지에서 볼 수 없는 기사를 발굴하려 했고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다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며 한차례 개편을 하기도 했구요. 그동안 외주제작을 했던 디자인을 내부에서 하기로 하면서 디자인팀을 새로 구성하기도 했구요.  

 

 


songcine : 씨네 21은 올해 캠패인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씨네마테크 전용관 확보를 위한 후원 릴레이라던가 '아름다운 영화인'이란 이름으로 영화를 보기 힘든 소년소녀가장, 장애인들에게 영화사와 극장이 공동으로 무료 시사회를 열고 유료시사회로는 수익금을 모아 이들에게 전달하는 뜻깊은 행사도 있었습니다.
10년의 명성에 걸맞는 행사였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씨네 21의 캠패인들이 얼마나 많은 영화인들과 사회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시는지요?

 

남 편집장 : 대대적인 행사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씨네21이 그런 일을 하는구나, 라는 걸 영화인 대부분이 인식하도록 했다는 의의가 있을 것 같네요. 영화인이라면 당연히 이런 일에 동참해야 된다는 분위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songcine :  씨네 21 만큼 자매지가 이렇게 많은 자매지가 많은 경우도 드물 것입니다. CGV와 손잡은 'me'와 아트플러스와 같이 발행하고 있는 '넥스트 플러스'를 보면 씨네 21의 확장영역이 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me' 같은 예를 보면 일부 기사가 씨네 21의 재탕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많은 창의적인 기사가 늘긴 했지만 여전히 씨네 21과의 중복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씨네 21과 me, 그리고 넥스트 플러스의 차별화 정책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남 편집장 : 물론 일부 기사는 그대로 쓰고 있지만 재탕기사의 비중이 크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기획기사는 모두 새로 쓰는 겁니다. 기획안을 만들 때부터 차별화하려고 합니다.

 

 

 

songcine씨네 21의 올해 변화라면 '컬처 잼' 섹션에만 묶여있던 메체 비평을 아예 '메거진 T'라는 매체 비평 전문 포탈로 새로 만들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백은하 편집장 님의 고생도 심했겠지만 남동철 편집장 님의 고민도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씨네 21이 메체 비평 섹션을 완전 분리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요?

 

남 편집장 : TV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언론이 TV를 다루는 방식은 대체로 구태의연하다는 판단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보고 싶었습니다. <씨네21>이 생기기 전에 영화를 다루는 매체가 가졌던 한계를 생각해보면 TV를 새로운 각도로 보는 매체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씨네21> 안에서 소화할 수 없을만큼 큰 영역이므로 분리했다고 보면 됩니다. 

 

 

 

songcine :  내년에 씨네 21의 변화중에 하나라면 만화 전문지를 신설하겠다는 이야기가 보이는데요.
사실 씨네 21과 만화는 그렇게 매치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도라도라 수사대', '정훈이 만화'등의 오프라인 만화라던가 온라인의 '헌즈 다이어리'란 코너를 통해 만화 관련 코너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계시고 있고 '메거진 T'는 엄청나게 많은 카툰과 만화 코너가 신설되었습니다.
씨네 21과 만화 잡지의 연계성,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남 편집장 : 만화 역시 대중문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영역인데 제대로 된 잡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만화를 싣는 것이 대부분인데 만화창작자들이 의욕을 가질 수 있는 잡지가 있다면 좋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대중문화 여러 영역에서 남들이 홀대하고 있는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songcine : 개인적인 질문입니다. 올해 새로 기자를 두 분 뽑으셨지요? 저도 응모했으나 날짜가 지나는 바람에 서류가 반송되었습니다.(개인적으로 참 아쉬웠습니다.)
경쟁률이 얼마였던가요? 엄청났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기자를 뽑고나서 '편집장이 독자에게' 코너의 글을 보니깐 요즘 기자가 되려는 이들의 자기 소개서를 보고 실망을 많이 하셨다고 하는데요.
남동철 편집장 님이 생각하는 새내기 기자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되시는지요?

(이런 사람이 기자가 되어야 한다!)

 

남 편집장 : 제가 지면을 통해 밝혔듯이 250 대1 정도 됐지요. 자기소개서를 보고 실망한 건 아닙니다. 놓치기 아까운 인재들도 많았으니까요. 그중에 2명만 뽑아야한다는게 저로선 너무나 힘든 일이지요. 어쩔수없이 그들을 서로 비교하며 저울질을 할 수밖에 없죠. 그럴때 무게가 실리는 사람이 되야 뽑힐텐데 그 무게는 아무래도 좋은 글에 실릴 수밖에 없겠죠.

 

 

 

 

 

 

★올해 한국영화계는 어떤가요?

 

songcine : 올해 역시 영화계는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왕의 남자', '괴물'이 대박을 터트렸고, 스크린 쿼터 기간이 축소되었고 영화인들의 반발과 분노가 컸던 한해였습니다, 故 신상옥 감독의 안타까운 별세 소식도 있었고, 멀티플렉스와 배급사들의 몸집 늘리기, 통신사 카드 할인율 축소와 할인 상영관 축소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네코아가 폐관되었으며, 키노에 이어 nkino도 문을 닫았습니다. 씨네티즌의 영파라치 문제도 있었고요.
제가 이렇게 많은 사건들을 열거하는 이유는 이 중에서 혹은 이들 사건 중에서 최고의 뉴스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서 입니다.
아니면 위에 열거한 뉴스 외에도 남동철 편집장 님이 생각하는 최고의 영화계 이슈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남 편집장 : 개인적인 생각에 올해 최고의 뉴스는 영화노조의 탄생이 아닐까 싶네요. 영화노조가 산업전체에 미칠 영향력은 앞으로 점점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ongcine : 스크린 쿼터의 축소로 인해 한국영화계가 많이 위축이 되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축소가 시작되었던 7월은 예상외로 잠잠했으나 그 이후로는 관객동원 숫자가 점점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년에 한국 영화계도 이런 스크린 쿼터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되시는지요? 그리고 남동철 편집장 님이 보시는 대안은 무엇인가 궁금합니다.

 

남 편집장 : 스크린쿼터가 줄어든 영향이 지금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여전히 높은 편이니까요.

 

 

 

songcine : 예술 영화계도 바빴던 한 해였던 것 같은데요. 앞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시네코아가 폐관되었고 스카라 극장은 소리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반대로 '메종 드 히미코'나 '후회 하지 않아' 같은 예술영화가 기적의 만명 이상의 관객동원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배급이라던가 상영관 구하기는 극장업자들이나 영화를 만든 제작사나 힘들었던 한 해였던 같습니다.
예술영화가 살아날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남 편집장 : 작은 영화 또는 중간급 영화가 장기상영을 할 수 있는 배급구조가 필요하겠죠. 배급사와 극장, 영화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문제일 것 같습니다.

 

 

 

songcine : 남동철 편집장 님은 항상 간단 명료하게 내년의 전망을 이야기하시는지라 그냥 간단하게 물어보겠습니다.
내년 영화계는 빨간 불일까요? 파랑 불일까요?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황색 불일까요?
신호등 색에 맞는 답변 부탁드립니다. (이유를 이야기 해주시면 더 감사드리고요.)

 

남 편집장 : 내년 역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한해일텐데요. 황색불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네요. 황색이지만 제 느낌엔 빨간 불에 가까운데 올해 급격히 늘었던 제작편수가 다시 줄어들면서 조정국면을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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